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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공연·전시 보고 밥 먹고 잠도 자고…이곳은 ‘여행지’ 공항입니다

중앙일보

2025.07.2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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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은 여행의 시작과 끝을 책임지는 곳으로 누군가에게는 설렘과 기대감을 또 다른 이에게는 집으로 돌아오는 귀환의 공간으로 인식돼요.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들에게 공항은 한국의 첫인상이자 마지막으로 기억되죠. 이렇듯 공항은 단순한 비행장 이상을 넘어 경제부터 사회, 문화에 이르기까지 여러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곳으로 그 의미가 확장되고 있어요. 이에 여름방학과 휴가를 맞아 많은 인파가 몰리는 인천국제공항의 기능과 역할 그리고 세계 곳곳의 다양한 공항 등 공항과 관련한 여러 이야기를 3주에 걸쳐 연재합니다.

① ‘여행의 관문=공항’, 공식 벗어나는 공항의 다채로운 변신
② 공연·전시 보고 밥 먹고 잠도 자고…이곳은 ‘여행지’ 공항입니다
③사람·항공기 모두를 위해 AI·로봇 등 첨단기술과 만난 공항

제2여객터미널 1층과 3층에는 미디어 아트가 설치돼 있어 방문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사진은 3층 출국장 미디어 아트 전경.
"만약 공항에 도착해 출국을 앞두고 있는데 여권을 안 가져왔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김형전 해설사 질문에 "여행 못 가고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거 아니에요?" "생각만 해도 끔찍해요" "이렇게 넓은 공항에 그런 사람을 도와주는 공간이 있을 거 같아요" 등 저마다 의견을 냈습니다. "이번에 우리가 둘러볼 곳이 이런 아찔한 상황을 대비해 만든 공간이에요"라며 김 해설사가 소중 학생기자단을 이끈 곳은 2층 정부행정센터입니다. 정부행정센터는 출입국 관련 업무, 병무 민원, 유실물 관리 등 다양한 정부 행정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법무부 출입국과 외국인정책본부의 출입국서비스센터, 코트라 사무실 등이 모여 있었습니다.

제2여객터미널 2층에 있는 정부행정센터는 출입국 관련 업무, 병무 민원, 유실물 관리 등 다양한 정부 행정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정부행정센터를 찾은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설명하는 김형전 해설사.
"여권이 없을 경우 정부행정센터 내 외교부 영사민원서비스 창구에서 긴급 여권 발급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항공사 출입국 심사관의 협조를 받으면 돼요. 이렇게 발급받은 긴급 여권은 1회에 한해 유효하며, 귀국 후에는 일반 여권을 재발급받아야 하죠. 긴급 여권을 발급받아도 못 가는 지역이 있는데, 바로 하와이를 포함한 미국이에요. 이곳을 여행한다면 꼭 잊지 말고 여권을 챙겨야 합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다음으로 간 곳은 활주로·유도로·관제탑 등 공항의 필수요소를 한눈에 볼 수 있는 4층 전망대입니다. 탁 트인 활주로 풍경을 보고 감탄한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김 해설사는 “이륙과 착륙을 위해 만들어진 직사각형의 시설로, 항공기가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뜨고 내릴 수 있게 해주는 항공기의 도로와 같은 역할을 담당해요. 활주로의 개수와 위치, 방향은 항공기가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죠”라고 안내했어요.

그 설명처럼 활주로는 풍향과 풍속, 주변 지역의 조건, 항공교통량 등에 따라 달라져요. 활주로의 크기는 공항의 지형적 조건 등에 따라 폭 30·45·60m, 길이 1600m~4000m 사이이며 인천공항 제3활주로는 폭 60m, 길이 4000m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활주로로 알려졌습니다. 또 항공기의 지상주행 및 비행장의 각 지점을 이동할 수 있는 길을 '유도로'라고 하는데 유도로는 공항의 항공교통량을 고려해 항공기가 지상에서 신속하고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다고 해요.
고가람 학생기자가 여행 떠나기 전 설레는 여행객처럼 제2여객터미널 3층 출국장에 설치된 대형 전광판 앞에 섰다.

“인천공항의 활주로는 전 세계 항공사 조종사들 대상으로 실시한 운항서비스 만족도 조사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훌륭한 시설을 자랑해요. 이동지역 안전관리, 항공등화, 포장시설, 계기착륙 및 관제통신시설 등 운항서비스 5개 분야 22개 항목에 대해 평가한 결과 인천공항은 2017년 100점 만점에 86점을 획득해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을 제치고 1위를 기록한 바 있죠.”

활주로에 정차된 비행기를 본 박서현 학생기자는 “비행기 타이어는 언제 교체해요?”라고 물었죠. 이에 김 해설사는 “비행기 타이어는 이착륙마다 혹사당하기 때문에 비행 전 타이어 마모 점검을 꼼꼼히 해야 합니다. 타이어가 마모될수록 속도가 올라가지 않고 착륙할 때 브레이크가 잘 듣지 않기 때문에 타이어가 터질 수 있거든요. 그래서 비행 전 꼼꼼한 점검이 필요한데, 비행기 크기마다 교체 시기가 달라요. 크기가 작은 LCC 항공기의 경우 200회 정도 비행하면 타이어를 교체하는데 더 큰 항공기는 타이어 교체 주기가 더 빠르겠죠”라고 설명했어요.
활주로의 크기는 공항의 지형적 조건 등에 따라 폭 30·45·60m, 길이 1600m~4000m 사이이며 인천공항 제3활주로는 폭 60m, 길이 4000m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활주로로 알려졌다.

이어 한 번 비행할 때 사용하는 물의 양도 언급했죠. 국내선 중소형 비행기는 약 200~400L, 국제선 비행기는 약 500~1000L 정도 실린다고 해요. 비행기 내 화장실 물은 한번 내릴 때마다 200㎖ 사용하는데, 이는 물로만 내리는 게 아닌 진공흡인방식으로 내려보내기 때문에 적은 양으로도 가능한 거죠. 또 세면대 등에서 사용하는 물은 워터드레인 홀을 통해 배출하며 이때 시속 1000㎞ 가까운 속도로 비행하는 가운데 배출하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공중에서 분산돼 땅에 내릴 일은 없다고 합니다.

“이렇게 활주로가 넓고 비행기도 많은데 비행기끼리 사고가 안 나는 게 신기해요” 고가람 학생기자 말에 김 해설사는 “저기 높게 솟은 건물을 관제탑이라고 해요. 인천공항에는 인천관제탑·제1계류장관제탑·제2계류장관제탑까지 총 3개의 관제탑이 있죠. 관제탑 높이는 100m로, 대략 30층 건물 정도 된다고 합니다. 관제탑은 공항 내 항공기의 이착륙을 직접 통제하고, 항공기와 지상 차량 간 충돌 방지를 위한 감시와 통제 그리고 비행 정보 제공, 비상 상황 발생 시 지원하는 역할을 하죠. 이착륙 모든 과정을 실시간으로 지휘하기 때문에 ‘공항의 두뇌’라고도 하는데, 이런 업무를 맡은 사람을 항공교통관제사라고 불러요”라고 말했습니다.

제2여객터미널 4층 전망대에서는 활주로를 비롯해 관제탑, 비행기 등을 볼 수 있으며 인천국제공항 역사에관한 설명도 있다.
관제사는 단 몇 초 차이로 수십 대 항공기의 경로를 조정해야 하고, 기상 악화나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판단을 내려야 하므로 고충이 크다고 알려졌어요. 이들은 크게 활주로 외의 지역, 즉 유도로와 계류장을 담당하는 지상관제사 그리고 이륙 및 착륙 허가를 내리는 관제탑관제사 마지막으로 공항 반경 50~70km 이내에서 항공기가 안전하게 진입·이탈할 수 있도록 궤도를 조율하는 접근관제사로 나뉘어요. 신기한 점은 항공교통관제사는 공항 소속이 아닌 국토교통부 소속 공무원이라는 건데요. 이는 공항에 세계 각국의 항공기가 들어오는 탓에 관제상 사고가 발생하면 외교 문제로 발생할 수 있어 관제 업무는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고 합니다.

“인천공항에는 비행기를 위한 시설뿐만 아니라 승객을 위한 특별한 공간도 있나요?” 이현우 학생기자 질문에 김 해설사는 “비행기를 타기 전 편안하게 쉴 수 있는 냅존(Nap Zone)과 릴렉스존(Relax Zone)이 마련돼 있어요. 제1·2여객터미널 4층에서 이용할 수 있는데, 냅존에는 수면용 침대가 있어 비행기를 타기 전 잠시 눈을 붙일 수 있어요. 릴렉스존에는 편안한 의자와 충전기가 배치돼 비행기 탑승시각까지 기다리며 쉬고 싶을 때 많은 분이 이용하고 있죠. 일부 릴렉스존에서는 큰 유리창으로 비행기와 활주로 등도 볼 수도 있어 여행 전 설레는 기분을 느끼기에도 안성맞춤인 곳이랍니다”라고 소개했어요.
인천국제공항은 자연과 첨단기술이 조화를 이룬 친환경 공항으로 유명하다. 야외 정원엔 창경궁의 승재정을 재현한 정자가 방문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제1·2여객터미널 3층과 지하 1층에 있는 '외투 보관 서비스'는 겨울철 동남아 등 더운 나라로 장기간 여행 갈 때 무거운 외투를 맡길 수 있으니 겨울 여행 시 이용해볼 것을 추천했어요. 또 장시간 비행기를 타는 여행객을 위해 제1여객터미널 4층 면세지역 25번 및 29번 게이트 부근 그리고 제2여객터미널의 231번 게이트에 샤워실이 마련돼 있죠. 또 밤늦게 혹은 새벽 비행기를 탑승하는 승객이 이용하면 좋을 캡슐 호텔도 있고요.

"다른 나라에도 우리나라 인천공항만큼 좋은 공항이 있어요?" 서현 학생기자가 묻자 김 해설사는 “영국 컨설팅기업 '스카이트랙스'가 해마다 전 세계 575개 공항을 대상으로 '최고의 항공사'를 선정하는데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은 넓고 쾌적한 환경과 다양한 레저시설 등을 제공해 매년 1, 2위 자리를 지키고 있어요”라고 덧붙였죠.
동행취재=고가람(서울 송화초 4)·박서현(인천 중산초 5)·이현우(인천 중산초 4) 학생기자

하늘로 출발~ '별별 공항'을 소개합니다
구글 지도 캡처
가장 작은 공항: 후안초 E. 이라우스퀸 공항
카리브해 사바섬의 절벽 위에 있는 후안초 E. 이라우스퀸 공항의 활주로는 불과 400여m도 되지 않아 조종사들에게 극히 위험한 곳으로 알려져 있죠. 이 공항에 착륙할 수 있는 항공기는 프로펠러 방식의 경비행기뿐이며 상업용 항공기는 아예 착륙 불허죠. 활주로의 양쪽 끝 절벽에 있는 ‘X 표시’는 착륙하지 말라는 경고입니다.
이착륙하기 어려운 공항: 나르사수아크 공항
그린란드의 나르사수아크 공항은 험악한 지형과 예측 불가능한 기상 조건으로 이착륙하기 어려운 공항으로 꼽혀요. 공항 주변에 산맥이 병풍처럼 둘러싸 항공기의 접근 및 이착륙 경로가 제한되는 데다 강한 바람과 하강기류는 항공기 조종에 난색을 보일 정도죠. 이런 악조건 때문에 나르사수아크 공항은 조종사의 상당한 숙련도를 요구하는 곳으로 유명하죠.
가장 위험한 공항: 네팔 루클라 공항
루클라 공항은 해발 2400m 히말라야 산맥 중턱에 있습니다. 5000m급 산들로 둘러싸인 데다, 2km도 안 되는 활주로 한쪽 끝은 낭떠러지이며, 야간 운항은 물론 계기 비행도 금지돼 조종사의 시야에만 의존해야 하죠. 전 세계 조종사들이 가장 까다롭다고 평가한 공항으로, 네팔 국내에서는 1년 이상의 비행 경험을 가진 조종사에게만 공항 착륙을 허가해요.



이보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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