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39)가 급격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부상으로 시즌 출발이 늦더니 돌아와서도 부진을 거듭 중이다. 2028년까지 앞으로 3년간 46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634억원 거액 계약이 남아있는데 뚜렷한 에이징 커브를 보이고 있다.
다르빗슈는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3⅓이닝 8피안타(2피홈런) 2볼넷 3탈삼진 8실점으로 무너졌다.
샌디에이고가 7-9로 패하면서 다르빗슈는 시즌 4경기에서 승리 없이 3패만 안았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6.08에서 9.18로 치솟았다. 16⅔이닝 동안 삼진 11개를 잡는 데 그치며 볼넷 9개를 허용했다.
1회부터 윌슨 콘트레라스에게 좌익선상 1타점 2루타를 맞고 첫 실점한 다르빗슈는 2회에만 스리런 홈런 두 방을 허용했다. 1사 1,3루에서 브렌든 도노반에게 우월 스리런 홈런을 내줬다. 2구째 스위퍼가 가운데 몰린 것을 도노반이 놓치지 않았다.
이어 이반 에레라에게 중전 안타, 알렉 버럴슨에게 좌측 2루타를 맞더니 콘트레라스에게 또 스리런 홈런을 허용했다. 4구째 스위퍼가 한복판으로 들어갔다. 완전한 실투였고, 콘트레라스가 좌중월 스리런 홈런으로 장식했다.
한 이닝에 스리런 홈런을 두 방이나 맞으며 6실점한 다르빗슈는 3회 탈삼진 2개 포함 삼자범퇴로 안정을 찾는가 싶었다. 그러나 4회 빅터 스캇 2세에게 볼넷과 2루 도루를 허용한 뒤 에레라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고 8점째를 내준 뒤 강판됐다.
총 투구수 69개로 최고 시속 95.2마일(153.2km), 평균 93.3마일(150.2km) 싱커(22개) 중심으로 슬라이더(14개), 스위퍼(12개), 커브(11개), 포심 패스트볼(5개), 커터(3개), 스플리터(2개)를 던졌다. 7가지 구종을 고르게 구사했으나 난타를 당했다.
[사진] 샌디에이고 다르빗슈 유.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시범경기에서 두 차례 등판 후 피로감을 호소한 다르빗슈는 팔꿈치 염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5월 중순 재활 등판에 나섰으나 회복 상태가 좋지 않아 복귀가 7월로 지연됐다. 지난 8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 복귀했으나 4경기 연속 승리 없이 평균자책점 9.18이다.
‘MLB.com’은 ‘다르빗슈를 어느 정도 이해해줘야 하는 부분이 있다. 그는 복귀 전 마지막 단계에서 재활 등판 없이 싱글A 타자들을 상대로 시뮬레이션 게임만 던졌다.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복귀했을 때도 몸이 완전히 준비된 상태가 아니었지만 다르빗슈는 변명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르빗슈는 “몸 상태는 괜찮고, 팔꿈치도 문제없다. 내가 더 잘해야 한다”며 “21년째 이 일을 오래 하고 있다. 내가 핑계를 댈 수 있는 건 별로 없다”며 스스로에게 냉정한 잣대를 들이댔다.
[사진] 샌디에이고 다르빗슈 유.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마이크 쉴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투스트라이크까지 잘 끌고 갔지만 이후 실투가 있었고, 타자들이 놓치지 않았다”며 구위 문제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한창 좋을 때처럼 90마일대 후반 강속구는 아닌지만 패스트볼 구속이 떨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조금 더 빌드업 과정을 거치면 충분히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그러나 나이를 무시할 수 없다. 1986년생으로 만 39세, 불혹을 목전에 두고 있다. 2023~2024년에도 크고 작은 부상으로 각각 136⅓이닝, 81⅔이닝으로 규정이닝을 넘지 못했다. 풀시즌을 버틸 힘이 갈수록 떨어진다. 그런데 계약이 올 시즌을 제외하고도 3년이나 더 있다. 2023년 2월 샌디에이고와 6년 1억800만 달러에 연장 계약한 다르빗슈는 2026~2028년 총 연봉 4600만 달러 계약이 남아있다.
42세 시즌까지 보장받긴 했지만 지금 같은 모습이라면 선발 로테이션에 남는 게 쉽지 않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갖고 있는 메이저리그 아시아 투수 통산 최다 124승 기록을 넘는 것도 어쩌면 어려울 수도 있다. 2012년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데뷔한 다르빗슈는 13시즌 통산 110승을 기록 중이다. 박찬호 기록까지 14승이 남았는데 당장 1승, 1승이 버거운 상태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