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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원의 엔진' 장착한 마이애미, 아르헨티나 현지에선 "월드컵 앞두고 은퇴 준비 먼저 하냐" 비판도

OSEN

2025.07.28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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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인터 마이애미 공식 소셜 미디어

[사진] 인터 마이애미 공식 소셜 미디어


[OSEN=정승우 기자] 로드리고 데 폴(31)이 인터 마이애미에 합류했다. 월드컵 우승 동료와의 재회, 리그스컵과 MLS 우승 도전, 그러나 그 이면엔 아르헨티나 대표팀 내 입지 불안이라는 복잡한 셈법이 숨겨져 있다.

스페인 '마르카'는 28일(한국시간) "인터 마이애미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협상을 통해 데 폴을 2025시즌 임대 영입하는 데 합의했다"라고 보도했다. 이번 계약은 완전 이적이 보장되지 않은 1년 임대이며, 상황에 따라 2026년 완전 영입이 추진될 수 있는 구조다.

데 폴은 윙어 출신의 중앙 미드필더로, 왕성한 활동량과 지구력, 단단한 피지컬을 바탕으로 중원을 누비며 리오넬 메시의 수비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로 잘 알려져 있다. 우디네세 시절에는 드리블 능력과 돌파로 세리에 A 최고 미드필더 중 하나로 꼽혔지만, 아틀레티코 이적 후 기량 기복이 두드러졌다. 활동량과 중거리 슛은 장점이나, 패스 정밀도와 시야는 아쉬운 편이다. 컨디션에 따라 플레이 질이 크게 갈리며, 무리한 돌파와 패스로 턴오버가 많다는 것이 눈에 띄는 단점이다. 전개보단 지원 역할에 적합한 스타일이다.

이적 발표가 난 직후, 유럽과 남미 축구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데 폴은 지난 시즌 53경기에서 3골 10도움을 기록하며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의 핵심 미드필더로 활약했고, 후배 훌리안 알바레스의 적응을 도운 리더 역할까지 수행했다. 시메오네 감독은 "데 폴은 우리 중원의 엔진"이라며 이적을 강하게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 만료가 2026년으로 다가오며 아틀레티코는 현실적인 선택을 강요받았다. 더구나 인터 마이애미는 MLS의 까다로운 연봉 규정을 우회하기 위해 상당히 창의적인 방식으로 이번 이적을 성사시켰다.

이미 리오넬 메시, 세르히오 부스케츠, 조르디 알바가 지명선수(Designated Player, DP) 슬롯을 점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터 마이애미는 데 폴의 계약을 임대 형태로 구조화했다. 이를 위해 유망주 공격수 레오 아폰소를 애틀랜타 유나이티드에 보내 국제 슬롯을 확보했고, 연봉 상한선 안에서 계약을 조율하는 데 성공했다.

아르헨티나 현지 반응은 곱지 않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을 1년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리그로 이적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아르헨티나 현지 언론은 "데 폴이 대표팀 생존 경쟁보다 은퇴 준비를 먼저 시작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내놨다. 데 폴은 얼마 전에도 A매치 78번째 출전을 기록하며 리오넬 스칼로니 감독 체제에서 여전히 중용받고 있었다.

데 폴의 선택은 분명했다. 그는 "이 프로젝트는 역사적인 도전이 될 것"이라며 "메시와 다시 함께하는 것이 결정적 이유였다"라고 밝혔다. 메시와는 대표팀에서만 62경기를 함께 뛰었고, 2021 코파 아메리카와 2022 카타르 월드컵 등 4개의 국제 대회 우승을 함께 했다. 데이비드 베컴 구단주는 "데 폴은 열정, 리더십, 품격을 갖춘 선수"라며 그를 직접 영입 대상으로 지목했다고 밝혔다.

인터 마이애미의 또 다른 구단주 호르헤 마스는 "이제는 유럽 커리어 말미가 아닌, 전성기 선수들이 MLS로 오는 시대"라며 데 폴 영입을 자랑했다. 마스는 "우리는 미국 축구의 궤적을 바꾸고 있다"라고 단언했다.

실제로 데 폴은 30대 초반이며 유럽 주요 클럽에서 꾸준한 러브콜을 받던 자원이었다. 이번 이적은 '은퇴 전 마지막 선택'이 아닌, '새로운 무대에서의 전성기 증명'에 가까운 셈이다.

물론 리스크도 존재한다. 데 폴은 비자 및 국제이적증명서(ITC) 문제로 인해 리그스컵 조별리그 명단에 등록되지 못했다. 데뷔전은 빠르면 8월 중순 이후로 미뤄질 전망이다. 아울러 젊은 공격수 아폰소를 내주며 얇아진 공격진 뎁스는 시즌 후반 체력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적 시장의 판은 계속 바뀌고 있다. 한때 'MLS는 은퇴 리그'라는 조롱을 받았지만, 이제 미국은 리오넬 메시와 로드리고 데 폴이 커리어를 함께 설계하는 무대가 됐다. 이 도전이 월드컵 티켓을 지켜내는 선택이 될지, 혹은 반대 결과를 불러올지는 이제 데 폴의 몫이다. /[email protected]


정승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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