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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린 영점’ 상대 더그아웃 향해 90도 허리 숙인 김서현… 부활한 ‘대전 예수’ 붙잡고 구원 요청 [최규한의 plog]

OSEN

2025.07.27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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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대전, 최규한 기자] 한화 클로저 김서현이 흔들리는 영점에 '대전 예수' 라이언 와이스를 만나 조언을 구하고 있다. 2025.07.26 / dreamer@osen.co.kr

[OSEN=대전, 최규한 기자] 한화 클로저 김서현이 흔들리는 영점에 '대전 예수' 라이언 와이스를 만나 조언을 구하고 있다. 2025.07.26 / [email protected]


[OSEN=대전, 최규한 기자] 영점이 흔들리며 연거푸 상대 타자들의 진땀을 뺀 한화 마무리 김서현(21)이 ‘대전 예수’ 라이언 와이스(29)를 붙잡고 조언을 구했다.

지난 25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SSG과의 경기에서 4-0 리드 속 한화 클로저 김서현이 9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SSG 기예르모 에레디아에게 중전 안타를 내준 김서현. 다음 타자 고명준에게 던진 슬라이더가 폭투가 되어 주자 에레디아는 2루로 향했다. 김서현이 흔들리는 것을 직감한 포수 최재훈은 마운드를 방문해 김서현을 다독였다. 하지만 3구째 152km 직구가 고명준의 몸쪽 깊이 향했다. 고명준은 빠르게 피했지만 거둬들이는 배트에 공이 맞았다. 배트에 맞지 않았다면 몸 맞는 공이 될 뻔한 상황. 고명준을 4구째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이끈 김서현은 다음 타석에 등장한 안상현에게 또다시 몸쪽 깊은 공을 던졌다. 놀란 안상현은 공을 피하며 쓰러졌고, 포수 최재훈 배터리는 미안함을 전하며 그의 유니폼에 묻은 흙을 털어줬다.

25일 경기에서 제구가 흔들리자 손끝을 살피는 한화 김서현.

25일 경기에서 제구가 흔들리자 손끝을 살피는 한화 김서현.


김서현의 몸쪽 빠른 공에 놀라 쓰러진 SSG 안상현과 그의 유니폼에 묻은 흙을 털며 미안함을 전하는 한화 포수 최재훈.

김서현의 몸쪽 빠른 공에 놀라 쓰러진 SSG 안상현과 그의 유니폼에 묻은 흙을 털며 미안함을 전하는 한화 포수 최재훈.


경기를 마치고 SSG 더그아웃을 향해 미안함을 전하는 한화 포수 최재훈.

경기를 마치고 SSG 더그아웃을 향해 미안함을 전하는 한화 포수 최재훈.


결국 안상현의 뜬공 타구가 좌익수 문현빈 글러브에 들어가며 김서현은 실점없이 경기를 마무지었다. 그 순간 팀 승리와 경기를 지켜낸 기쁨도 마다한 김서현은 모자를 벗고 90도 허리를 숙여 SSG 더그아웃을 향해 미안함을 전했다. 경기를 지켜낸 마지막 투수가 상대 팀을 향해 사과의 뜻을 전하는 이례적인 광경이었다.

김서현의 공을 받은 최재훈도 같은 마음이었다. SSG 더그아웃을 향해 사과의 뜻을 전한 그는 김서현과 승리 세리머니를 하는 둥 마는 둥 하더니 머리를 툭툭 치며 험난한 9회를 마친 김서현을 달랬다. 

1이닝 무실점, 팀 승리에도 영점이 흔들려 상대 타자들의 혼을 뺀 김서현의 마음은 다음날 까지도 무거웠나보다. 26일 경기를 앞두고 불볕더위 속 외야에서 훈련을 마친 김서현은 전날 경기에서 7이닝 무실점 부활투를 펼친 팀 외국인 투수 동료 라이언 와이스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마운드에서 만났다. 

전날 승리 투수와 경기를 마무리지은 투수가 다음 날 다시 마운드에 함께 선 이례적인 상황.

전날 승리 투수와 경기를 마무리지은 투수가 다음 날 다시 마운드에 함께 선 이례적인 상황.


김서현에게 조언을 전한 '대전 예수' 라이언 와이스. 함께 세리머니를 펼치며 응원과 격려를.

김서현에게 조언을 전한 '대전 예수' 라이언 와이스. 함께 세리머니를 펼치며 응원과 격려를.


전날 승리투수와 경기를 마무리지은 투수가 다음 날 훈련 때 마운드에 함께 선 모습도 이례적인 광경. 김서현은 통역과 함께 와이스를 붙잡고 질문을 이어갔다. 한눈에 봐도 전날 경기에서 흔들린 영점을 교정하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와이스 또한 도움을 요청한 김서현을 마다하지 않았다.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뻘뻘 나는 더위에도 와이스는 김서현의 질문에 답을 이어갔다. 대화를 마친 와이스는 마운드에서 김서현과 그의 트레이드 마크 세이브 세리머니를 펼치며 용기와 응원을 보냈다. 와이스가 그라운드를 빠져나간 뒤 홀로 남은 김서현. 그는 공 없이 이미지 트레이닝 속 마운드에서 투구를 펼쳤다. 영점을 수정하려는 간절함을 담아.

영점 조정의 간절함 속 공 없이 마운드에서 투구를 펼치는 김서현.

영점 조정의 간절함 속 공 없이 마운드에서 투구를 펼치는 김서현.


26일 경기에서 하루 쉬어간 김서현. 오늘(27일) 접전 상황이 되면 김서현은 다시 뚜벅뚜벅 라이언 와이스에게 조언을 구한 대전 마운드로 향할 것이다. ‘대전 예수’에게 구원을 요청한 그가 빛을 얻었을 지 관심이 모인다. / [email protected]


최규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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