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에 대한 고강도 관세 부과 유예 기간을 단축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미국을 전쟁으로 이끄는 조치가 될 것이라고 러시아 고위 인사가 28일(현지시간) 주장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소셜미디어 엑스(X)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는 러시아와 최후통첩의 게임을 하고 있다"며 "새로운 각각의 최후통첩은 전쟁을 향한 위협이자 발걸음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전쟁이 아니라 그의 나라(미국)와의 전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슬리피(sleepy·졸린) 조(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을 조롱하는 표현)의 길을 가지 마라"라고 덧붙였다.
2008∼2012년 러시아 대통령을 지낸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도 전쟁에 휘말릴 수 있다는 것뿐 아니라 '러시아는 이스라엘도 아니고 이란도 아니다'라는 사실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스코틀랜드 턴베리에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회담하기 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매우 실망했다면서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관세 제재 유예 시한을 기존 50일에서 "오늘부터 10일 또는 12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에 대한 러시아 크렘린궁이나 외무부 등의 공식 반응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