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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관세' EU 품목별 희비…車 안도, 주류·뷰티는 긴장

연합뉴스

2025.07.28 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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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산업 무관세·자동차 27.5→15%로 부담 줄어 와인·증류주 등 추가 조치…명품 업계도 '위기'
'15% 관세' EU 품목별 희비…車 안도, 주류·뷰티는 긴장
항공산업 무관세·자동차 27.5→15%로 부담 줄어
와인·증류주 등 추가 조치…명품 업계도 '위기'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미국과 유럽연합(EU)이 27일(현지시간) 15% 관세율에 합의하면서 유럽 주요 산업군의 이해득실이 엇갈리게 됐다.
미국에 수출되는 유럽 제품의 대부분에 15% 관세가 부과되지만 유럽 산업의 근간이 되는 분야들은 최악을 피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에 따르면 EU의 전략 산업군 중 하나인 항공우주 산업은 지난 4월부터 미국 수출에 부과된 10% 관세에서 벗어나 무관세라는 원하는 결과를 얻었다.
유럽에서 항공우주 산업에 고용된 사람은 100만명 이상으로, 에어버스 본사가 있는 프랑스에서만 22만여명의 일자리가 연관된다. 미국에 30%의 관세율을 맞을 뻔했던 업계로서는 크게 안도하는 분위기다.
유럽의 자동차 산업도 최선의 결과는 아니지만 최악은 면했다.
앞서 트럼프 정부는 4월 초부터 EU산 자동차에 기존 2.5%에서 25%포인트 올린 27.5%의 관세를 부과해왔다. 이번 합의로 관세율이 15%로 인하됨에 따라 유럽 자동차 업계, 특히 독일 업체들의 부담이 줄게 됐다.
기존 2.5%보다는 월등히 높은 수준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휘몰아친 압박으로 '기준점'이 높아지는 바람에 체감상 15%가 낮아 보이는 효과가 발생한 셈이다.
지난해 독일이 해외에 수출한 차량은 340만대(약 1천350억 유로 규모·218조여원)로, 이 가운데 13.1%가 미국에 수출됐다. 다만 이번 합의는 독일 제조사가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생산해 미국에 공급하는 물량엔 해당하지 않는다.
매년 대서양을 건너 40억 유로(6조여원) 이상의 와인과 증류주를 미국에 수출하는 프랑스 주류 업계는 아직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이 업종은 전날 발표된 관세 면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전날 증류주 부문에 대해 향후 몇 주 안에 무역 협정 세부 사항을 검토해야 할 분야 중 하나라고 밝혔다.
그러나 와인과 샴페인은 무관세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있다고 르피가로는 관측했다. 미국의 소비가 침체한 터라 와인이나 샴페인에 관세가 부과돼 가격이 인상될 경우 소비가 급감할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미국에 연간 1천130억 유로(182조여원) 규모를 수출하는 의약품 업계는 기존엔 전면 면세였으나 이번 협상으로 15% 관세를 적용받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대 200% 관세 부과 가능성을 언급하며 위협한 것을 감안하면 '선방'한 것처럼 보인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또 일부 복제 의약품은 15% 관세도 적용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의약품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15% 부과' 대상이 아니라며 추가 부과 여지를 남겨놔 향후 재협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프랑스산 향수와 화장품, 명품 업계는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가뜩이나 중국 매출 감소로 실적이 부진한 터에 악재를 또 안게 됐다.
프랑스의 뷰티 대기업인 로레알이나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등은 지난 4월까지만 해도 관세가 면제됐지만 이번 합의로 15% 관세를 부과받게 됐다.
프랑스 뷰티 기업 연합회(FEBEA)는 이번 합의가 연간 3억 유로 매출 손실을 초래할 수 있으며 최대 5천개의 일자리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명품 업계는 미국의 관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이미 여러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미국 관세 충격을 피하기 위해 2027년 초까지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 두 번째 루이뷔통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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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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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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