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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스페인-뉴질랜드 무대 직접 겪은 GK' 강수희, "외국어 공부는 선택 아닌 필수" 소통 강조한 이유 [오!쎈 인터뷰②]

OSEN

2025.07.25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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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결 스포츠 에이전시

[사진] 이결 스포츠 에이전시


[OSEN=정승우 기자] 한국 여자 축구의 차세대 수문장이자 역사상 유일한 해외 리그 진출 골키퍼 강수희(19)가 이탈리아 세리에 A US 사수올로 전격 이적과 세르비아 FK 스파르탁 1년 임대를 확정하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여러 해외 리그를 직접 경험한 강수희는 '언어의 중요성'을 특히 강조했다.

한국 여자 축구 역사상 유일한 해외 리그 진출 골키퍼인 강수희(19)가 이탈리아 세리에 A의 US 사수올로로 전격 이적하며 여자축구 역사의 새 시대를 열었다. 그는 동시에 세르비아 FK 스파르탁으로 1년 임대를 확정했다.

OSEN은 강수희와 인터뷰를 통해 그의 솔직한 이적 소감과 유럽 무대 도전기를 들어봤다. 강수희는 사수올로 이적과 세르비아 임대에 대해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다는 게 꿈만 같다"라며 "또 다른 나라의 축구를 경험할 수 있어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탈리아 세리에 A가 골키퍼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믿었으며, 사수올로가 젊은 재능을 발굴하는 팀이라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할 최적의 무대라고 판단했다. 또한, 세르비아 임대는 더 많은 출전 기회와 실전 경험을 쌓는 최선의 방안이라는 구단과의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전했다.

강수희는 보통 한국 여자 축구 선수들이 대학 졸업 후 해외 진출을 시도하는 것과 달리, 고등학교 3학년(만 18세) 때부터 유럽에 진출하며 '정해진 길이 아닌 길'을 택했다. 그는 "더 일찍 유럽에서 경험을 쌓고 싶다는 목표가 있었다"라며, 한국 여자 축구의 열악한 골키퍼 훈련 환경과 대학 진학 시 선택지의 부족이 해외 진출을 결심한 이유라고 밝혔다.

독일(FSV 마인츠 05), 스페인(CE 유로파), 뉴질랜드(Ellerslie AFC) 등 다양한 리그를 경험하며 각 리그의 스타일과 수준 차이를 느꼈고, 소통의 중요성을 깨달아 언어 능력도 향상시켰다고 말했다. 특히 잉글랜드 1부 리그 명문팀 이적이 부상으로 무산됐을 때 큰 좌절을 겪었지만, 재활과 훈련에 집중하며 멘탈적으로 더 단단해졌고, 오히려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됐다고 고백했다. 다음은 강수희와 일문일답.

한국 여자 축구에서 장신 골키퍼는 보기 드문 유형이다. 자신의 신체적인 능력 등 피지컬이 어떻게 경기력에 도움이 되는지, 또 그에 맞춰 어떤 점을 더 강화해 왔는지.

-한국에서는 제 신체적인 장점이 분명히 있지만, 외국에서는 평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 진짜 장점은 판단력입니다. 버릴 볼과 살릴 볼에 대한 판단이 누구보다 빠르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공중볼 처리나 1대1 상황에서 상대에게 주는 압박감과 높은 성공률은 제가 생각한 능력 중 가장 중요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방어 능력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런 능력들과 더불어 피지컬에 맞는 반응 속도나 하체 민첩성, 킥 정확도를 더 끌어올리는 데 집중해왔고, 골키퍼지만 양발을 사용하도록 배워서 양발을 최대한 쓰려고 연습했습니다. 타고난 피지컬을 최대한 경기력으로 연결시키기 위해 계속 세부적인 부분들을 다듬고 있습니다.

단계별 대표팀(U17, U20, U23, 리저브팀)을 거치며 골키퍼로 입지를 다져왔다. 국가대표팀이라는 무대는 선수에게 어떤 의미인지.

-대표팀 무대는 제게 선수로서 성장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일 뿐 아니라, 나라를 대표한다는 자부심과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게 하는 곳입니다. 외국 리그에 있는 골키퍼가 한국을 대표하는 국가대표가 된다면 외국에서도 더 한국 선수들에게 관심을 갖고, 한국에서도 국민들이 조금은 더 여자 축구에 관심을 갖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연령별을 다 밟아온 만큼 제 마지막 목표인 국가대표로 인사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고 잘하는 선수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유럽 주요 리그 외에 뉴질랜드로 진출했던 경험이 독특하다. 당시 뉴질랜드를 선택했던 이유는.

-스페인과 독일에서 지내면서 축구 실력도 중요하지만, 결국은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영어가 부족해서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답답했던 순간들이 많아 영어를 제대로 배우고, 그 나라의 언어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졌습니다.

"아, 이런 것들 때문에 손흥민 선수는 독일어도, 영어도 잘해야 했던 거구나"라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뉴질랜드는 축구를 하면서 영어에 노출되어 언어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고, 축구를 통해서 혜택을 받고, 영어를 배울 수 있는 점이 큰 이유가 됐습니다.

한국 여자 축구 선수들이 외국어의 중요성을 얼마나 인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또, 본인은 외국어 적응을 어떻게 해왔는지.

-요즘은 해외로 나가려는 선수들도 많고, 저보다 어린 선수가 축구 유학으로 혼자 호주에서 축구하고 공부하는 선수들도 만나봤습니다. 남자 축구는 축구 유학이 흔하지만 여자 축구는 아직 두어 명밖에 되지 않습니다. 아직 한국에는 많지 않지만 어느 나라에든 팀 안에 다른 국적의 외국인 선수나 코치가 있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외국어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쉽지 않았지만, 하루 일과 중 아침 저녁으로 팟캐스트를 들으면서 귀를 뚫으려고 노력했고, 또 환경적 장점으로 외부로 외국인 친구들을 많이 만나고 직접 소통하려고 노력하고, 어려워도 준비한 대화들을 말로 표현하다 보니 늘게 됐습니다.

강수희 선수는 현재 유일하게 해외 리그에서 뛰는 여자 골키퍼다. 그 상징성과 책임감을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저를 보고 해외를 도전하고 싶어 하는 선수들이 생기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하지만 정말이지 '그냥 해외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으로는 무조건 실패한다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정말 준비를 철저하게 해야 하고 해외에서는 모든 게 다 처음이더라도 다 부딪쳐보고 버텨내야 한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최소한의 준비로 한국에 있으면서 언어적인 부분이라도 준비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더 책임감 있게, 정말 힘들어도 이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마음으로 버텨내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해외 진출을 꿈꾸는 어린 선수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가장 중요한 건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해외 진출을 준비했다가 마지막까지 진출하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아서 일단 결심했다면 망설이지 말고 도전해보는 게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해보기 전엔 절대 알 수 없고, 그 결과가 좋든, 안 좋든 분명하게 본인의 경험과 성장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일단 하기로 결심했다면 용기 내서 한 걸음만 더 내디뎌도 제가 해낼 수 있는 것들과 제가 가진 많은 게 달라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email protected]


정승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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