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이 손흥민(33)을 판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수천만 명에 달하는 한국 팬들의 이탈도 양민혁(19)의 존재가 어느 정도 막아줄 수 있을 거란 계산이다.
영국 '풋볼 인사이더'는 27일(한국시간)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은 전성기가 끝난 손흥민의 미래가 불투명해짐에 따라 그의 미래를 어떻게 이끌어갈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한국 시청자 감소는 단기적으로 토트넘 수익에 타격을 줄 수 있지만, 양민혁이라는 또 다른 한국의 빛나는 재능이 있다"라고 보도했다.
손흥민은 토트넘의 '리빙 레전드'다. 그는 2015년부터 토트넘을 쭉 지켜오면서 통산 454경기 173골 101도움을 터트렸다. 이는 구단 역사상 최다 득점 5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프리미어리그에서만 333경기 127골 77도움을 올리며 월드클래스 반열에 오른 손흥민이다.
풋볼 인사이더도 "한국 축구의 아이콘 손흥민은 토트넘을 대표하는 이름 중 하나다. 7번을 달고 뛰는 그는 북런던에서 10시즌 동안 활약하며 엄청난 명성을 쌓았다. 가장 중요한 건 손흥민이 클럽 역대 최다 득점자 해리 케인도 결코 할 수 없었던 유로파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사진]OSEN DB.
다만 손흥민은 올여름 커리어의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그는 10년을 토트넘에서만 뛰어온 전설이지만, 이제 계약 기간이 1년밖에 남지 않았다. 영국 '타임즈'에 따르면 토트넘은 손흥민의 상업적 가치를 높이 평가해 재계약을 제안했지만, 손흥민 측에서 거절했다. 이 때문에 올해 초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하는 데 그쳤다.
이적이냐 잔류냐는 손흥민이 선택할 몫이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의사에 따를 계획으로 알려졌다. 가장 유력한 행선지는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다. 그는 최근 로스엔젤레스(LA)FC의 뜨거운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데일리 메일은 "손흥민 MLS 클럽의 충격적인 영입 타깃으로 떠올랐다. LAFC가 토트넘 주장 손흥민을 원하고 있으며 토트넘은 그가 떠나고 싶어 한다면 막지 않을 거다.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LAFC는 이미 손흥민 측과 접촉해 영입 의사를 전달했다. 구체적인 이적료 규모도 공개됐다. 데일리 메일은 "LAFC는 1500만 파운드(약 279억 원)에서 2000만 파운드(약 372억 원) 규모의 계약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이 협상에 임하도록 유혹하기에 충분한 금액이 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사진]OSEN DB.
하지만 토트넘으로선 손흥민이 자랑하는 막대한 마케팅 가치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 그의 가치는 실력만이 아니다. 손흥민은 한국을 넘어 아시아 최고의 축구 스타로서 엄청난 마케팅 효과를 지니고 있다.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그는 전 세계, 특히 아시아에서 토트넘 브랜드에 매우 중요한 재정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실제로 'AIA' 조사에 따르면 많은 한국 팬들이 손흥민 때문에 토트넘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게다가 한국인 중 무려 1200만 명이 토트넘을 가장 좋아하는 팀으로 뽑았다.
이 때문에 손흥민이 떠날 시 팬층 수익 손실은 '시즌당 4000만 파운드(약 744억 원)에서 6000만 파운드(약 1116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웬만한 A급 선수를 충분히 영입할 수 있는 금액이다.
풋볼 인사이더는 "만 33세에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마지막 시즌을 앞두고 여러 선택지를 고려할 거다. 하지만 이를 가장 관심 있게 바라보는 사람들은 토트넘 팬이 아니라 그를 개인적으로 응원하는 수천만 명의 한국 팬들일지도 모른다"라고 전했다.
[사진]OSEN DB.
[사진]OSEN DB.
그럼에도 풋볼 인사이더는 토트넘이 손흥민을 매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손흥민은 구단에 헌신한 선수였지만, 30대에 접어들면서 그의 가치는 계속 하락하고 있다. 한국의 시청자 감소는 단기적으로 토트넘의 수익에 타격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양민혁이라는 또 다른 한국의 빛나는 재능이 있다"라고 짚었다.
양민혁은 지난 시즌 강원FC 유니폼을 입고 38경기에서 12골 6도움을 기록하며 K리그1 베스트 11과 영플레이어상을 휩쓸었다. 그런 뒤 지난해 12월 시즌을 마치자마자 토트넘에 공식 입단했다. 다만 토트넘에선 당장 출전 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웠고,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퀸즈 파크 레인저스(QPR)로 임대를 떠났다.
풋볼 인사이더는 "19세 양민혁은 지난 시즌 후반기 QPR에 임대되어 14경기 2골 1도움을 기록했다. 손흥민의 이적은 '미래의 아시아 호랑이'가 성장하고 결국 국가대표팀에 자리 잡는 길을 열어줄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끝으로 매체는 "토트넘 주장 손흥민은 커리어 황혼기에 접어들면서 하위 리그로의 이적을 현명한 선택으로 여길 수 있다. 특히 토마스 프랭크 감독이 보유한 공격진의 풍부한 재능을 고려하면 LAFC 이적설은 터무니없는 소문이 아니다"라며 "상당한 이적료를 남겨준다면 하락세가 시작된 손흥민이 구단에 줄 수 있는 적절한 이별 선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