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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재영업 앞둔 티몬, 재기 가능할까…셀러·소비자 반응 '싸늘'

중앙일보

2025.07.27 23:53 2025.07.27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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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티몬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 된 'TMON 미워도 다시 한번' 티저 홍보영상. 사진 티몬 유튜브 채널
오픈마켓 티몬이 신선식품 배송 전문기업 오아시스에 인수된 후 본격적인 운영 채비에 나섰다. 내달 서비스 재개를 앞두고 새벽배송 등 변화를 내세웠지만, 정작 소비자와 셀러들은 '아직 믿을 수 없다’는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험로가 예상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티몬은 8월 중 서비스 재개 소식을 알렸다. 최근 공개된 유튜브 채널 홍보 영상을 통해서도 패션, 가전, 여행 등 분야에서 판매 계획을 알리며 셀러 모집에 나서고 있다. 오아시스 측은 “8월 중 서비스를 재개하려고 노력 중이나 정확한 시점은 추후 재공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당초 7월까지 재영업 준비를 마무리할 예정이었다가, 최종 점검을 거치며 오픈 시기를 미뤘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23일 서울 강남구 티몬 사옥의 모습. 연합뉴스

티몬은 업계 최저 수수료·구매 확정 후 익일 정산 시스템·새벽 배송 등 변화를 강조하며 기존 시스템의 문제를 보완하고 셀러를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8일 오아시스는 인수금 외에도 티몬에 5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해 대대적인 시스템 개편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투자금으로는 이커머스 업계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직매입 기반 ‘새벽 배송’을 도입하고 이를 위해 신규 물류센터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오아시스는 경기 의왕과 성남에 물류센터를 두고 있지만, 티몬은 전용 물류센터가 없다. 입점 셀러들에 대한 판매대금 미지급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 익일 정산을 위한 유동성 확보 등에도 사용된다.

10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새정부에게 바란다! 티메프사태 해결을 위한 정책토론회'. 티메프큐텐피해자연합인 '검은우산비대위'를 비롯한 피해셀러들은 이날 토론회에서 정부의 대책 마련 및 업계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노유림 기자
그러나 셀러들은 아직까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티메프 사태로 수억원대 피해를 본 이준(40)씨는 “피해 대금 중 한 푼도 변제받지 못했고, 피해 셀러들을 위한 대책도 명문화 된 게 없는 상황”이라며 “티몬 측이 내세우는 익일 정산 시스템조차 ‘온라인 플랫폼 거래 공정화법(온플법)’이 통과된다면 타 플랫폼에도 확대될 것이기 때문에 (티몬만의) 장점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온플법은 플랫폼 입점 업체의 판매대금 보호와 정산기한 설정 등을 담았다.

소비자의 신뢰도 채 회복되지 않은 상황이다. 티메프 사태 피해금 변제율이 약 0.75%에 그치는 등 피해 회복이 충분하지 못해서다. 티몬에서 10만원어치 상품권을 구매한 김예지(37)씨는 “아직도 환불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 영업을 재개한다니 반감이 들 수밖에 없다”며 “티몬이 아무리 개선된 서비스를 선보이더라도 다시 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주로 이용하는 선정훈(24)씨는 “가격이 획기적으로 싸거나 타 플랫폼에서 구하기 어려운 상품을 팔지 않는 이상 굳이 티몬을 쓸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티몬·위메프(티메프) 정산 지연 사태 피해자들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티몬·위메프 경영진의 구속 수사와 피해 구제 방안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검은 우산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오아시스가 티몬을 인수할 때 충분한 역량을 갖췄는지, 오히려 손해를 보게 되는 ‘승자의 저주’가 되지는 않을지 염려되는 상황”이라며 “오아시스가 가진 역량을 티몬에 집중하고 유기농 제품 판매 등 특화된 이커머스 전략을 내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노유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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