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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 삼호중공업 변전소 화재, 12시간 만에 완진…조선소 전체 전력공급 중단

중앙일보

2025.07.28 17:46 2025.07.28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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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전남 영암군 삼호일반산업단지 HD현대삼호 내 지하공동구에서 화재가 발생해 건물 밖으로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전남 지역 대형 조선소인 HD현대삼호(삼호중공업)에서 발생한 화재가 12시간 만에 완전히 진화됐다.


29일 전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24분쯤 전남 영암군 삼호읍 삼호일반산업단지 HD현대삼호 내 지하공동구에서 발생한 불을 완전 진압했다.

불은 전날 오후 11시 22분쯤 연기가 피어오른 것을 목격한 직원이 소방당국에 신고했고, 소방은 진화작업에 인력 67명과 소방차 등 장비 23대를 투입했다. 소방은 불이 거센 탓에 지하 내부 진입에 난항을 겪다가 신고 접수 9시간 만인 이날 오전 8시 30분쯤 초기진화 작업을 완료했다.

HD현대삼호는 현재 여름철 집단휴가 기간으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변전소 시설이 소실되면서 HD현대삼호 전체의 전력 공급이 중단됐다. 불이 난 지하공동구는 전력과 수도 등을 공급하는 생산기반 집약 시설이다.

소방당국과 HD현대삼호 측은 시설 공사 중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과 재산 피해 규모 등을 조사 중이다.

29일 오전 전남 영암군 삼호읍 삼호일반산업단지 HD현대삼호 내 지하공동구에서 불이 나 소방 당국이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소방당국은 진화 작업이 종료되더라도 화재 원인 조사부터 현장 수습, 시설 재건 등 완전 복구까지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HD현대삼호 측의 집단휴가가 끝나더라도 생산시설 복구까지 시일이 걸릴 예정이어서 근로자들의 조업 중단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다만 HD현대삼호 측은 “휴가 기간 내 복구를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화재 현장에서 열린 소방당국의 브리핑에 참여한 HD현대삼호 관계자는 “변전소 지하공동구 내부 전선이 손실된 것으로 보인다”며 “다음 달 8일까지 하계휴가 기간 중 공정이 전부 멈춘 상태다. 소방당국의 화재 원인과 피해 상황 조사 내용을 확인한 뒤 구체적인 복구 계획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1999년에 설립한 HD현대삼호는 세계 4위 규모의 선박 생산능력을 보유한 조선소다. 영암군 삼호읍에 330만㎡ 규모로 지난해 기준 매출액만 7조31억원에 달했다. 정규직원은 4000여명으로 협력사 직원까지 합치면 1만3000여명에 달한다.

광주·전남 안팎에서는 이번 화재가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에 이어 지역 산업계에 악재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본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5월 17일 대형 화재로 공장 가동이 완전히 멈췄다. 2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완전 복구가 되지 않아 기능직 근로자 1800여명이 휴업 중이다. 당시 화재로 생산 중단에 따른 매출 감소액은 3375억8500만원으로 추정됐다.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광주 광산구는 화재 직후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에 고용위기지역 지정을 신청했다. 이후 고용노동부를 포함한 중앙부처 공무원 등 실사단이 지난 25일 광산구를 방문해 금호타이어 관계자와 면담을 가졌다.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되면 근로자 1명당 하루 7만원의 지원금을 최장 180일까지 받을 수 있고, 사업주도 고용·산재보혐료 납부 기한 연장 등의 혜택을 받게 된다.
지난 5월 17일 오전 광주 광산구 송정동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불이 나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연합뉴스



황희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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