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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가 구호품 훔친다?…美 정부 보고서 "근거 없다"

연합뉴스

2025.07.25 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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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AID, 지난달 보고서에 "테러 조직 연계 도난 사례 미확인"
하마스가 구호품 훔친다?…美 정부 보고서 "근거 없다"
USAID, 지난달 보고서에 "테러 조직 연계 도난 사례 미확인"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하마스가 가자지구의 구호품을 약탈하거나 훔쳐 간다는 의혹에 대해 미국 정부 기관이 '근거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로이터통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자지구의 극심한 식량난이 하마스의 약탈 탓이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으로 주목된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제개발처(USAID) 산하 인도주의지원국(BHA)은 가자지구에서 2023년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접수된 구호품 손실·도난 신고 사례 156건을 전수조사한 결과 "하마스의 소행으로 의심되는 사례는 없었다"고 결론내렸다.
로이터통신이 입수한 조사 결과 발표 자료에 따르면 손실·절도 사건 가운데 63건은 행위자가 파악되지 않았고, 35건은 '무장 세력'에 의한 행위로 드러났다.
무장 세력에는 '무장 폭력배나 기타 개인'이 포함되지만 "미국 정부가 테러 단체로 지정한 조직과는 연관성이 없었다"고 BHA는 분석했다. 하마스는 미국 정부가 지정한 테러 단체다.
이밖에는 구호사업 관련 하청업체의 횡령이나, 구호단체 직원의 부패행위 등이 구호품 손실·도난 사유로 꼽혔다.
이스라엘군이 구호품 손실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사례도 44건에 달했다.
직접 관여 사례는 이스라엘군의 폭격 등으로 구호품이 훼손된 경우가 포함됐다. 이스라엘군이 구호단체의 구호품 이송 경로를 더 위험한 쪽으로 강제했다가 구호품이 손실되거나 도난당한 경우에는 간접적 관여 사례로 분류됐다.
다만, 사안을 잘 아는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구호품이 하마스에 인계됐다는 증거가 없다고 해서, 하마스가 구호품을 전용하지 않았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이번 조사 결과의 의미를 한정했다.
BHA는 이런 조사 결과를 지난달 말 발표했으며, USAID의 감찰국장과 국무부 내 중동 정책 담당자들에게 조사 결과가 전달됐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USAID는 트럼프 행정부 전까지 별도 기관으로 기능하면서 가자지구에서 가장 큰 규모의 원조를 담당해왔으나, 현재는 국무부 산하기관으로 규모와 기능이 대폭 축소됐다.
로이터통신의 관련 질의에 국무부는 BHA의 조사 결과를 반박하면서 하마스가 구호품을 약탈하는 영상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가자지구의 기존 인권단체들이 원조사업에서 벌어지는 부패행위를 은폐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다만 영상 증거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전날 국무부는 하마스의 인도주의적 참사를 잘 알고 있다면서, 그 근본 원인이 하마스의 구호식량 약탈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스라엘군은 관련 질의에 응답하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유엔 등 구호단체의 구호품을 활용해 주민을 통제하고 자체 재정을 확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마스가 구호품을 독점했다가 높은 가격에 팔아치우고 있다는 주장이다.
하마스는 오히려 이스라엘군이 구호품 차량 등을 경비하던 하마스의 치안·보안 관계자 약 800명을 살해했다면서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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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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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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