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깜짝 반전이다. 손흥민(33, 토트넘 홋스퍼)의 가장 유력한 행선지로 거론됐던 사우디아라비아가 발을 뺐다는 소식이다. 이제 그에겐 토트넘 잔류와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이적이라는 두 가지 선택지가 남았다.
영국 '가디언'은 26일(한국시간) "로스엔젤레스(LA)FC가 토트넘 주장 손흥민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들은 손흥민 영입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미 토트넘 측에 관심을 표명했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MLS 클럽 LAFC는 아직 토트넘에 공식 제안을 보내진 않았지만, 손흥민 영입 제안을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손흥민이 결정을 내려야 할 중요한 사안이 될 것"이라며 "LAFC는 2023년 12월 토트넘에서 위고 요리스를 영입했고, 한동안 손흥민을 주시해 왔다"라고 전했다.
올여름 커리어의 중대한 기로에 서 있는 손흥민이다. 그는 2015년부터 토트넘에서만 뛰어온 전설이지만, 이제 계약 기간이 1년밖에 남지 않았다. 영국 '타임즈'에 따르면 토트넘은 손흥민의 상업적 가치를 높이 평가해 재계약을 제안했지만, 손흥민 측에서 거절했다. 이 때문에 올해 초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하는 데 그쳤다.
[사진]OSEN DB.
이제 손흥민은 미국 도전과 토트넘에서 11시즌째 동행 중 하나를 택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언되던 사우디행 가능성은 사실상 배제됐다.
가디언은 "손흥민이 합류할 수 있는 무대 중 하나로 보였던 사우디는 현재 그에게 관심이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라고 밝혔다. 미래가 불투명한 손흥민의 시나리오 중 가장 많이 언급되던 '사우디 변수'가 사라진 셈.
다소 놀라운 소식이다. 영국 현지에서도 손흥민의 사우디행을 점치고 있었다. 영국 '스카이 벳'은 손흥민이 사우디 프로 리그 입단에 대한 배당을 4/9로 책정했다. 확률로 환산하면 약 69.2%. 많은 변수를 바탕으로 계산하는 오즈 메이커들이 손흥민의 사우디 합류에 큰 무게를 둔 것.
구체적인 내용도 나왔다. 앞서 '토크 스포츠'의 벤 제이콥스 기자는 알 아흘리, 알 나스르, 알 카디시야가 손흥민을 위해 이적료 4000만 유로(약 650억 원), 3년 총 연봉 9000만 유로(약 1463억 원)를 준비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가디언 보도가 사실이라면 지금으로선 모두 손흥민에 대한 관심을 접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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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결정은 손흥민의 몫이다. 일단 그는 홍콩과 한국에서 열리는 프리시즌 아시아 투어까지는 동행할 전망이다. 손흥민은 26일 루턴 타운과 친선경기를 마친 뒤 홍콩으로 출국하며 다음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르는 뉴캐슬과 경기에서 한국 팬들과 만날 예정이다.
영국 '텔레그레프' 등에 따르면 토트넘은 손흥민이 투어에 불참할 시 최대 75%의 수익을 잃게 된다. 경기에 출전하지 않을 시에도 50%에 달하는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가디언은 "33세 손흥민이 뉴캐슬전에서 출전하지 않는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손흥민은 토마스 프랭크 감독과 면담을 통해 미래를 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대대적인 투자 속에 리빌딩을 추진 중인 프랭크 감독이 손흥민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지켜봐야 한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LAFC는 손흥민을 구단 프로젝트의 새로운 스타로 삼았고, 이미 초기 제안을 보낸 상태다. 손흥민은 프랭크와 최대한 빨리 대화를 나눠 미래를 명확히 할 것"이라며 "결정은 손흥민에게 달려있다. 토트넘은 그가 다음 단계를 정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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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프랭크 감독은 손흥민의 거취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그는 최근 레딩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아직 주장 선임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를 본 '풋볼 런던'은 "손흥민이 토트넘에 남는다면 결정이 필요 없지 않겠는가? 10년 동안 토트넘에 몸담고 모든 것을 바친 선수의 주장직을 박탈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라고 조명했다.
계약 기간이 11달 남은 손흥민의 미래도 구단의 결정이라고 선을 그었다. 프랭크 감독은 "선수가 한 클럽에 오랫동안 몸 담았다면, 물론 클럽이 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있다"라며 "당연히 모두에게 달려 있다. 누군가 특정 시점에 떠나고 싶어 한다면 이유가 있을 거다. 하지만 결국 클럽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원론적인 대답만 내놨다.
가디언은 "손흥민의 토트넘에서의 미래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새로운 감독인 프랭크는 지난 금요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이 이적시장 마감 후에도 팀에 남을 것이라는 보장을 하지 않았다. 게다가 그는 손흥민의 주장직 유지 여부도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