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 명태균씨를 처음 소개한 것으로 알려진 함성득 교수를 지난 25일 조사한 데 이어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을 27일 소환했다. 윤 의원은 2022년 6월 김영선 전 의원 보궐선거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 함 교수와 명태균씨 사이 문자에도 등장한 바 있다.
김건희 특검팀은 27일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국민의힘 공천개입 의혹에 가담해 당의 정당한 공천 업무를 방해한 혐의다. 윤 의원은 2022년 6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경남 창원 의창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당시 공천관리위원장이었다.
윤 의원은 이날 오전 특검에 출석하며 취재진에 “조사에 진지하게 또 진실되게 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답했다. ‘윤 전 대통령에게 김영선 전 의원을 공천해야 한다고 직접 연락했나’라는 질문에는 “그런 건 제가 (특검에) 가서 말씀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소환은 특검이 지난 25일 윤 전 대통령의 서울 서초동 자택인 아크로비스타 이웃사촌으로 알려진 함성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을 참고인 조사한 지 이틀만이다.
함 교수는 윤 전 대통령 부부를 소개하고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전화통화·문자를 주고받은 인물이다. 특검은 명씨가 2022년 4월 28일 함 교수에게 보낸 문자를 확보했는데, 이 문자 속에 윤 의원이 등장한다.
이날 문자에서 명씨는 함 교수에게 “형수(김 여사 추정)에게 보낸 문자”라며 자신이 보낸 메시지를 공유한다. 메시지에는 “사모님, 창원시 의창구 출마한 김영선 의원을 지켜달라. 대통령님과 사모님의 충복이 되겠다”는 등 김 의원의 공천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명씨는 또 “공관위원장으로 윤상현 의원을 이준석 대표에게 추천한 사람이 바로 저 명태균이다. 김영선 의원을 도와주겠다고 몇번이나 해 놓고 위원장에 앉자마자 윤 의원이 얼굴을 확 바꾸니 황망하다”며 “김영선만 도와달라는 게 제 요구조건이었다. 사모님 도와달라”고 적었다.
함 교수는 이같은 명씨 문자에 “알겠어요”라고 답했고, 이어 “윤상현에게 김영선 문제로 (이준석) 대표가 전화했음”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후 김 전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의 취임식 당일인 2022년 5월 10일 경남 창원·의창 지역구에 국민의힘 후보로 전략공천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명태균씨의 통화 녹취록에도 윤상현 의원이 언급됐다. 앞서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공천 발표 전날인 2022년 5월 9일 명씨에게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김영선이를 좀 해주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며 “상현이한테 내가 한번 더 이야기할게. 걔가 공관위원장이니까”라고 말했다.
함 교수는 대선 전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명씨가 처음 만나는 과정에도 등장한다. 명씨 측에 따르면 김영선 전 의원이 2021년 6월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명씨를 “김종인과 이준석 둘을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추천하자 윤 전 대통령 부부는 이웃인 함 교수에게 먼저 명씨를 만나보라고 했다. 이에 함 교수가 명씨를 먼저 만난 뒤 이틀 뒤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직접 안내했다고 한다.
윤 전 대통령 부부는 명씨로부터 총 81회의 대선 여론조사를 제공받은 뒤 대가로 김 전 의원의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특가법상 뇌물 및 업무방해)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