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먹고 자랐길래_PART2] 역동적인 퍼포먼스와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해외 활동. 누군가는 이걸 4세대 아이돌의 특징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식단과 건강관리는 어떨까? 한때 아이돌의 식단은 고통의 상징이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관리가 필요할 땐 체계적으로 먹고, 힐링이 필요할 땐 맛있게 먹는다. 지쳤다면 쉬고, 달릴 땐 거침없다. 건강한 습관을 꾸준히 쌓아 올려야 ‘롱런’할 수 있다는 걸 누구보다 아티스트 본인이 알기 때문이다. ‘뭘 먹고 자랐길래’ 파트 2의 주인공은 강렬한 퍼포먼스와 가창력으로 글로벌 무대를 휩쓸고 있는 그룹 ‘에이티즈’의 8인이다. 올해는 에이티즈 데뷔 7년이 되는 해다. 일부가 탈퇴하거나 팀이 해체되기도 하는 ‘마의 7년’을 이들은 완전체로 넘어섰다. 좋은 일은 또 있다. 지난 6월 발표한 열두 번째 미니앨범의 타이틀곡 ‘레몬 드롭’이 미국 ‘빌보드 핫100’에 진입했다. 아직 하고 싶은 일이 많아서, 항해는 계속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8인의 라이프스타일을 차례로 소개한다. 두 번째로 만난 멤버는 ‘민기’다.
“10년 후엔 세계적인 아티스트가 돼 있을 거야, 이렇게 상상한 적이 있어요. 하지만 현실에서는 목표를 향해 가던 중 갈림길을 만나고 다른 길로 빠지기도 하잖아요. 목표하지 않은 길이라고 해도, 저는 앞으로 나아가 있더라고요. 요즘은 제 미래를 정의하지 않아요. 상상할 수 없는 미래의 제가 더 새롭고 멋진 거 같아서요.”
큰 키에 차가운 인상, 한번 들으면 각인되고 마는 성량 좋은 저음의 랩. 무대 위 민기의 모습이다. 무대 뒤는 어떨까. 그는 스스로 ‘현실주의자’에 ‘목표지향적’이라고 말한다. 욕심도 많고 꿈도 많아, 하고 싶은 일은 단계별로 정리해 이뤄내고야 마는 성격이라고. 시간이 날 때마다 나 자신을 잃지 않는 법, 팀을 위해 시너지를 내는 법 등을 고민한다는 민기와의 일문일답을 공개한다.
Q : 해외투어 일정이 정말 많은데, 건강이나 멘탈 관리는 어떻게 하나요.
“빠르면 초등학생, 보통 중학생 때부터 합숙 생활을 하니까요. 다른 사람보다 단체 생활에 익숙한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스무 살이 넘어도 자연스럽게 이 생활을 받아들이는 거죠. 단체 생활에서는 ‘나 자신을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가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해요. 단체생활에 익숙해질수록 자신을 잊어버리는 일이 생길 수 있거든요. 그래서 나 자신을 찾을 수 있는 법, 나를 잃지 않는 법을 아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Q : 그래서 찾은 방법이 있나요.
“데뷔 후 저 자신에게 스스로 물어보는 습관이 생겼어요. 넌 뭘 좋아해, 먹는 습관은 어때, 좋아하는 음악은 뭐야, 취미는 뭐야, 이런 질문을 하는 거예요. 나를 찾는 방법이란, 한 번에 만들어진다기보다 서서히 만들어지는 거 같아서요. 그리고 저희 팀의 좋은 장점 중 하나는 멤버들이 각자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정확히 아는 동시에, 단체 생활을 위해 자신의 시간을 잘 나눠 쓴다는 점이에요. 함께 한 생활이 그만큼 길었고, 각자 시간을 배분해서 잘 쓸 수 있는 거죠.”
Q : 8개월의 쉬는 기간을 가진 적도 있었죠. 휴식이 도움이 됐나요.
“확실히 도움이 됐어요. 저희를 포함한 모든 사람이 경쟁 속에서 살아가잖아요. 특히 저희는 중학생 또는 고등학생 때부터 너무 많은 사람과 경쟁해서 살아남는 시스템 안에 있다 보니, 내가 어떻게 하면 치열하게 살아남을 수 있지? 이런 불안함이 습관적으로 남아있었거든요. 쉬는 기간을 통해 나 자신을 알아가고,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진 것 같아요. 그게 지금의 저를 단단하게 만든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해요.”
Q : 바빠도 꼭 지키는 루틴 같은 게 있나요.
“자기 전에 정리하는 습관이 있어요. 나는 뭘 좋아하고, 어떤 이상을 가지고 있고, 어떤 현실을 추구하고 있는지 정리하는 습관이에요. 팀의 목표, 개인의 목표로 나눠 정리해요. 많은 사람이 “잘하고 있다”, “잘되고 있다”고 이야기해주시지만, 저흰 아직도 하고 싶은 게 많은 팀이에요. 꿈도 많고요. 그게 저희 팀의 장점이죠. 2025년, 2026년에 할 수 있는 것들이 뭘까, 뭘 더 보여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많이 하고 있어요.”
Q : 그럼 올해 목표는 뭔가요.
“2024년에는 주요 시상과 페스티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부족한 부분도 있지만 그만큼 열심히 했거든요. 2025년엔 ‘미국 빌보드 핫100’에 드는 목표가 있어요. 물론 그만큼 노력이 필요하겠죠. 그리고 개인의 인지도, 개인이 표현하고자 하는 음악적 모습들, 다양성을 팀에 접목하는 게 올해 저희가 해야 할 일이 아닌가 해요. 7월에 있을 월드투어 콘서트는 물론이고 앞으로의 활동 역시 다양성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준비하고 있어요.” (※ 인터뷰 후, 2025년 6월 발표한 미니 12집 ‘GOLDEN HOUR: Part.3’의 타이틀곡 ‘레몬 드롭’이 미국 빌보드 핫100(6월 4주)에 69위로 진입했다.)
Q : 아이돌도 세대가 달라졌단 게 느껴지네요. 개인의 개성은 살리면서 팀의 조화를 고민하는 자체가.
“요즘은 아이돌 그룹도 롱런을 하잖아요. 이젠 한가지 매력으로 쭉 갈 수 없다고 저희도 생각해요. 계속 다양하게 변칙으로 변화를 주면서 성장해야 해요. 저희 팀은 초반에 굉장히 강렬한 퍼포먼스와 서사 있는 음악들을 선보였는데, 지금은 되게 심플한 한 개의 메시지를 던지면서, 듣기 좋은 음악을 추구하며 만들고 있어요. 다양성을 주면서 팀의 색을 유지하듯, 같은 방식으로 개인의 색도 녹여내야 해요. 팀에 피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개인의 색을 녹여내며 시너지를 낼 방법은 뭐가 있을까 고민하고 있어요. 결국, 개인의 영역도 팀의 일부니까요.”
Q : 해주는 이야기들이 에이티즈 노래 가사와 닮았어요.
“홍중이 형과 제가 직접 가사를 쓰니까요. 많이 노력하고 있어요. 저희가 겪고 있는 시간에서 저희만이 느낄 수 있는 관점, 색깔, 그리고 청춘을 담아서 대중이 공감할 수 있도록 말이죠. 이런 부분들을 홍중이 형은 물론이고 다른 멤버들과도 이야기를 많이 해서 작업하고 있어요.”
Q : 작업할 때 영감은 주로 어디서 받나요.
“예전엔 음악을 듣기만 했는데, 요즘은 공연을 찾아가서 보고 듣고 있는데, 정말 많은 도움이 돼요. 좋아하는 아티스트 영상들을 찾아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영감을 받아요.”
Q : 팀 활동에 있어서 전환기가 된 시점이 혹시 있나요.
“2024년 5월 발매한 미니 10집 'GOLDEN HOUR : Part.1’’부터가 전환점이었던 같아요. 노래 스타일도 완전히 바뀌었고, 저희 메시지도 심플하고 직관적으로 바뀌었거든요. 그전까지는 음악 작업하거나 가사 쓸 때 정말 많은 의미를 담았어요. 포용할 수 없는 것까지 포용해서 썼다고 해야 할까요. 미니 10집부터는 심플하고, 지금 할 수 있는 주제, 사람들이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중점적으로 다뤘어요. 어쨌든 저희도 한 살 한 살 나이가 들고 있어서, 덕분에 저희의 음악적 색채와 표현하고 싶은 메시지도 다양해지고, 할 수 있는 포지션도 더 많아지는 거 같아요.”
Q : 8년 차지만, 아직도 굉장히 성장 중인 팀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아요.
“저는 3년~4년 차 느낌이라서요(웃음). 8년 차는 너무 무거워요. 사실 저희 활동 중에 코로나-19가 있기도 했고, 사람들도 저희를 연차가 많은 팀으로 보지 않더라고요. 동년배의 다른 아티스트 친구들을 만나서 밥 먹고 이야기하다 보면 자연스레 연차 이야기가 나오거든요. 8년 차라고 답하면 놀라더라고요. 다행이에요. 선배가 되는 건 부담이 되니까요(웃음).”
Q : 팀에서 본인은 어떤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고춧가루 같은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조미료 같은 느낌이죠. 살짝 뿌려주고 색을 넣어주는. 실제로 팀에 색채를 많이 불어넣으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어요. 홍중이 형이나 종호, 저는 보이스 컬러가 튀는 편이라, 이 부분을 잘 잡아주고 다른 멤버들이 더 튀게 할 수 있는 부분을 찾으려는 점도 있는 거 같아요.”
“어릴 때부터 과일을 좋아했어요. 수박 같은 과일을 좋아하는데, 밥보다 더 많이 먹었어요. 또 저희 어머니가 식당을 하셔서, 음식 대부분에 어머니만의 레시피가 따로 있어요. 제가 학교 갈 때는 항상 삼각김밥을 만들어 주셨는데, 삼각김밥마다 재료를 다양하게 넣어 주셨어요. 그리고 제가 계란국 같은 맑은 탕류를 좋아해요. 컨디션이 안 좋을 때는 어머니가 맑은 탕류를 많이 만들어 주셨죠. 먹으면 힐링이 되는 음식이에요.”
Q : 20년 후의 나의 모습을 상상해본다면요.
“10년 후에 에이티즈가, 민기가 세계적인 아티스트가 돼 있을 거야, 이렇게 상상한 적이 있어요. 하지만 현실에선 목표를 향해 가다가 갈림길을 만나고 다른 길로 빠지기도 하잖아요. 설령 목표하지 않은 길이라고 해도, 저는 앞으로 나아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제 미래를 정의하지 않아요. 상상할 수 없는 미래의 제가 더 새롭고 멋진 거 같아서요. 또 노력하면 바뀐다는 걸 알고 있고요.”
Q : 마지막으로 캡틴 홍중을 위해 직접 요리를 하기로 했는데, 어떤 음식인지 설명해주세요.
“저는 어머니가 해준 음식들을 좋아해요. 중학교 때부터 어머니 옆에서 요리도 하고, 어머니가 해준 음식도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거든요. 그때부터 ‘두부제육볶음’을 많이 해 먹었는데, 제 소울푸드 중 하나죠. 자기 시간을 할애해서 멤버들을 도와주는 홍중이 형을 위해, 두부제육볶음을 만들어보려고요. 특히 이번에는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재배한 콩으로 만든 두부를 사용한 음식이라, 맛도 더 좋을 거 같아요. 그리고 제가 요리를 좀 하거든요(웃음). 다 자신 있다고 하긴 그렇지만, 닭볶음탕이나 파스타 정도는 할 수 있는 실력이에요. 두부제육볶음도 식당에서 만든 음식처럼 맛있을 게 분명해서(웃음), 형도 맛있게 먹어줄 거라고 생각해요.”
▶ 입 짧은 캡틴 홍중을 위해, 민기가 만들어준 건강 밥상
먹는 것에 큰 관심 없는 캡틴 홍중을 위해 민기가 만든 음식은 ‘두부제육볶음’이다. 제육볶음에 두부를 넣어, 동물성 단백질은 물론이고 식물성 단백질까지 고루 섭취할 수 있는 건강식이다. 특히 두부의 원료인 콩은 우리 몸에서 합성되지 않는 필수 아미노산을 고루 함유하고 있어 영양학적 가치가 높다. 또한, 콩이 함유한 이소플라본은 항산화 효과와 함께 피부 손상을 일으키는 유전자 발현을 억제해 피부 탄력을 증가시키고 피부톤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
▶두부제육볶음 1. 두부를 1.5㎝ 두께로 깍둑썰기한 뒤 키친타월로 살살 눌러 물기를 제거한다.
2. 콩나물은 흐르는 물에 씻은 뒤 체에 밭쳐 물기를 제거한다.
3. 대파의 흰 부분을 3㎝ 길이로 자르고 세로로 반을 가른다.
4. 소스용 볼에 고추장・된장・간장・고춧가루・다진 마늘과 물을 섞어 준비한다.
5. 냄비에 콩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물기를 뺀 두부를 넣은 다음 겉면이 바삭해질 때까지 중불에 튀기듯 굽는다.
6. 두부가 익으면 손질해둔 대파와 삼겹살, 미림을 넣고 고기가 익을 때까지 중약불에서 볶는다.
7. 고기가 익으면 준비해둔 양념장과 콩나물을 넣어 볶는다.
8. 콩나물의 숨이 죽으면 그릇에 옮겨 담고 참깨를 뿌려 완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