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중국 언론이 중국 축구대표팀의 계속되는 부진에 인내심을 잃었다. 이제는 부족한 실력을 향한 신랄한 비판을 넘어 중국축구협회(CFA) 전체를 물갈이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중국 '소후'는 27일(한국시간) "중국 대표팀이 잃은 건 축구뿐만이 아니다. 축구 기술의 낮은 수준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들이 진정으로 잃은 건 인간으로서 자질과 일을 해내는 기본적인 책임감"이라고 맹비난했다.
실제로 국제 무대에서 '동네북'으로 전락하고 있는 중국 축구다. 중국은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서 조 5위에 그치며 4차 예선 출전권조차 놓쳤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6회 연속 본선 진출 실패다. 이에 따라 CFA는 브란코 이반코비치 감독을 해임했다.
중국 축구는 최근 막을 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서도 고개를 떨궜다. 데얀 주르예비치 임시 감독 체제에서 젊은 선수들 위주로 명단을 꾸리며 기대를 받았지만, 개막전부터 한국에 0-3으로 패했고 일본에도 0-2로 완패했다. 마지막 경기에서 홍콩을 1-0으로 잡고 꼴찌를 면한 게 그나마 위안이었다.
[사진]OSEN DB.
그러자 중국 내에선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 소후는 "중국 대표팀은 실패에 맞설 용기와 좌절을 딛고 강해지겠다는 의지를 잃었다. 가장 두려운 건 많은 감시의 눈초리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눈이 국가의 명예나 불명예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돈을 벌 수 있는지를 향하고 있다는 점일 것"이라고 한탄했다.
중국 선수들이 실력에 비해 돈을 너무 많이 받는다는 비판도 빠지지 않았다. 매체는 "아무리 위대한 스타라도 월급은 실력에 비례해야 한다. 지금은 어떨까. 아무리 플레이가 서툴러도 임금은 줄어들지 않는다. 열심히 뛰어봤자 어리석은 사람만 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해결책으로는 CFA의 전면 개혁을 주장했다. 소후는 "이 딜레마에서 벗어날 방법은 있다. 핵심은 뼈에서 독을 제거하겠다는 결의"라며 "용기를 갖고 기득권을 포기해야 한다. 처벌할 수 있는 단체와 힘을 합쳐 축구계 부패를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가장 어렵지만, 가장 중요한 단계"라고 촉구했다.
끝으로 매체는 "오늘날 중국 스포츠계에 CFA 이상으로 부패한 조직이 있을까. 매년 막대한 자금과 국민의 기대를 물고 늘어지는 건 '중국 국민의 굴욕'뿐이다. 국가에 망신만 줄 뿐 이런 조직이 도대체 무슨 가치가 있단 말인가? 썩은 축구협회는 즉각 해산해야 한다. 부패가 깊게 뿌리내렸을 땐 잘라내는 게 유일한 해결책일 수 있다"라며 빠른 조치를 주장했다.
[사진]OSEN DB.
한편 중국 언론의 절절한 비판은 일본에서도 주목받았다. 일본 '풋볼 채널'은 "중국 대표팀의 침체에 현지 언론이 분노의 지적을 내놨다. 이들은 당장이라도 협회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를 본 일본 팬들도 대표팀 감독만 갈아치우는 행태를 멈춰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들은 "누가 감독이 되도 마찬가지다. 시스템이 바뀌어 당황스러울 뿐이다. 12년 동안 유지될 기조를 만드는 게 좋다", "대표팀 문제가 아니라 자국 리그나 유소년 육성에서 발전이 필요하다", "외국인 선수를 귀화시켜도 기술은 돈은로 살 수 없다",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