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손흥민(33, 토트넘 홋스퍼)의 미래가 정해지려면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영국 '풋볼 런던'의 알라스에더 골드 기자는 25일(이하 한국시간) "토트넘 주장 손흥민은 미래를 두고 수많은 추측의 대상이 됐다. 그의 새로운 감독인 토마스 프랭크도 이를 억누를 수 없었다. 메이저 리그 사커(MLS)의 관심 속에서 손흥민의 토트넘에서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라고 보도했다.
올여름 커리어의 중대한 기로에 서 있는 손흥민이다. 그는 2015년부터 토트넘에서만 뛰어온 전설이지만, 이제 계약 기간이 1년밖에 남지 않았다. 영국 '타임즈'에 따르면 토트넘은 손흥민의 상업적 가치를 높이 평가해 재계약을 제안했지만, 손흥민 측에서 거절했다. 이 때문에 올해 초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하는 데 그쳤다.
풋볼 런던에 따르면 손흥민은 그 어느 때보다 토트넘을 떠날 가능성이 크다. 매체는 "손흥민은 클럽의 레전드다. 겸손한 그조차 유로파리그에서 우승한 밤 그날만큼은 레전드로 불릴 수 있다고 인정했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454경기 173골 101도움을 기록했고, 프리미어리그에서만 333경기 204골을 넣었다. 하지만 그의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라고 짚었다.
또한 풋볼 런던은 "이미 지난달 초 LAFC가 손흥민의 MLS 진출에 관심을 보였으며 손흥민 영입을 위해 협상 중이라고 전한 바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프로 리그 클럽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토트넘은 아직 공식 입찰은 받지 못했다"라고 덧붙였다.
[사진]OSEN DB.
손흥민의 이적설에 힘을 더하는 건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우승 트로피다. 토트넘은 지난 5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꺾고 대회 정상에 오르며 17년 만에 무관을 탈출했다. 손흥민 역시 커리어 첫 우승을 만끽하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최대의 꿈을 이룬 만큼 아름답게 작별할 타이밍일 수 있다. 풋볼 런던은 "손흥민은 이달 초 만 33세가 됐고, 토트넘에서 모든 걸 경험했다. 그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설득으로 팀을 떠나려던 마음을 접고 해리 케인과 치명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그리고 2019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의 절망, 푸스카스상 수상 솔로 골,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거쳐 마침내 두 달 전 41년 만에 토트넘에서 유럽 트로피를 들어올린 주장이 됐다"라고 전했다.
이어 매체는 "지난 시즌 손흥민과 함께했던 사람들은 그가 이적 가능성을 대비하고 있다는 것을 감지했다. UEL 우승은 그가 10년간 클럽에서 쌓아온 유산을 확고히 하는 완벽한 장식이었다"라며 "손흥민은 햄스트링과 발 부상으로 고전했고, 단 리그 7골로 2015년 데뷔 이후 최저 득점에 그쳤다. 그럼에도 그는 이전의 주장들이 거의 해내지 못했던 업적을 달성했다"라고 강조했다.
선택은 손흥민의 몫이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토트넘은 손흥민이 떠나고 싶어 한다면, 제안받은 이적료가 충분히 괜찬�면 그를 막지 않을 거다. 레비 회장은 토트넘 통산 454경기 173골을 기록한 클럽의 레전드를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유로파리그 우승을 이끈 뒤 프랭크 감독 체제에서 새로운 챕터가 펼쳐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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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의 행선지 후보로는 미국이 급부상 중이다. 데일리 메일은 영국 "손흥민이 MLS 클럽의 충격적인 영입 타깃으로 떠올랐다. LAFC가 토트넘 주장 손흥민을 원하고 있으며 토트넘은 그가 떠나고 싶어 한다면 막지 않을 거다.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보도했다.
구체적인 이적료도 언급됐다.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LAFC는 손흥민을 영입하기 위해 1500만 파운드(약 279억 원)에서 2000만 파운드(약 372억 원) 규모의 계약을 준비 중이다. 매체는 다니엘 레비 회장이 손흥민의 이적료를 낮추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 정도면 레비 회장이 협상에 임하도록 유혹하기에 충분한 금액이 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오히려 사우디는 발을 뺀 모양새다. '가디언'은 "손흥민이 합류할 수 있는 무대 중 하나로 보였던 사우디는 현재 그에게 관심이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라고 밝혔다. 미래가 불투명한 손흥민의 시나리오 중 가장 많이 언급되던 '사우디 변수'가 사라진 셈.
풋볼 런던도 "MLS는 모든 면에서 손흥민에게 적합할 수 있다. 그에게 인터 마이애미에서 리오넬 메시와 함께 스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해 줄 것이다. 또한 LA는 미국에서 가장 많은 한인 인구를 보유하고 있다"라며 미국행에 힘을 실었다. 1년 뒤 미국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이 열린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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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손흥민의 거취가 완전히 결정되려면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그는 홍콩과 한국에서 열리는 프리시즌 아시아 투어까지는 동행이 기정사실에 가깝기 때문. 손흥민은 26일 루턴 타운과 친선경기를 마친 뒤 홍콩으로 출국하며 다음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르는 뉴캐슬과 경기에서 한국 팬들과 만날 예정이다.
영국 '텔레그레프' 등에 따르면 토트넘은 손흥민이 투어에 불참할 시 최대 75%의 수익을 잃게 된다. 경기에 출전하지 않을 시에도 50%에 달하는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가디언은 "33세 손흥민이 뉴캐슬전에서 출전하지 않는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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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 감독과 면담을 통해 미래를 그려나갈 손흥민. 풋볼 런던은 내달 14일 열리는 토트넘과 파리 생제르맹(PSG)의 UEFA 슈퍼컵 경기가 열릴 때면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UEFA 슈퍼컵은 UEL 우승팀과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의 맞대결로 손흥민과 이강인의 '코리안 더비' 성사 가능성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풋볼 런던은 "손흥민은 PSG와 슈퍼컵 경기에서 트로피를 거머쥘 수도 있다. 그때쯤이면 그의 미래를 더 명확하게 알 수 있을 거다. 프랭크는 2023년 시즌 개막을 며칠 앞두고 케인이 떠났던 일이 반복되길 피하고 싶어 한다"라며 "궁극적으로 손흥민이 결정해야 한다. 그는 10년 동안 토트넘에 모든 것을 바쳤고, 현대 축구 역사상 클럽에서 가장 보기 드문 업적인 트로피를 차지하며 그 10년을 마무리했다. 손흥민은 어떤 상황에서든 전설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