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추락 직전 기장 얼굴 묘사하라"…수원대 미대 실기 문제 발칵

중앙일보

2025.07.26 02:35 2025.07.26 07:34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기사 공유
수원대 디자인앤아트대학. 사진 수원대 홈페이지 캡처

경기 소재 수원대학교 미술대학이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개최한 실기대회에서 "추락 직전 기장의 표정을 묘사하라"는 문제를 출제해 뭇매를 맞고 있다.

2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수원대는 지난 19∼20일 외부 대행사를 통해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미술 실기대회를 진행했다. 이 대회에서 수상하면 생활기록부에 기재되는 등 입시에 이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은 실기대회 조소(주제 두상) 부문에서 불거졌다. 학생들은 대학 측이 출제한 두 문항 중 하나를 골라 시험을 치렀는데, 이 중 한 문항이 '비행기 추락 직전의 기장(40대 남성)의 표정을 묘사하시오'였던 것이다.

이를 두고 지난해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를 떠올리게 한다는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이 문항을 선택한 학생은 39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수원대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시험 보러 온 학생 중에 희생자 유가족이 있으면 어쩌려고 그러나"라며 "창피하고 유가족분들께 너무 죄송하다"는 댓글이 달렸다. 또 다른 네티즌은 "수치스럽다", "출제할 때 상식적인 사람은 없었나"라고 지적했다.

수원대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실기 시험 문제를 출제·선정하는 과정에서 관리 소홀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며 "최종 관리하지 못해 논란을 야기한 것에 진심으로 죄송하고 앞으로는 이런 일 없게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들은 수원대에 진상조사와 사과를 촉구했다. 12·29 여객기 참사 유가족 협의회는 26일 성명을 내고 "참사로 희생된 조종사 고인에 대한 심각한 명예훼손이자 그 가족을 포함한 모든 유가족에게 돌이킬 수 없는 2차 가해"라고 비판했다.

이어 "유가족들에게 그 마지막 순간을 상상하라고 강요한 이 문제는 예술이 아니라 고문이며, 표현이 아니라 조롱"이라며 "수원대는 전면적인 진상조사에 착수하고 공식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김지혜([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