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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설마 홍명보?' LA 전설 랄라스, 손흥민 이적설에 "헹야오밍이라는 선수가 있었지"→반가움과 당혹스러움 동시에

OSEN

2025.07.28 19:04 2025.07.28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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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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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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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정승우 기자] "LA 갤럭시에 있을 때, 전설적인 한국 선수가 있었다. 헹 야오밍(Heng Yao Ming)이었지."

미국 축구의 상징적 인물 알렉시 랄라스(55)가 던진 이 말 한마디는, 반가움과 당혹스러움을 동시에 자아냈다.

글로벌 축구 전문 매체 '골닷컴'의 29일(이하 한국시간) 보도에 따르면, 미국 축구의 전설적인 수비수 알렉시 랄라스는 최근 자신의 팟캐스트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State of the Union)'에서 손흥민(33, 토트넘)의 LA FC 이적 가능성과 MLS 마케팅 효과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과거 LA 갤럭시에서 뛰었던 ‘한국의 전설’을 회상하며 전혀 엉뚱한 이름을 꺼냈다.

그가 언급한 이름은 '헹 야오밍(Heng Yao Ming)'으로, 실존하지 않는 인물이다. 중국 농구 스타 '야오밍(姚明)'의 이름과 유사한 이 조합은 축구계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골닷컴에 따르면 랄라스는 "나는 LA 갤럭시에 있을 때, 또 다른 한국의 레전드인 헹 야오밍이 팀에서 뛰었었다(I was at the Galaxy when Heng Yao Ming, another South Korean legend, came and played for the Galaxy)"라고 말했다. 

경력과 그가 언급한 시기, '한국 레전드'라는 표현을 고려했을 때, 이 발언은 홍명보를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홍명보는 2003년부터 2004년까지 갤럭시에서 활약하며 팀의 핵심 수비수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MLS 외국인 선수 베스트11에 선정될 만큼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고, 미국 현지에서도 지도력과 실력 모두를 인정받은 인물이다.

랄라스는 서른을 넘기 전 현역 은퇴를 선언했고, 2001년 은퇴를 번복하며 그라운드로 복귀했다. 이때 입단했던 팀이 LA 갤럭시이며, 이후 3시즌 동안 활약했다. 홍명보와 활동 시기가 겹친다. 따라서 랄라스가 언급한 '헹야오밍'은 홍명보일 가능성이 크다. 

랄라스가 실제로 홍명보를 좋은 기억으로 회상한 것이었다면, 이 발언은 의도 자체로는 우호적인 맥락일 수 있다. 그러나 '헹 야오밍'이라는 이름의 사용은 문화적 맥락에서는 아쉽다. 이는 아시아계를 하나로 뭉뚱그리거나, '비슷한 이름' 정도로 대하는 고정관념적 인식, 그리고 미국 스포츠계 전반에 여전히 남아 있는 아시아계 스포츠인에 대한 낮은 인지 수준을 드러낸 사례다.

실제 미국 스포츠 커뮤니티에서는 이런 현상을 '인종적 무지(Racial Ignorance)'로 지적한다. 개인의 정체성과 업적을 모호하게 대하거나, 아시아계라는 이유만으로 국가·이름·문화적 맥락을 혼동하는 건, 의도가 어찌 됐든 당사자에게는 모욕적인 결과가 될 수 있다.

랄라스는 손흥민의 MLS행에 대해 "아시아계라고 모두가 경기장에 오는 건 아니지만, 손흥민은 실력과 상징성을 겸비한 슈퍼스타다. LA FC가 그를 영입한다면 탁월한 선택이 될 것"이라고 극찬했다. 그 진심 자체는 존중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아시아계를 다루는 방식에는 여전히 섬세함이 부족하다는 점은 적잖은 아쉬움을 남긴다.

특히 한 팀에 몸담았던, 한국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수비수 중 한 명인 홍명보를 '헹야오밍'이라는 엉뚱한 이름으로 기억하고 있는 상황은, 개인의 업적이 정확히 조명되지 못한 채 왜곡되거나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차라리 '이름이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뛰어났던 한국인 수비수가 있었다'는 정도로 언급했다면 좋았을 것이다. /[email protected]


정승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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