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토트넘 홋스퍼의 '상징' 손흥민(33)이 토트넘과 작별을 준비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 메이저 리그 사커(MLS) LAFC가 약 1,500만 파운드(약 278억 원)의 이적료를 제시한 가운데, 토트넘이 이를 진지하게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이는 토마스 프랭크 감독의 '새 시대' 속에서 주장 교체와 대대적인 선수단 재편이 급물살을 타는 신호탄이 됐다.
영국 '더 선'은 24일(이하 한국시간) "토트넘이 주장 손흥민을 두고 LA FC의 제안을 받고 있다. 제안 금액은 약 1,500만 파운드이며, 구단은 2,000만 파운드(약 371억 원) 이하의 금액이라도 수용할 수 있는 입장"이라고 보도했다.
또 다른 영국 매체 'TBR 풋볼'은 25일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날 경우, 프랭크 감독의 첫 번째 결단이 크리스티안 로메로를 새로운 주장으로 임명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LA FC와 손흥민 측은 현재 해당 이적안에 대해 논의 중이며, 당사자인 손흥민도 이적 여부를 숙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LA와 협상이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시점은 아시아 프리시즌 투어 이후가 될 가능성이 컸다.
더 선은 손흥민이 프리미어리그 아시아 투어에서 '핵심 선수(key player)'로 명시돼 있어, 일정에 동행하지 않을 경우 구단은 출전 수당의 최대 75%를 손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출전 없이 동행만 하더라도 절반이 삭감되는 계약 조건 때문이다.
토트넘은 오는 7월 31일 홍콩에서 아스널과 '북런던 더비'를 치른 뒤, 8월 3일 서울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맞붙는다. 손흥민은 해당 투어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계약 조건 속에 놓여 있었다. 이러한 사정으로 인해 그의 이적 여부는 투어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현지 보도의 핵심이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리그 30경기에서 7골 9도움을 기록하며 다소 주춤했지만, UEFA 유로파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팀의 주장으로서 역사적인 순간을 남겼다. 이는 2008년 레들리 킹 이후 토트넘 주장으로서 첫 트로피다.
손흥민의 거취에 대해 토마스 프랭크 감독은 다소 여지를 남긴 발언을 남겼다. 그는 "현재 손흥민은 매우 성실하게 훈련 중이며, 다음 경기에 나설 준비가 돼 있는 선수"라면서도, "한 선수가 오랜 시간 한 클럽에 몸담았다면, 언젠가 구단이 결단을 내려야 하는 시점도 존재한다"라고 말했다.
크리스티안 로메로에 대해서 "우리 선수단에서 아주 중요한 선수"라고 확실히 이야기한 것과 온도 차가 존재한다. 'TBR 풋볼'은 프랭크 감독의 첫 번째 과제가 팀의 새 리더를 세우는 일이 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하며, 로메로가 새로운 주장으로 가장 앞서 있다고 평가했다. 로메로는 지난 시즌까지 손흥민의 부주장을 맡았으며,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주장으로 출전해 인상적인 리더십을 보여줬고 선수단 내 위상도 확고했다. 프랭크 감독은 최근 로메로를 끌어안으며 격려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는 손흥민이 여전히 프랭크의 구상 안에 존재하긴 하지만, 새로운 세대 교체를 앞두고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9시즌을 보내며 구단 통산 5위(173골)의 득점 기록을 세운 레전드다. 프랭크 체제 아래에서 주전 경쟁이 예고된 가운데, LA의 구체적 접근과 상업적 효과까지 맞물리며 그의 이적설은 점차 현실성을 더했다.
토트넘은 이미 새로운 시작을 위해 빠르게 이적시장을 움직이고 있다.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에서 모하메드 쿠두스를 데려온 데 이어, 일본 유망주 다카이 고타와 바이에른 뮌헨에서 임대 중이던 마티스 텔을 완전 영입했다. 크로아티아 HNK 하이두크 스플리트 출신 수비수 루카 부슈코비치도 새롭게 합류했다.
손흥민이 떠날 경우 공격 자원 보강은 불가피하며, TBR 풋볼은 토트넘이 주시 중인 세 명의 대체 후보로 크리스탈 팰리스의 에베레치 에제, AC 밀란의 라파엘 레앙,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레한드로 가르나초 등을 소개했다. 이 중 에제는 아스날행을 마음먹었다는 발언이 나왔고, 레앙은 밀란이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실패하면서 이적 가능성이 다시 떠올랐다. 가르나초는 첼시와 아스톤 빌라도 함께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한편, 노팅엄 포레스트의 모건 깁스-화이트를 데려오려 했지만, 6,000만 파운드(약 1,113억 원) 바이아웃을 발동한 토트넘의 접근 방식이 '불법'이었다는 포레스트 측 항의로 협상이 중단된 상태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