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이딴 팀에 왜 돈을 줘?” 팬들 분노 폭발에 중국 축구가 돈줄까지 잃을 위기다. ‘
중국 포털 ‘소후닷컴’은 26일(한국시간) “보이콧을 받는 것은 중국 기업인가, 아니면 중국 축구의 미래인가”라는 의미심장한 제목의 칼럼을 실었다.
내용은 충격 그 자체다. 중국 축구 대표팀이 최근 동아시안컵 3위라는 참담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대형 스폰서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중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대표팀은 자국 자동차 기업 BYD와 무려 5년간 총액 7500만 달러(약 1000억 원)에 달하는 초대형 스폰서십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침체일로에 놓인 대표팀에 대한 믿기 힘든 투자였지만, 팬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실력도 없는 팀에 왜 저렇게 많은 돈을 쓰느냐”라는 팬들의 분노가 들불처럼 번졌다.
BYD가 단순히 대표팀만 후원한 것도 아니었다. 인터밀란과의 협업을 포함해 유로 대회 등 다양한 국제 대회를 후원하며 글로벌 스포츠 마케팅을 확대해온 BYD였다.
하지만 정작 자국 내 팬들에게는 ‘매국기업’ 취급을 받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졌다.
일부 팬들은 “망해가는 대표팀 후원하는 기업 다 보이콧하자” “국가대표는 스폰서받을 자격도 없다”며 개인 SNS를 통해 격렬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여론은 삽시간에 격화됐고, 온라인상에는 ‘BYD 불매’라는 해시태그까지 등장했다.
팬들의 감정은 이해할 수 있다. 이번 동아시안컵에서 중국은 한국과 일본에 줄줄이 대패했다. 전력 격차는 둘째치고, 경기 내용조차 처참했다.
심지어 홍콩을 상대로도 고전하며 팬들의 분노를 자초했다. 이처럼 답답한 상황에서 천문학적 금액의 스폰서 소식이 전해졌으니, 팬 입장에서는 분노가 솟구칠 수밖에 없었다.
소후는 “이번 스폰서 계약은 중국 대표팀 미래 사업 전망에 오히려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 팬들이 감정적으로 폭발하며 불매 운동에 나선다면, 중국 축구 전체가 신뢰 위기를 견디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표팀의 해외 진출을 돕겠다는 명분도 오히려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지금 실력으로 해외 나가면 중국축구 흑역사나 더 쌓는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BYD가 유망주를 지원해봤자 결과가 달라지겠냐는 냉소가 넘친다.
중국축구협회는 겉으로는 돈 걱정이 없어진 듯 보이지만, 내부는 들끓고 있다. 지금 팬심을 잃으면, 아무리 스폰서가 많아도 무의미하다.
축구는 결국 팬이 있어야 존재하는 스포츠다. 스폰서를 잡았지만, 팬을 잃을 위기에 놓인 중국 축구. ‘돈으로 덮을 수 없는 위기’가 진짜 시작된 것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