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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듀오의 존재감'… 배준호는 센스로 - 황희찬은 투지로 골맛 봤다.

OSEN

2025.07.27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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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인환 기자] 국가대표 태극마크를 달고도, 소속팀에서의 생존 경쟁은 냉정하다. 배준호(22, 스토크 시티)와 황희찬(29, 울버햄튼)이 나란히 골을 터뜨리며 소속팀 감독에게 강한 메시지를 남겼다.

26일(한국시간) 영국 스토크온트렌트에 위치한 베트365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스토크 시티와 울버햄튼 원더러스의 프리시즌 친선전. 이날 경기는 스코어는 1-1 무승부였지만, 득점자 두 명 모두가 한국인이었다는 점에서 유난히 의미 깊었다.

전반 주인공은 배준호였다. 경기 내내 끊임없는 움직임과 패싱 감각으로 상대 수비를 흔들던 그는 전반 43분 기회를 잡았다. 코너킥 세트피스 상황에서 흘러나온 볼을 만호프가 터닝 슈팅으로 연결했고, 공이 어정쩡하게 골문 앞에 떨어지는 순간—배준호는 지체 없이 감각적인 힐킥으로 마무리했다.

공간과 타이밍을 동시에 읽어낸 결정적인 한 방. 지난 6월 A매치 2도움으로 존재감을 드러낸 그는, 이번엔 직접 마무리까지 책임지며 ‘물오른 감각’을 다시 입증했다.

하지만 ‘코리안 더비’는 끝내 성사되지 않았다. 후반 15분, 배준호가 교체되자마자 황희찬이 울버햄튼 벤치를 박차고 나섰다. 프리시즌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과정 속, 황희찬에게도 반등이 필요했다. 지난 시즌 반복된 부상으로 리듬을 잃었던 그에게 이번 프리시즌은 단순한 몸풀기가 아니었다.

황희찬은 왼쪽 윙어로 나서자마자 날카로운 움직임으로 스토크 수비를 흔들었다. 결국 후반 28분, 박스 안에서 수비수의 거친 태클을 유도하며 페널티 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직접 나선 황희찬은 첫 슈팅을 상대 골키퍼에게 막혔지만, 튀어나온 공을 재차 침착하게 밀어 넣으며 동점골을 완성했다. 단순한 PK 득점이 아니었다. 집중력과 투지, 그리고 골에 대한 집착이 만들어낸 장면이었다.

이날 경기는 결과보다 내용이 중요했다. 배준호는 어린 나이에도 잉글리시 챔피언십 팀의 주축 자원으로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고, 황희찬은 프리미어리그 팀에서 공격 자원으로서 여전히 날카로운 무기임을 증명했다.

무엇보다 두 선수 모두 소속팀 감독에게 "나는 준비돼 있다"는 시그널을 분명하게 보냈다. 국가대표팀 입장에서도 희소식이다.

새로운 감독 체제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소속팀 활약이 필수. 그런 의미에서 이날 두 선수의 골은 단순한 프리시즌 ‘연습’이 아니었다.

배준호는 아직 젊지만, 점점 유럽 무대에 적응해가고 있고, 황희찬은 다시 자신의 ‘최고폼’을 되찾기 위한 싸움에 들어섰다. 이들이 계속해서 소속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대한민국 대표팀에도 긍정적인 파급 효과는 이어질 수밖에 없다.

지금은 프리시즌이지만, 그 안에서 한국 선수들의 진심은 이미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email protected]


이인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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