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연구원(IBS)이 독일의 기초과학 연구기관 막스플랑크와 손잡고 난치병 극복을 위한 나노의학 공동 연구에 나선다. 39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며 114년 동안 세계 기초과학 연구를 이끌어온 막스플랑크가 아시아에서 공동연구센터를 꾸린 건 일본에 이어 두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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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8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에서 ‘막스플랑크·연세IBS 나노의학센터’(이하 센터)를 열었다고 밝혔다. 막스플랑크는 독일 내 84개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데 그중 의학연구소와 행동신경생물학연구소, 두 연구소와 국내 IBS 나노의학연구단이 센터를 공동 운영한다. 연세의료원은 임상 연구 등 실제 적용 가능성을 시험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협력한다. 요아킴 스파츠 막스플랑크 의학연구소장과 천진우 IBS 나노의학연구단장이 공동센터장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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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연구해
몸 속 깊은 조직이나 세포를 절개·삽입 등 외과적 수술 없이도 치료할 수 있는 차세대 나노의학 원천 기술 개발이 목표다. 이날 개소식에서 천 단장은 “1000억 개 뉴런이 모여 만든 복잡한 뇌 신경 회로가 끊어졌을 때 파킨슨·알츠하이머·우울증 등이 유발되는데, 아직도 현대 과학에서는 가장 풀기 어려운 문제”라면서 “막스플랑크와 IBS 연구기관이 힘을 합쳐 난제를 이해할 수 있는 기초과학을 연구 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인체 내부에서 뇌 질환의 신경 회로를 발굴하고 타깃을 정밀 제어할 수 있는 ‘AI(인공지능) 나노 로봇’ 개발을 대표적인 예시로 언급했다. 지난해 IBS 나노의학연구단은 유전자 신호를 감지하는 적혈구 50분의 1 크기의 나노 로봇을 개발한 바 있다. 센터는 이처럼 나노 기술을 활용한 비침습적(외과적 처치 없는) 치료법 개발을 위해 다학제적 공동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스파츠 소장은 "신체에 해를 끼치지 않는 비침습적 치료 방식을 향후 5~10년간 공동 연구하는 것은 인류 발전에 굉장히 가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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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 계획은
센터는 최장 10년간 운영된다. 2030년 7월까지 5년간 운영되고 중간 평가에 따라 5년 연장하는 방식이다. 운영 기간 동안 IBS와 막스플랑크는 각각 연간 50만 유로(약 8억 원)씩 공동 출연해 동등하게 협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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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의미야
막스플랑크가 해외 파트너와 함께 연구하는 건 일본 리켄(이화학연구소)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다. 이번 연구 협력으로 막스플랑크 연구진 다수가 국내에 체류하며 연구 교류를 이어갈 전망이다. 연구 역량 확충 등 국내 연구 생태계에 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천 단장은 “그동안은 서양의 연구소를 (우리가) 방문해서 배워오는 식으로 연구 협력했다면, 이번에는 공통의 목적을 갖고 함께 연구하는 협력 공동체의 개념”이라면서 “보다 진보된 국제 과학 협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