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조국 옥중 신간 "난 사냥당했다…선비였던 내가 투사로 변신"

중앙일보

2025.07.28 02:05 2025.07.28 03:01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기사 공유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옥중에서 신간 『조국의 공부』를 출간했다. 조 전 대표는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의 혐의로 기소된 뒤 지난해 12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이 확정돼 수감 중이다.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로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실형을 확정 받은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해 12월 16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서울 구치소로 수감되기 전 지지자들에게 주먹을 쥐어보이며 인사하는 모습. 뉴스1

288페이지 분량인 이 책은 2009년부터 연을 맺은 조 전 대표와 정여울 작가 간 대담 형식으로 구성됐다. 지난해 12월 조 전 대표의 수감 이후 정 작가가 감옥으로 질문지를 보내면 조 전 대표가 편지로 답했다고 한다.

총 네 장으로 구성됐는데, 1장(성장하는 공부) 첫 번째 챕터의 첫 소제목은 ‘선비에서 투사로, 그를 변신시킨 용기’다. 조 전 대표는 이 챕터에서 “정치투신 이전까지 제 이미지는 ‘선비’였다”라며 “조국혁신당 창당 이후에는 평가가 달라졌다, ‘순한 사람이 화를 내면 진짜 무섭다더니…’ 이런 말을 많이 들었다”라고 전했다.

그는 본인이 ‘투사’가 된 직접적 원인으로 꼽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검찰에 대한 적개심을 책 곳곳에서 드러냈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이 지휘하는 표적 수사에 저와 제 가족이 희생 당하더라도 윤석열은 반드시 공적 응징을 받아야 한다고 판단했다”라며 “저의 복수는 사적 복수의 일환이 아니다”라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을 두고 공론의 장에서 추방해야 한다며 “자신을 비난한다고 군대를 동원하여 상대를 ‘수거’하고 ‘척결’하려 한 미치광이 아닙니까”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신간 『조국의 공부』. 사진 김영사

윤 전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6년 ‘국정농단’ 수사를 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결국 문재인 정부 검찰총장 자리까지 오른 데 대해선 “전 민정수석비서관으로서 이런 사람의 본색을 꿰뚫어 보지 못한 점에 대해 깊이 자책하고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검사 출신 친구로부터 받았다는 위로 문구를 곁들였다. “속이기로 작정한 자에게 당하지 않는 경우가 없다.”

2019년 본인이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뒤 이뤄진 본인 관련 각종 수사에 대해선 “‘조국 사태’가 아니라 ‘조국 사냥’이라고 명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 전 대표는 자신을 영어의 몸으로 만든 법원 결정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법리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았다…그렇지만 대한민국 법 체제를 존중해야 하기에 수용해야 했다.”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지난 4월 4일에 대해 “탄핵을 가장 먼저 외치고 선봉에 서서 싸웠던 정당의 전 대표로 뿌듯함이 있었다”라며 “‘그런데 나는 갇혀 있구나’라는 씁쓸함이 밀려든 것도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지난해 총선에서 조국혁신당이 정당 투표율 24.25%로 의석 12석을 획득한 데 대해 조 전 대표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휘한 조국 수사의 정치적 의도를 간파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저는 완전무결한 사람이 아니다…이를 진솔하게 인정하면서 해야 할 과제를 제시했다…이것이 국민의 마음을 얻은 진짜 이유라고 생각한다”라고 썼다.

조 전 대표는 “정치인 조국은 국민과 직접 소통하고 그 요청에 부응하면서 권력을 위임 받아 세상을 바꾸는 데 모든 힘을 쏟는다”라며 “국민에게는 ‘순한 사람’, 대한민국의 적 또는 국민의 적에게는 ‘무서운 사람’이 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새 정부에 대한 바람도 적었다. 조 전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은 역대 어느 민주 진영 대통령보다 좋은 정치적 환경에서 일할 수 있다”라며 “검찰개혁, 사법개혁, 언론개혁 등 대한민국의 틀을 바꾸는 개혁을 실현할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1987년 헌법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라며 개헌 필요성도 지적했다. 조 전 대표는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권력 구조에 반영하려면 ‘연합 정치’를 활성화해야 한다”라며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제 및 책임총리제 도입을 제언했다.

이 책을 출간한 김영사 측은 “조 전 대표가 ‘폐문공부’(閉門工夫·문을 닫고 하는 공부)를 통해 길어 올린 사유와 통찰을 담고 있다”고 소개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조정래 작가 등이 추천사를 썼다. 문 전 대통령은 추천사에 “세상의 불공정에 대한 뜨거운 분노와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깊은 연민으로 채워진 그의 내면을 본다”며 “조국의 공부가 세상의 어둠을 비추는 빛이 되길 바란다”고 적었다. 조 작가는 “새 정치인 조국의 미래를 향한 결연한 초상을 만날 수 있다”라고 했다.



하남현([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