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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업타운걸' 틀고 골프카트 운전…그 뒤엔 '경호' 카트 15대

중앙일보

2025.07.26 14:01 2025.07.26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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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6일(현지시간) 자신이 소유한 스코틀랜드 턴베리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고 있다. EPA=연합뉴스
스코틀랜드를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삼엄한 경호 속에 26일(현지시간) 턴베리 골프 리조트에서 골프 라운딩을 즐겼다.

검은색 상ㆍ하의에 ‘USA’가 새겨진 흰 모자를 쓰고 나타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쯤 1번 홀 첫 티샷을 날렸다. 이날 라운딩에는 트럼프 대통령 차남 에릭, 워렌 스티븐스 주스코틀랜드 미대사와 그의 아들이 동반자로 참여해 함께 골프를 즐겼다. 턴베리 골프장의 성수기 시즌 라운딩 요금은 1000파운드(약 186만 원)에 달한다고 영국 BBC 방송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움직일 때마다 거대한 경호 행렬이 삼엄한 경호막을 펴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턴베리 골프장으로 이동할 때에는 20대 이상의 차량 행렬이 트럼프 대통령을 겹겹이 호위했고, 골프장이 있는 사우스 에어셔 주변 지역 도로는 며칠 전부터 일제히 봉쇄됐다.

26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 턴베리 골프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골프 라운딩을 즐기는 모습을 취재진이 카메라에 담고 있다. AP=연합뉴스


골프장 주변 수색…검문소·펜스 설치

군인과 경찰이 대거 배치돼 골프 리조트 주변을 샅샅이 수색했고, 리조트 곳곳에 보안 검문소와 대형 펜스가 설치됐다. 스코틀랜드와 영국 전역에서 지원 인력까지 포함해 경찰관 약 5000명이 배치됐다고 한다.

골프장 안팎에 비밀경호국(SS) 요원과 저격수들이 배치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손수 골프 카트를 몰고 다음 홀로 이동할 때에는 15대의 수행ㆍ경호 카트가 줄줄이 뒤를 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골프 카트를 운전하며 빌리 조엘의 ‘업타운 걸’, 일레인 페이지의 ‘메모리’, 사이먼 앤드 가펑클의 ‘험한 세상에 다리 되어’ 등의 노래를 크게 틀었다고 인디펜던트지가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6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 턴베리 골프장에서 골프 카트를 몰며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EPA=연합뉴스


27일 EU 집행위원장 만나 관세 협의

전날 저녁 스코틀랜드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은 29일까지 닷새간 머물며 휴식과 업무 일정을 병행할 예정이다. 그는 27일 오후 무역 협상을 위해 스코틀랜드를 방문하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을 만날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5일 스코틀랜드 방문을 위해 백악관을 출발하면서 EU와의 무역 협상에 집중하고 있다며 타결 가능성에 대해 “50대50의 확률이 있다”고 했었다. 그는 28일에는 존 스위니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각각 회담을 할 예정이다.



수백명 트럼프 반대 시위…“돈에만 관심”

26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문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트럼프는 안 돼(Nae Trump)’ 등이 적힌 팻말을 들며 집회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골프 라운딩을 즐기는 동안 스코틀랜드 수도 에든버러와 애버딘에서는 수백 명이 참여한 트럼프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에든버러 미국 총영사관 앞에서 열린 ‘트럼프 반대 연합(Stop Trump Coalition)’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은 ‘트럼프를 막아라(Stop Trump)’, ‘트럼프는 안 돼(Nae Trump)’ 등이 적힌 팻말을 들며 “트럼프 아웃!” 등의 구호를 외쳤다.

시위에 참여한 한 현지 주민은 “트럼프는 폭력배, 인종차별주의자, 독재자”라며 “그는 자기 자신과 돈에만 관심이 있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스위니 수반은 시위대에 “평화롭게, 법의 범위 내에서 시위를 하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스코틀랜드 방문은 가족 명의의 골프장 사업 시찰 및 홍보를 위한 목적이 아니냐는 이해 충돌 논란을 빚고 있기도 하다. 그는 이번 방문 기간 본인 소유의 턴베리 골프 리조트와 애버딘 골프 리조트를 방문하는데, 애버딘 리조트는 스코틀랜드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의 모친 메리 앤 매클라우드 트럼프 여사를 기리는 ‘매클라우드 코스’를 내달 13일 신규 개장한다.

AP통신은 “백악관 보좌진과 스태프, 비밀경호국 요원, 취재진 등 대규모 수행단이 동행하는 해외 순방을 트럼프 브랜드의 골프장 홍보에 활용하고 있다”며 “대통령이 국정 수행과 가족 사업 홍보를 점점 더 자연스럽게 뒤섞고 있다”고 지적했다. 백악관은 이해 충돌 논란에 대해 “이번 일정은 업무 방문(Working Trip)”이라고 해명했다.



김형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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