[OSEN=손남원 기자] 카카오게임즈의 리니지라이크 MMORPG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 올해 4주년 이벤트를 모두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갔다. 엔씨소프트의 원조 리니지 형제들을 제외하면 이렇게 오랜 기간 알차게 유저들을 우려먹으면서 인기를 끈 MMORPG 대작은 유례를 찾기 힘들다. 특히 이번 4주년 이벤트 기간에 양대 모바일 마켓의 매출 정상을 탈환하는 등 발군의 성적을 거둬서 한국 리니지 라이크 생태계의 건재함을 확인했다.
이번 카카오게임즈 ‘오딘’ 4주년 매출의 1등 공신 가운데 하나는 신서버 오픈이다. 당초 뇨르드 5~6개 서버 정도를 오픈 공지했다가 초반 흥행 몰이에 성공하면서 추가 서버까지 문을 열었다. 얼마전 유저 감소로 인해 서버 통폐합에 나섰을 정도의 깊은 상처를 어느 정도 봉합한 수준이다.
신서버 뇨르드 오픈에 ‘오딘’ 측은 꽤 먹음직스러운 당근들을 주렁주렁 내걸고 손님 끌기에 나섰다. 기간제 전설템(전설 아이템이라고 부르기 창피할 수준의 퀄리티인데다 줬다 뺏는 건 여전합니다.) 지급과 전설 아바타, 탈것 등의 무상 지급이 미끼였다. 일단 미끼에 낚이는 유저는 돈을 쓰기 마련이니 카카오게임즈로서는 전혀 밑질 게 없는 선심 공세다. 보통 한국 리니지 라이크 게임의 대형 이벤트는 통발에 고객 돈을 쓸어담기 위한 마케팅 전략에 불과하다. 그래도 늘 과거를 잊고사는 린저씨들로 문전성시를 이루니까 게임사들의 콧대는 여전히 하늘을 찌른다.
‘오딘’의 뇨르드 서버 오픈에도 이벤트 지급 아이템과 이에 해당하는 각 22만원짜리 과금형 아이템의 수준 차는 하늘과 땅 차이다. 그래도 이 정도로 통 크게 쏜(?) 건 4년차 오딘이 슬슬 하향세를 그리는 참이라 최선의 반전 카드를 노렸기 때문으로 짐작된다. 그러면서 새로 유입된 유저들을 노린 지뢰도 당연히 깔아놨다.
‘오딘’ 플레이에서 가장 중요한 과금성 요소 가운데 하나인 무기형상은 이벤트 대상에서 빼놓은 게 그것이다. 무기형상의 전설 아이템을 갖고 못갖고의 전력차가 워낙 큰데다, 전설 아이템의 뽑기 확률이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수준이라서 ‘오딘’ 고인물들에게는 돈 먹는 하마로 불리는 아이템이다. 카카오 게임즈가 이같은 전설 무기형상을 언제 확정 유료 상품으로라도 내놓을지에 ‘오딘’ 유저들의 관심이 집중된 이유다.
사실 리니지 라이크 게임의 신서버 오픈은 게임사에게는 매출원 확대의 기회이고 유저들에게는 밑빠진 독에 물붓는 과금 함정으로 들어가는 지름길이다. 신서버는 대개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 안에 구서버와 통합된다. 신서버 오픈의 이벤트로 나름 강하다고 자부했던 신서버 과금러들은 이제 오랫동안 칼을 갈고 닦은 기존 유저들의 먹잇감으로 추락하는 길밖에 없다.
“그래도 이렇게 울궈 먹었으면 이번에는 다르지 않을까.” 린저씨들은 늘 혹시나 심정으로 신서버에 들어갔다가 역시나 눈물 지으며 통장 잔고를 허망하게 쳐다보기 일쑤다. 구서버와 통합 전에 기존 유저들과의 전력 차를 적어도 80% 선까지 따라잡을 밑천은 깔아주는 게 바른 상도의 아닐까.
이미지 쇄신이 필요한 카카오게임즈가 무려 4년을 잘 울궈먹었고 앞으로도 2,3년 경쟁력은 충분해 보이는 ‘오딘’에서 그 ‘혹시나’를 리니지 라이크 유저들에게 보여주면 어떨까 싶다. 혹시나 말이죠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