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손흥민(33, 토트넘 홋스퍼)이 혹평을 피하지 못했다. 팬들도 그가 10년의 헌신 끝에 아름답게 떠나갈 때라고 여기고 있다.
토트넘은 26일(한국시간) 영국 토트넘 클럽 하우스 홋스퍼 웨이에서 열린 프리시즌 친선 경기에서 잉글랜드 리그1(3부리그) 위컴 원더러스와 2-2로 비겼다.
토트넘은 4-3-3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손흥민-히샬리송-윌손 오도베르가 최전방에 자리했고 파페 사르-루카스 베리발-로드리고 벤탄쿠르가 중원에 섰다. 벤 데이비스-크리스티안 로메로-루카 부슈코비치-페드로 포로가 포백을 꾸렸고 골문은 브랜든 오스틴이 지켰다.
선제골은 토트넘의 몫이었다. 전반 14분 오도베르가 박스 정면에서 중거리 슈팅을 날렸고, 골키퍼 맞고 튀어나온 공을 사르가 달려들어 밀어넣었다. 위컴이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전반 32분 오스틴이 주니어 키티르나의 슈팅을 어이없게 놓치면서 동점골을 허용했다.
흔들린 토트넘은 위컴에 역전까지 허용했다. 후반 5분 키티르나에게 다시 실점한 것. 하지만 후반 20분 사르의 멀티골로 다시 균형을 맞추며 패배를 면했다. 토트넘은 후반 30분 8명을 한 번에 교체하며 실험에 나섰고, 2-2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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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부진했다. 그는 왼쪽 측면과 최전방을 오가며 약 75분을 소화했지만, 슈팅 3회와 패스 성공률 93%(26/28), 기회 창출 1회, 상대 박스 내 터치 7회, 드리블 성공 1회, 공격 지역 패스 2회 등에 그쳤다.
"터치가 녹슬었다"라고 지적받았던 지난 레딩전과 마찬가지로 존재감이 부족했다. '토트넘 뉴스'는 손흥민에게 평점 4점을 매겼다. 이는 황당한 실수로 실점한 골키퍼 오스틴과 같은 점수.
매체는 "손흥민은 위컴전에서도 부족했다. 물론, 후반전 몇 차례 번뜩이는 장면을 보여주긴 했다. 특히 왼쪽 측면 돌파 후 팀의 동점골 기회를 만드는 등 인상적인 장면도 있었다"라며 "전체적으로는 존재감이 없었다. 전반엔 측면에서 상대 수비를 좀처럼 벗겨내지 못하며 사실상 보이지 않는 수준이었다. 레딩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실망스러운 활약"이라고 비판했다.
자연스레 이적설도 더욱 불타오르게 됐다. 토트넘 뉴스는 "이는 이적설에 다시 불을 지폈다. 실제로 손흥민은 현재 여러 구단들의 관심을 받고 있으며, 이번 여름 토트넘을 떠날 가능성도 존재한다"라며 "이번 경기 역시 손흥민의 마음이 현재 '홋스퍼 웨이'에 있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번 드러낸 경기였다. 이제 토트넘에서 10년을 보낸 뒤 작별할 시점에 다다른 것일지도 모른다"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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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팬들도 비슷한 생각이었다. 영국 'TBR 풋볼'은 "손흥민을 향한 로스엔젤레스(LA)FC의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팬들이 그의 위컴전 활약에 대한 평결을 내렸다"라며 "토트넘 팬들은 손흥민이 팔릴 때라고 생각한다. 만 33세인 그의 전성기가 지났다는 점은 분명하다"라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한 팬은 "왼쪽 수비수와 스트라이커가 필요하다. 쏘니는 이제 떠날 시간이다"라고 적었고, 다른 팬은 "난 손흥민을 사랑하고 언제나 그럴 거다. 하지만 시간은 흐른다. 당신은 토트넘을 완성했고, 트로피를 들 때까지 팀을 지킨 점에 대해 언제나 감사할 거다. 그러나 이제는 가야 할 때다"라며 안타까워했다.
이외에도 손흥민과 히샬리송을 판매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또 다른 팬은 "증오는 없다. 특히 손흥민에 대해선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이젠 앞으로 나아갈 때"라며 변화를 촉구했다. "손흥민은 정상에서 떠날 자격이 있다. 한 시즌 더 머무르면 그의 유산이 손상될 것"이라는 반응도 있었다.
TBR 풋볼은 "손흥민은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7골에 그쳤다. 이는 토트넘 데뷔 시즌(13경기 선발) 이후 최악의 기록이다. 토트넘 팬들은 다가오는 시즌 그에게 더 나은 성적을 기대하는 대신 클럽의 전설인 그를 매각하길 요구하고 있다"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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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은 손흥민의 의사에 따를 계획으로 알려졌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진출과 토트넘 잔류 중 선택해야 하는 손흥민이다. 그는 최근 LAFC의 뜨거운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손흥민 MLS 클럽의 충격적인 영입 타깃으로 떠올랐다. LAFC가 토트넘 주장 손흥민을 원하고 있으며 토트넘은 그가 떠나고 싶어 한다면 막지 않을 거다.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LAFC는 이미 손흥민 측과 접촉해 영입 의사를 전달했다. 구체적인 이적료 규모도 공개됐다. 데일리 메일은 "LAFC는 1500만 파운드(약 279억 원)에서 2000만 파운드(약 372억 원) 규모의 계약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이 협상에 임하도록 유혹하기에 충분한 금액이 될 수 있다"라고 전했다.
당초 언급되던 사우디아라비아행 가능성은 사실상 배제됐다. '가디언'은 "손흥민이 합류할 수 있는 무대 중 하나로 보였던 사우디는 현재 그에게 관심이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라고 밝혔다. 데일리 메일도 "올여름 사우디 클럽들은 손흥민에게 확실한 관심을 보이진 않았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