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루카스 파케타(28, 웨스트햄 유나이티드)가 마침내 오랜 그림자에서 벗어날 전망이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가 추진한 '승부조작 및 조작 은폐' 혐의에 대한 최종 판결이 임박한 가운데, 다수의 영국 유력지는 "파케타에게 유리한 결론이 내려졌다"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영국 '스카이 스포츠', '가디언', 'BBC'는 26일(이하 한국시간) "FA 독립 규제위원회가 루카스 파케타의 도박 혐의 관련 최종 결론을 관계자들에게 통보했으며, 공표만 남겨둔 상태"라며 "FA가 추진했던 '축구계 영구 퇴출' 시나리오는 피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FA는 당초 파케타의 영구 제명(lifetime ban)을 요구했다. 핵심 혐의는 네 차례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일부러 경고를 유도해 베팅 시장에 영향을 미친 '스팟 픽싱(spot-fixing)' 혐의였다. 문제로 지목된 경기는 ▲2022년 11월 레스터 시티전 ▲2023년 3월 아스톤 빌라전 ▲2023년 5월 리즈 유나이티드전 ▲2023년 8월 본머스전이다.
또한 FA는 파케타가 수사 과정에서 "문서 제출 및 정보 제공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라며 규정 위반(F2, F3 조항) 두 건도 추가로 기소했다.
파케타는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했다. "나는 어떤 베팅도 하지 않았고, 어떤 조작에도 연루된 바 없다. 9개월 동안 모든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 내 이름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이번 사건의 발단은 FA가 감지한 비정상적인 베팅 패턴이었다. 파케타가 경고를 받은 시점에 약 60건의 소액 베팅(최소 7파운드~최대 400파운드)이 집중됐고, 이 중 대부분이 파케타의 고향인 '파케타 섬(Paquetá Island)'에서 발생했다. 그는 이 지역 이름을 따 예명을 사용하고 있다.
파케타 본인은 직접 베팅하지 않았으며, FA 역시 결정적 물증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수의 혐의가 정황에 기반한 간접 추론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무죄 추정 원칙에 따라 사실상 혐의가 벗겨진 것으로 보인다.
파케타는 2022년 여름 리옹에서 웨스트햄으로 이적해, 구단 사상 최고 이적료(5,100만 파운드)를 기록했다. 첫 시즌에는 UEFA 유로파 컨퍼런스리그 우승 주역이었고, 2023년 여름에는 맨체스터 시티가 8,500만 파운드(약 1,581억 원)를 제시하며 영입 직전까지 갔지만, 웨스트햄이 이 건을 사전에 통보하며 협상은 결렬됐다.
그 순간부터 파케타는 '지옥 같은 나날'을 살아야 했다. 아내 마리아 포르니에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우리는 지난 2년을 악몽 속에서 살아왔다"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파케타는 2025년 5월 토트넘 홋스퍼전에서 경고를 받자 그라운드에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는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33경기 4골을 기록했으며, 도중 기소된 상태에서도 경기 출전과 팀 내 입지를 유지해왔다. 웨스트햄 구단은 줄곧 그를 지지했고, 변호인단 역시 "FA의 증거는 모두 간접적이며, 선수는 무죄"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BBC는 "FA와 웨스트햄, 파케타 측 모두 최종 판결에 대해 언급을 거부하고 있다"라면서도, 복수 소스를 인용해 "사실상 파케타는 혐의에서 벗어났으며, 징계가 이뤄지더라도 중징계는 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제 남은 건 FA의 공식 발표다. 프리미어리그 이적시장과 시즌 개막이 가까워지는 가운데, 파케타는 곧 자유롭게 자신의 축구 인생을 이어갈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