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계약 만료가 다가오는 율리안 브란트(29, 도르트문트)의 거취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내부에서는 여전히 그에게 기대를 걸고 있지만, 그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는 2026년 계약 만료를 앞둔 주축 선수 다수의 정리 작업에 돌입했다. 독일 매체 '루어 나흐리히텐'은 25일(한국시간) 보도를 통해 "브란트를 포함한 6명의 선수들이 장기적 계획에 있어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라고 전했다.
브란트는 공격형 미드필더가 주 포지션이지만 윙어, 세컨드 스트라이커, 중앙 미드필더, 폴스 나인까지 소화 가능한 다재다능한 유틸리티 플레이어다. 그는 탄탄한 기본기와 부드러운 퍼스트 터치, 높은 축구 지능을 활용한 연계 플레이에 매우 능하며, 패스 정확도와 데드볼 처리 능력도 뛰어나다. 우수한 지구력과 풍부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넓은 범위를 커버하며 부상 빈도도 적은 '철강왕' 면모를 보인다.
다만 185cm의 신체 조건에도 몸싸움에 소극적이며, 이로 인해 1대1 돌파력이 부족하다. 솔로 플레이보다는 팀 연계를 지향하는 스타일 탓에 혼자서 경기를 풀어내는 능력이 부족하고 플레이 기복을 보이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도르트문트의 10번 브란트는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 도르트문트의 중요한 고민거리로 부상했다. 팀을 떠나는 것을 원하지는 않지만, 클럽의 연봉 구조와 전력 재편 과정에서 그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도르트문트는 브란트를 포함해 계약 만료 1년을 앞둔 선수들에게 이적을 막지 않겠다는 기조를 취하고 있다.
브란트는 지난 시즌 내내 기복 있는 모습을 보였다. 한때 부주장으로서 중책을 맡았지만, 평균 평점 3.91(독일식 평점 기준 6~1점)을 기록하며 소속팀 미드필더들 사이에서 하위권에 머물렀다. 특히 시즌 중반까지 치른 9경기에서 최고 평점이 4.0에 그치며 '도르트문트 침체'를 상징하는 인물로 평가받았다.
이러한 부진으로 인해 브란트는 그의 부주장직까지 내려놨다. 독일 '빌트'는 지난 22일 "브란트는 더 이상 부주장이 아니다. 그는 책임감을 줄이고 경기장에서의 편안함을 통해 본인 경기력을 끌어 올리고자 하는 조치로 이와 같은 선택을 내렸다"라고 보도했다.
지난 시즌 막판엔 반전이 있었다. 브란트는 마지막 4경기에서 2골 4도움을 올리며 평균 평점 2.5를 기록했고, 도르트문트의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이끈 주역 중 한 명이 됐다.
클럽 내부에서도 그의 반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라스 릭켄 도르트문트 이사는 "좋지 않은 시기 이후 다시 반등한 점을 인정한다. 그는 우리가 최소 목표를 달성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라고 말했다. 다만 팬들은 "출전한 리그 30경기 중에서 26경기 못하고 4경기만 잘해도 기회를 받는 것이냐"며 다소 답답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브란트는 8월부터 다가올 시즌 계약 연장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된다. 릭켄 이사는 "모든 선수들과 복귀 후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 브란트와의 대화 결과는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었다"라고 밝혀, 내부 분위기가 단순한 방출 리스트 이상임을 시사했다.
현지에선 브란트의 정신적 재정비가 이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루어 나흐리히텐은 "브란트는 휴식기 동안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며 축구로부터 거리를 두는 시간을 보냈고, 니코 코바치 신임 감독 역시 브란트에게 꾸준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라고 알렸다.
한편, 도르트문트는 지오반니 레이나의 파르마행, 살리흐 외즈잔의 이적 가능성 등으로 인해 중원 개편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여기에 주장 엠레 잔, 니클라스 쥘레, 세바스티안 알레, 파스칼 그로스 등의 미래도 모두 열려 있어, 브란트의 역할 변화 역시 불가피할 전망이다.
브란트는 지난 시즌 총 14개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개인 성적으로는 나쁘지 않지만, 팀 내 위치 재조정을 논의하는 현 시점에서는 숫자 그 이상의 의미가 요구된다. 도르트문트는 이제 브란트가 '과거의 자신'을 회복할 수 있느냐를 지켜보고 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