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여자 축구대표팀이 라이벌 스페인을 꺾고 여자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연패를 달성했다.
잉글랜드는 28일(한국시간) 스위스 바젤의 장크트 야코프 파르크에서 열린 2025 여자 유로 결승전에서 연장전까지 120분 동안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1로 스페인을 물리쳤다. 스페인은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우승 팀이다. 이로써 잉글랜드는 자국에서 열린 2022년 대회에서 여자 유로 첫 우승을 이룬 데 이어 2회 연속 유럽 챔피언을 차지했다.
'축구종가' 잉글랜드가 다른 나라에서 열린 메이저 대회(월드컵, 유로)에서 우승한 것은 남녀 대표팀을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잉글랜드 남자대표팀은 유로 우승이 없다. 2021년과 2024년 대회에서 연달아 준우승에 머물렀다. 잉글랜드 여자대표팀은 또 2023년 월드컵에서 스페인에 0-1로 패하며 우승 트로피를 내준 아픔도 되갚아줬다.
네덜란드 출신의 잉글랜드 대표팀 사령탑 사리나 비흐만은 3회 연속으로 유로 우승을 이끌며 명장 입지를 굳혔다. 비흐만은 2017년 대회에서 네덜란드를 우승으로 이끌었고, 이어 잉글랜드 사령탑으로 자리를 옮겨 두 차례 우승을 이뤄냈다. 특히 이번 대회 토너먼트 들어 미셸 아게망, 클로에 켈리 등을 적시에 투입해 결정적인 득점을 끌어내는 신들린 용병술을 매 경기 선보였다.
잉글랜드는 이번 대회 토너먼트에서 매 경기 역전드라마를 연출해 팬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스웨덴과 8강전에서 0-2로 뒤지다가 정규시간 막판 10여분 동안 2골을 넣어 동점을 만들고 승부차기 끝에 4강에 올랐다. 4강전에선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극장골로 이탈리아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비흐만 감독은 "가장 혼란스러운 대회였다"면서 "믿기지 않는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우승해냈다. 오늘 밤 파티를 즐기겠다"고 말했다.
반면에 스페인은 기복이 없는데도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스페인은 이번 대회에서 상대에 리드를 내 준 시간이 딱 4분에 불과할 정도로 압도적인 전력을 자랑했다. 이날도 스페인의 공 점유율은 65%에 달했고, 슈팅 수에서도 22-8로 앞섰다. 스페인은 대회 최우수선수(MVP) 아이타나 본마티, 득점왕(4골) 에스테르 곤살레스를 배출했다. 최우수 영플레이어로는 19세 아게망이 뽑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