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수원월드컵경기장, 고성환 기자] 4전 5기의 꿈도 실패로 끝났다. 수원 삼성이 이번에도 서울 이랜드의 벽을 넘지 못하며 6경기 만에 패배를 떠안았다.
수원 삼성은 27일 오후 7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5 22라운드 홈 경기에서 서울 이랜드에 0-2로 완패했다. 18경기 만의 무득점이자 올 시즌 이랜드 상대 2패째다.
이로써 수원은 5경기 무패 행진(4승 1무)을 마감하며 4연승 도전에 실패했다. 같은 시각 안산을 꺾은 1위 인천 유나이티드(승점 54)와 격차도 10점으로 벌어졌다. 수원(승점 44)은 리그 기준 '4전 4패'였던 이랜드 징크스를 깨고 우승 경쟁에 불을 붙이겠다는 각오였지만, 이랜드와 상대 전적 5전 5패가 되고 말았다.
반면 이랜드는 무려 9경기 만에 승전고를 올리며 터닝 포인트를 마련했다. 무실점 경기 역시 9경기 만이다. 이랜드는 이날 경기 전까지 최근 8경기 3무 5패에 그치며 최악의 부진에 빠져있었지만, 어김없이 수원을 잡아내며 승점 33으로 5위 부산(승점 34)을 바짝 추격했다.
이랜드를 지휘하는 김도균 감독도 수원 상대 통산 13승 1무 3패를 기록하며 '천적 관계'를 더욱더 굳혔다. 변성환 수원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내겐 큰 의미 없다. 이미 지나간 일이고, 난 수원에 와서 징크스를 거의 다 깬 걸로 알고 있다. 그래서 부담은 별로 없다"라며 이랜드 상대 리그 첫 승리를 노렸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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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은 4-3-3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파울리뇨-김지현-세라핌, 이규성-강현묵-최영준, 이기제-레오-황석호-이건희, 양형모가 선발로 나섰다. 일류첸코가 퇴장 징계로 결장하면서 강현묵이 최전방과 2선을 오가며 김지현과 투톱처럼 뛰었다.
이랜드도 4-3-3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가브리엘-정재민-에울레르, 서재민-오스마르-백지웅, 배서준-김하준-곽윤호-김주환, 구성윤이 먼저 출격했다. 충북청주에서 새로 합류한 가브리엘이 곧바로 데뷔전을 치렀고, 베테랑 오스마르가 수비진 사이로 내려가면서 파이브백을 형성했다.
수원이 치명적인 실수로 선제 실점을 헌납했다. 전반 14분 양형모가 박스 부근에서 공 처리가 늦어지자 가브리엘이 적극적으로 달려들어 압박해 공을 끊어냈다. 튀어나온 공을 가브리엘이 슈팅으로 연결했고, 공은 양형모 손에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가브리엘의 이랜드 데뷔전 데뷔골이었다.
이랜드의 공세가 이어졌다. 전반 21분 배서준이 정재민, 에울레르와 좋은 연계 플레이 끝에 박스 안까지 파고들었지만, 슈팅하기 직전 골키퍼에게 걸렸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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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기치 못한 실점을 내준 수원은 수비 라인을 높이 끌어올리고 압박하며 동점골을 노렸다. 그러나 이랜드가 이를 잘 풀어내면서 더 위협적인 역습을 펼쳤다. 전반 24분 간결한 반대 전환 후 김주환이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을 날렸지만, 양형모에게 막혔다.
수원도 몇 차례 기회를 잡을 뻔 했으나 마무리가 아쉬웠다. 이기제의 프리킥 슈팅은 골대 옆으로 살짝 벗어났고, 세라핌의 헤더도 위로 뜨고 말았다. 전반은 이랜드가 1-0으로 앞선 채 끝났다.
득점이 필요한 수원 벤치가 먼저 움직였다. 변성환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강현묵을 빼고 박지원을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박지원이 왼쪽 측면을 책임졌고, 파울리뉴가 중앙으로 이동했다. 후반 9분엔 이민혁이 최영준을 대신해 경기장에 들어섰다.
부상 악재가 이랜드를 덮쳤다. 후반 11분 가브리엘이 공을 잡으러 질주한 뒤 갑작스레 허벅지 뒤쪽 근육을 붙잡고 쓰러졌다. 햄스트링 부근에 통증을 호소한 그는 더 이상 뛸 수 없다는 사인을 보냈고, 잠시 후 아이데일과 교체되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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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가 점수 차를 벌렸다. 후반 14분 서재민이 성큼성큼 전진한 뒤 박스 안으로 예리한 패스를 밀어넣었다. 정재민이 이를 침착하게 잘 잡아놓은 뒤 정확한 슈팅으로 골문 구석을 꿰뚫었다.
궁지에 몰린 수원이 총력전을 펼쳤다. 변성환 감독은 경기 전 예고했던 대로 세라핌을 대신해 'FC서울 임대생' 강성진을 투입했고, 돌아온 김민우를 이기제와 교체했다. 이랜드는 백지웅과 에울레르를 불러들이고 서진석, 박경배를 넣으며 맞섰다.
수원이 만회골을 넣는가 싶었지만, 오프사이드로 취소됐다. 후반 27분 파울리뇨가 골키퍼를 향한 이랜드의 헤더 백패스 실수를 놓지치 않고 골망을 흔들었다. 그러나 이미 부심의 깃발이 올라간 뒤였다.
양 팀은 나란히 교체 카드 5장을 모두 활용하며 온 힘을 쏟아냈다. 수원은 마지막까지 추격골을 넣기 위해 두드려봤지만, 결실을 얻지 못했다. 경기 막판 레오의 슈팅은 구성윤에게 막혔고, 이민혁이 세컨볼을 밀어넣었으나 오프사이드였다. 경기는 그대로 막을 내리면서 이랜드가 상대 전적 5전 5승을 만들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