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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아시아에서 무적"...정대세가 말한 '재미없는' 이유

OSEN

2025.07.28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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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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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정승우 기자] "좋은 의미로 재미없다"는 말에, 아시아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일본 축구의 독주는 더이상 우연이 아니었다.

일본 축구대표팀의 아시아 독주에 대해 북한 대표 출신 공격수 정대세가 냉정하고도 직설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는 일본의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우승을 "좋은 의미에서 재미없었다"라고 표현했다. 그 말은 일본의 지나친 강인함이 더이상 경쟁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현실을 비판이 아닌 감탄으로 담은 것이었다.

일본 축구 전문 매체 '사커 다이제스트'의 27일 보도에 따르면 정대세는 최근 인터뷰에서 "과거에는 일본과 아시아 팀들 간의 경기에서 서로 공방을 주고받는 드라마가 있었지만, 지금은 대부분의 팀들이 일본을 상대로 수비에만 집중한다. 이제 일본은 아시아에서 사실상 무적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동아시안컵에서 일본은 전원을 J리그 소속 선수들로 구성하고도 3전 전승을 거두며 압도적인 전력을 과시했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이번 대회가 국제축구연맹(FIFA)이 지정한 A매치 기간이 아님을 감안해 국내파로만 대표팀을 구성했다. 오히려 이 선택이 일본 축구의 저력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냈다. 26명 중 무려 14명이 대표팀 첫 발탁이었음에도, 조직력과 전술 수행력 모두에서 단단함을 유지했고, 전통의 라이벌 한국마저 1-0으로 꺾으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정대세는 이 압도적 흐름 속에서 한 인물을 따로 조명했다. 바로 나고야 그램퍼스의 34세 베테랑 미드필더 이나가키 쇼였다. 그는 "이번 대회 최고의 선수는 단연 이나가키였다. 올 시즌 J리그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였는데, 그 기세가 동아시안컵에서도 이어졌다. 정신 차리면 이미 골문 앞까지 쇄도해 있고, 수비에서도 부지런하다. 세컨드 볼을 따내는 감각, 압박, 몸싸움 모두 격이 달랐다"라고 극찬했다.

이나가키는 지난 2021년 A매치 데뷔 이후 약 4년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사례다. 긴 공백을 딛고도 중원에서 리더십을 발휘했으며, 홍콩전 득점 포함 다수의 장면에서 경기의 템포를 장악했다. 정대세는 "내가 감독이라면 주저 없이 뽑았을 것"이라며, 이나가키의 클래스에 감탄을 표했다.

한편 정대세는 일본 대표팀의 장기적 목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최근 일본 TV 도쿄의 축구 프로그램 ‘FOOT×BRAIN’에 출연해 "과거 오카다 다케시 감독 시절과 달리, 지금 일본 대표팀은 실제로 월드컵 우승을 목표로 삼을 수 있는 팀이다. 이제 누가 그런 말을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라고 밝혔다. 일본 축구가 단지 아시아 내 독주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세계 무대에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는 메시지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중국(3-0), 홍콩(2-0)을 차례로 완파하며 일본과 나란히 2연승을 기록했다. 그러나 일본이 홍콩을 6-1, 중국을 2-0으로 이기며 골득실에서 우위를 점한 상황에서 최종전에서 0-1로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로써 한국은 2연패 이후 이번 대회에서도 고개를 숙이며 일본에 사상 첫 3연패를 당하는 굴욕을 겪었다.

일본의 독주는 점점 더 견고해지고 있다. 그것이 '재미없다'고 느껴질 정도라면, 어쩌면 그 자체로 일본 축구가 이룩한 가장 완벽한 찬사일지도 모른다. /[email protected]


정승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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