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국가 온두라스의 섬 주민들이 한국 정부가 제공한 태양광 발전 시설로 전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은 지난 11일 온두라스 이슬라스데라바이아주 과나하섬에서 ‘그린에너지섬 완공 및 이양식’을 개최했다.
KIAT가 과나하섬에 구축한 그린에너지섬은 태양광 시설과 에너지저장장치(ESS)로 구성된 신재생에너지 기반 소규모 전력 시스템(마이크로그리드)이다. 중앙집중식 전력망 대신, 특정 지역 내 전력 자급자족 지원이 가능하다.
이번 사업은 산업통상자원부의 공적개발원조(ODA)의 일환인 산업·에너지 협력개발지원사업을 통해 추진됐다. 산업·에너지ODA는 우리나라의 산업기술 노하우를 활용해 개발도상국의 산업 발전과 에너지 혁신을 지원하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 기업의 신흥시장 진출을 돕는다.
온두라스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원을 통한 발전을 75%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해 추진하고 있다. KIAT는 과나하섬 주민들의 전력 구매 비용 절감 및 전력 자급률 제고를 목적으로 지난 2021년부터 4년간 총 148억원을 투입해 태양광 패널과 ESS를 설치해 왔다. 그린에너지섬 완공에 따라 향후 온두라스 전력청은 해당 시설과 기자재의 소유권을 이전받아 운영과 관리를 담당하게 된다.
특히 이 사업은 KIAT가 미주개발은행(IDB)과 협력해 중앙아메리카 지역에서 실시한 첫 ODA로, 한-중앙아메리카 간 에너지 산업 협력의 물꼬를 텄다는 의미가 크다.
KIAT와 IDB는 지난 2022년 신재생에너지와 녹색산업 인프라를 활용해 중남미 지역의 에너지 자립과 저탄소 경제 실현에 함께 나서기로 협의한 바 있다. KIAT는 이번에 설치한 마이크로그리드에 IDB가 기존에 설치한 디젤-태양광 혼합 발전시설까지 연계해서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민병주 KIAT 원장은 “향후 국내 에너지 기업들의 중남미 시장 진출 교두보가 될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돼 기쁘다”며 “글로벌사우스(북반부 저위도 및 남반구에 잇는 신흥국을 이르는 말) 지역 공략을 위한 신정부 전략에 발맞춰 중남미와의 협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