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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 외교장관, 中 왕이와 첫 통화…“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발전”

중앙일보

2025.07.28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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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 외교부 장관이 28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취임 후 첫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한국과 중국 외교장관이 처음으로 통화를 갖고 양국 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발전 방향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조현 외교부 장관은 28일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중국 외교부장 겸임)과 첫 전화 통화를 진행했다. 이번 통화는 조 장관 취임 후 중국 외교수장과의 첫 공식 교류로, 양국 관계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조 장관은 통화에서 “한국은 중국과의 관계를 고도로 중시하며, 양국 고위급 간 긴밀한 교류를 통해 미래지향적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과 중국은 경제·무역 관계가 긴밀한 만큼, 자유무역협정을 포함한 경제 협력을 심화하고, 역사 인식과 지역 평화·안정을 위한 협력을 강화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왕이 주임은 이에 “중국과 한국은 중요한 이웃이자 협력 파트너로, 선린우호 관계 유지는 양국 국민 모두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화답했다. 그는 또 “한중 관계는 제3국을 겨냥하거나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되며, 양국은 디커플링(탈동조화)에 반대하고 글로벌 공급망 안정을 함께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한국의 대중국 포위 전략 참여에 대한 견제성 메시지로 해석된다.

양국은 오는 10월 말 경주에서 열릴 예정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계 진전을 도모하기로 뜻을 모았다. 조 장관은 왕이 주임의 방한을 공식 초청했으며, 왕이 주임은 “편리한 시기에 방문하겠다”고 응답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이날 통화에서는 한반도 정세나 서해상 중국 구조물 설치 문제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외교부 발표에서 빠졌으나, 중국 외교부는 “양측이 다자 영역의 협력 문제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한편, 조 장관은 지난 24일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과 첫 통화를 진행한 데 이어 이날 왕이 주임과의 통화로 주요 주변국 외교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주 중에는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할 예정으로, 한미 외교장관 간 첫 통화는 생략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정재홍([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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