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호드리구 지고이스(24, 레알 마드리드)의 거취가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 유럽 각국의 이적시장이 막바지로 향하는 가운데, 그의 이름은 여전히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한 채 공중에 떠 있다.
스페인 '아스'는 27일(한국시간) "호드리구가 레알 마드리드를 떠나고자 해도 이제 선택지가 거의 남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호드리구는 주로 오른쪽 윙어로 뛰지만, 처음엔 왼쪽에서 더 강한 파괴력을 보이는 선수다. 좁은 공간에서의 섬세한 드리블과 침착한 골 결정력을 강점으로 하며, 특히 큰 경기에서의 클러치 능력이 탁월하다.
챔피언스리그에서 여러 차례 결정적 활약을 펼치며 '레알 DNA'를 입증했다. 다만 포지션 애매성과 시즌 중 기복이 뚜렷해 주전 경쟁에서 밀리는 경우가 잦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킬리안 음바페, 주드 벨링엄 등과의 포지션 중복도 입지 불안을 더한다.
전술적으로 카림 벤제마와 같은 연계형 공격수와 잘 맞지만, 현재 레알엔 그와 유사한 자원이 없다. 재능은 분명하지만, 이적을 통해 더 빛날 수 있는 유형이라는 평가가 많다.
아스는 "아스날, 리버풀, 바이에른 뮌헨 등 호드리구의 유력 행선지로 거론됐던 구단들이 모두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호드리구는 이번 여름 이적 시장 초반만 해도 여러 유럽 빅클럽의 관심을 받았다. 레알 마드리드 역시 그를 현금화해 '꿈의 스쿼드' 마지막 조각을 맞추는 시나리오를 염두에 뒀다. 그러나 막상 레알에 공식 제안을 보낸 구단은 없었고, 선수 본인도 잔류 의사를 밝혀왔다.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단 내부에선 그가 '사실상 방출 대상'으로 분류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4월 FC 바르셀로나와의 코파 델 레이 결승전에서 45분간 뛰는 데 그쳤고, 클럽 월드컵에서도 92분 출전에 그친 그는 이후 사실상 '전력 외' 신호를 받았다. 결정타는 결승전 도중 교체 아웃된 순간이었다. 아스에 따르면 이후 호드리구는 체중이 5kg 가까이 줄었고, 자존감과 컨디션 모두 급격히 무너졌다.
브라질에서 휴식기를 보내며 두 자녀와 시간을 보냈지만, 경기력과 정신적 회복에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했다. 유럽 정상급 윙어로서의 명성은 여전하지만, 실제 시장에선 상황이 녹록지 않다. 주요 클럽들이 로드리고가 아닌 다른 대안을 향해 눈길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바이에른 뮌헨이다. 바이에른은 리버풀의 루이스 디아스를 영입하기 위해 총 8,000만 유로(약 1,297억 원)를 투자할 계획이며, 연봉만 해도 약 1,400만 유로(약 227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아스는 "디아스가 계약에 근접하면서 호드리구는 리스트에서 제외됐다"라고 전했다.
리버풀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플로리안 비르츠(1억 2,500만 유로), 위고 에키티케(9,500만 유로) 등 초고가 영입에 이미 집중한 상태다. 아스는 "리버풀은 호드리구 측과 접촉조차 하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아스날도 3명(수비형 미드필더 마르틴 수비멘디, 윙어 노니 마두에케, 스트라이커 요케레스) 영입에만 약 2억 유로를 지출해 로드리고를 위한 자리는 없다.
결국 그의 이름이 언급된 마지막 클럽은 손흥민의 대체자를 찾는 토트넘 홋스퍼다. 그러나 아스는 "토트넘행은 사실상 한 단계 아래의 옵션"이라며 "호드리구가 꿈꿨던 무게감 있는 이적은 점점 멀어지고 있다"라고 냉정하게 짚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호드리구에게 최소 1억 유로(약 1,623억 원)의 이적료를 원하고 있다. 이는 클럽의 기대치이자 장기계약(2028년까지)의 방어선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금액에 근접한 제안을 감행할 팀은 점점 줄고 있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 호드리구가 다시 날아오를 무대를 찾지 못한다면, 레알에서의 입지도 점차 줄어들 수밖에 없다. 여름이 끝나기 전, 그에게 남은 선택지가 더는 사라지기 전에 결단이 필요해 보인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