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우충원 기자] 토트넘이 프리시즌 두 번째 무승부를 기록했다. 공격 전개가 매끄럽지 못했던 가운데 교체 투입된 양민혁이 짧은 출전 시간 동안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며 현지 팬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냈다.
토트넘은 26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루턴 케닐워스 로드에서 열린 루턴타운과의 프리시즌 친선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했다. 같은 날 훈련장 홋스퍼 웨이에서 열린 위컴 원더러스전과 달리 이 경기는 유망주들에게 기회가 주어졌다. 손흥민은 위컴전에 선발 출전했고, 양민혁은 루턴전에서 벤치를 지키다 후반 33분 교체 투입돼 비공식 데뷔전을 치렀다.
지난해 7월 토트넘과 계약 후 12월 영국으로 건너간 양민혁은 약 반년 만에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출전했다. 토트넘은 이날 4-2-3-1 전형으로 나섰으며, 마티스 텔이 최전방을 맡았고 브레넌 존슨, 모하메드 쿠두스, 마이키 무어가 2선에서 공격을 지원했다. 벤치에는 양민혁과 제이미 돈리, 윌 랭크셔, 알피 디바인 등이 대기했다.
토트넘은 경기 내내 주도권을 잡지 못했다. 쿠두스와 텔의 연계가 기대만큼 살아나지 않았고 루턴의 날카로운 역습에 수차례 위기를 맞았다. 비카리오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실점 가능성도 있었다. 후반에도 공격 전개는 답답했고 결국 득점 없이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양민혁은 교체 투입 직후 빠른 스피드와 끈질긴 활동량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후반 41분 코너킥 수비 이후 상대가 걷어내지 못한 공을 빼앗아 역습을 전개했고, 후반 43분에는 날카로운 침투 패스로 동료에게 기회를 만들어냈다. 1분 뒤에도 강한 압박으로 상대 수비의 실수를 유도하며 공격 전환의 출발점 역할을 했다.
축구 통계업체 폿몹에 따르면 양민혁은 13분 동안 12회 터치, 패스 성공률 83%(5/6), 경합 성공 2회, 수비 행동 3회, 태클 성공률 100%(2/2)를 기록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수비와 공격 양면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토트넘 공식 SNS에는 “양민혁이 있으면 손흥민이 덜 그리울 수도 있겠다”, “오늘 플레이는 전성기 손흥민을 연상시킨다. 그는 진정한 원더키드”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현지 팬들은 토트넘이 오랜만에 발견한 새로운 공격 자원으로 그를 주목하는 분위기다.
양민혁에게 이번 출전은 비공식 경기였지만 의미가 크다. 지난해 K리그 강원FC에서 영플레이어상과 MVP 후보에 오르며 주목받았던 그는 토트넘 합류 이후 기회를 잡지 못했고 지난 1월 QPR로 임대돼 잉글랜드 챔피언십에서 14경기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경험을 쌓았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떠나고 토마스 프랭크 감독이 부임하며 리빌딩에 돌입한 토트넘은 프리시즌에서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있다. 프랭크 감독은 “유기적인 움직임은 부족했지만 긍정적인 장면들이 있었다”며 루턴전에서 가능성을 보인 선수들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양민혁에게도 본격적인 프리시즌 경쟁에 나설 기회가 열리고 있다. /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