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지난 25일 김 여사의 오빠 김진우(55)씨의 장모의 집에서 반클리프 앤 아펠(Van cleef & Arpels) 목걸이를 발견했다. 목걸이 논란이 처음 제기된 지 3년 만에 목걸이의 실체가 처음 드러난 것이다. 김 여사는 2022년 6월 29일(현지시간) 윤석열 전 대통령과 첫 해외 순방인 스페인 마드리드 나토(NATO) 정상회의에서 참석해 현지 스페인 동포 만찬 간담회 자리에서 해당 목걸이를 착용했다.
김 여사는 당시 순방에서 반클리프 목걸이 외에도 까르띠에(cartier) 팔찌와 티파니(Tiffany) 브로치 등 장신구를 착용했는데, 각각 6200만원, 1500만원, 2610만원 상당의 고가품이었다. 공직자윤리법 4조(등록대상재산)는 본인과 배우자 등 등록의무자는 소유한 품목당 500만원이 넘는 보석류를 등록·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윤 전 대통령은 대선 과정이나 취임 이후 귀금속을 신고한 바 없다. 지난 25일 관보에도 김 여사 소유의 경기 양평 땅 12필지와 서울 서초 아크로비스타, 예금(합계 57억4224만9000원) 등 79억9115만1천원을 신고했다.
순방 이후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에서 이 문제를 제기하자 윤재순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 해명에 나섰다. 2022년 8월 30일 국회 운영위원회 대통령실 결산심사에서 전 의원의 의혹 제기에 윤 전 비서관은 “장신구 3점 중 2점은 지인에게 빌렸고, 1점은 소상공인에게 구매한 것으로 금액이 신고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따로 전 의원에 설명했다고 한다.
당시 대통령실 최초 해명은 “현지에서 빌리고 한 거라 재산 신고에서 누락된 것은 아니다”고 했지만 “2점은 지인에게 빌리고 1점은 구매한 것”이라고 바뀌었다고 한다. 당시에도 대통령실은 빌려준 지인이 누구인지, 구매한 한 점의 계약서가 존재하는지 등은 밝히지 않았다.
이에 민주당 법률위원회는 2022년 9월 재산 신고 누락을 이유로 윤 전 대통령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김 여사 측은 지난 5월 서울중앙지검에 목걸이 등과 관련 서면 진술서를 제출했다. 진술서엔 “(지인에게 빌렸다는) 대통령실 해명이 일부 사실과 다르고 그런 해명을 전달한 적 없다. 모조품이어서 어디있는지 모른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그런데 특검팀이 최근 이 사건을 이첩받아 지난 25일 김 여사 일가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 반클리프 목걸이 실물이 사돈집인 오빠의 장모 자택에서 발견된 것이다. 그제야 김 여사 측은 목걸이에 대해 “모조품이고 김 여사가 직접 구매했으며 500만원이 안 돼서 재산신고에 넣지 않았다”고 밝혔다. 당초 “현지에서 빌렸다”, “지인에게 빌렸다”는 대통령실 해명을 목걸이가 압수물이 된 뒤에야 완전히 뒤집은 셈이다. 또한 설사 모조품이란 해명이 진실이라고 해도 정상 순방 공식 행사에 명품 짝퉁 목걸이를 착용한 건 국가적, 외교적 논란의 소지를 낳을 수 있다.
압수된 목걸이는 반클리프 매장에서 구매한 것처럼 포장돼있었으나 보증서나 시리얼 넘버(고유식별번호)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이유로 김 여사 측은 목걸이가 모조품이란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모조품을 착용한 이유에 대해선 “다른 영부인들이 다 착용하는데, 안 할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특검팀은 해당 목걸이에 대한 진품 감정을 통해 윤 전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재산 누락을 숨기고 증거를 인멸한 것인지 등을 추적하고 있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25일 김 여사와 코바나컨텐츠 시절부터 당선 이후 대통령실까지 함께 한 유경옥 전 행정관과 정지원 전 행정관을 불러 의혹 전반을 추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