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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대통령, 달라이라마 만나…中 "종교 탈 쓴 정치망명자"

연합뉴스

2025.07.27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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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대통령, 달라이라마 만나…中 "종교 탈 쓴 정치망명자"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체코 대통령이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를 만난 것과 관련, 중국 당국이 "단순한 종교인이 아니라 정치적 망명자"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체코 주재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27일(현지시간)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이 이날 해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인도를 방문해 달라이 라마와 만난 데 대해 이같이 밝혔다.
대사관은 "파벨 대통령이 중국 측의 엄정한 입장과 양국 관계의 큰 틀을 고려하지 않고 굳이 인도를 방문해 14대 달라이 라마 등을 만난 것에 강력한 불만과 결연한 반대를 표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짱(西藏·티베트)은 자고로 중국 영토의 일부분으로, 시짱의 일은 순전히 중국 내정이며 외세의 간섭을 불허한다"며 "14대 달라이 라마는 종교라는 탈을 쓰고 반중 분열 활동을 하는 정치망명자로, 단순한 종교인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대사관은 달라이 라마가 표방하는 '중도'에 대해 "실제로는 현상 변경으로 독립하려는 것"이라면서 티베트 망명 정부에 대해서도 "시짱 독립을 꾀하는 분열주의 정치조직으로 체코를 비롯해 어느 국가도 승인한 적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체코가 '하나의 중국'이라는 정치적 약속을 준수하고 시짱 독립 분열 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행위를 멈출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달라이 라마는 티베트 불교의 최고 수장을 가리키는 세습명이다.
현 14대 달라이 라마는 1940년 즉위 후 중국 병합에 맞서다 1959년 티베트에서 탈출해 인도 히말라야 산악지역에 티베트 망명 정부를 세운 뒤 비폭력 독립운동을 이끌고 있다.
중국 당국은 반중 분열 활동을 우려해 달라이 라마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으며, 최근 들어 중국·인도 관계 및 달라이 라마 후계 문제 등과 관련해 관심이 커진 상황이다.
달라이 라마는 90번째 생일(6일)을 앞두고 지난 2일 앞으로도 환생에 의한 후계자 제도를 이어가겠다며 환생자를 인정할 유일한 권한은 자신이 설립한 비영리 재단에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티베트 불교는 달라이 라마가 사망하면 그의 영혼이 어린아이의 몸으로 환생한다고 믿는데, 이러한 전통을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반면 중국은 달라이 라마의 승계는 중국 내정이며 중앙정부 승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EFE통신에 따르면 달라이 라마는 13일 중국·인도 접경인 라다크 지역을 방문해 티베트 불교에 대한 인도의 지지에 감사를 표하는 한편 중국 정부에 대해서는 자유를 억압한다고 비판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그는 중국을 겨냥해 "자유가 없는 국가에서 불교를 가르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면서 "인도에서 가르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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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병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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