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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고구마 버거, 순창 고추장 초콜릿…‘로코노미’ 바람

중앙일보

2025.07.28 08:31 2025.07.28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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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순창군은 지난 3월 화이트데이에 맞춰 ‘순창 담은 초콜릿’을 출시했다. 피정훈 쇼콜라티에(초콜릿 아티스트)가 매콤한 고추장과 함께 지역에서 나는 밤·블루베리를 활용해 독창적인 맛이 나는 초콜릿을 개발했다.

식품업계에서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이른바 ‘로코노미(Loconomy)’ 제품 열풍이 거세다. 로코노미는 지역(local)과 경제(economy)의 합성어로 지역 특색을 반영한 제품·서비스·콘텐트를 소비하는 트렌드를 말한다.

맥도날드가 판매하는 익산 고구마 모짜렐라 버거·머핀 광고 포스터. [사진 익산시]
한국맥도날드도 로코노미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28일 익산시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지난 10일부터 익산에서 수확한 고구마로 만든 ‘익산 고구마 모짜렐라 버거·머핀’을 전국 400여 개 매장에서 판매한 후 9일 만에 누적 판매 100만개를 돌파했다. 맥도날드는 2021년부터 창녕 마늘을 시작으로 보성 녹차, 진도 대파, 진주 고추 등 국내산 식재료를 활용한 햄버거 신메뉴를 출시하는 ‘한국의 맛’ 캠페인을 이어왔다.

익산시는 올해 초부터 고구마 재배 농가와 농협 등과 협의를 거쳐 맥도날드에 익산 고구마 200t을 납품했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비옥한 황토밭에서 재배되는 익산 고구마는 당도가 높고 식감이 부드러워 품질 좋은 고구마로 인정받고 있다”며 “(맥도날드 캠페인 참여는) 익산 농산물의 우수성을 전국 소비자에게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과 학계 등은 로코노미가 일석삼조의 효과를 내는 것으로 본다. 지역은 농산물 판로 확대, 기업은 사회 공헌 활동을 통한 이미지 개선과 매출 증대, 소비자는 산지 농산물을 전국 어디에서나 먹을 수 있어 기업·지자체·농가·소상공인 간 협업이 확산하는 추세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2022년부터 중소벤처기업부 등과 함께 매년 소상공인 카페 100여 곳을 선정해 자사가 개발한 ‘상생 음료’ 레시피와 공주 밤, 옥천 단호박, 제주 한라봉 등 재료를 무상으로 공급하고 있다. 2015년부터는 매장에서 발생한 커피 퇴비(찌꺼기) 5540t을 최근 고창 고구마 농가를 비롯해 전국 농가에 11년간 기부해 왔다.

지난 5월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조사 결과 로코노미 식품에 대한 인지도(22.1%)는 아직 높지 않았으나 10명 중 8명은 “로코노미 식품이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다만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고(61.6%) ▶단발성 체험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으며(59.2%) ▶SNS·방송 유행에 따라 반짝 인기를 얻는 수준(50.1%)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해 5월 ‘2023 식품 소비 트렌트 모니터’를 통해 “(로코노미를 활용한 상품·행사는) 지역 상생, 환경 보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 공익적 가치에 관심을 가지는 소비자가 증가함에 따라 미닝 아웃(개인 취향과 정치·사회적 신념을 표현하는 것) 트렌드에 힘입어 우리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불러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준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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