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북아프리카 튀니지에서 25일(현지시간) 카이스 사이에드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통치를 비판하는 반정부 시위가 열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수도 튀니스에 활동가 수백 명이 '공화국은 큰 감옥이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행진하며 수감된 야당 지도자, 언론인, 활동가들의 석방을 촉구했다.
이날은 사이에드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법령 통치를 시작한 지 4주년이 되는 날이다.
시위대는 "사이에드 대통령의 권위주의 정권이 튀니지를 노천 감옥으로 만들었다"며 "국민은 정권 몰락을 원한다"는 구호를 외쳤다.
헌법학자 출신인 사이에드 대통령은 '아랍의 봄' 발원지인 튀니지를 권위주의 통치로 되돌렸다고 비판받는다.
정치권 부패와 무능 척결을 명분 삼아 2021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입법부, 사법부 기능을 사실상 정지시킨 그는 2022년 개헌으로 대통령에게 국가권력을 집중시켰다.
특히 개헌은 대통령에게 행정부 수반 임명권, 의회 해산권, 판사 임명권, 군 통수권을 부여한 데다가 대통령이 임명한 행정부가 의회의 신임 투표도 받지 않도록 해 쿠데타나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2023년 2월부터는 국가 안보에 해를 끼쳤다는 이유로 경찰이 야권 인사를 잇달아 구금하는 등 대통령을 비판하는 세력에 대한 탄압이 이어졌다.
사이에드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28.8%라는 낮은 투표율 속에 재선에 성공, 두 번째 임기(5년)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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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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