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진도 해상에서 조업 중 복어를 손질해 먹은 외국인 선원 4명 중 1명이 숨져 해경이 조사 중이다.
29일 전남 목포해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18분쯤 진도군 조도면 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29t급 갈치잡이 어선에서 복어를 먹은 베트남 국적 선원 4명이 건강 이상 증세를 보인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경은 진도 임회면 서망항으로 입항한 해당 어선에서 구토와 어지럼증을 호소한 선원들을 목포의 한 병원으로 이송했다. 이송 당시 베트남 국적 선원 A씨(45)는 심정지 상태로 옮겨졌으며, 병원에서 사망 판정을 받았다.
나머지 선원 3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병원 측은 “3명 모두 의식이 있는 상태”라며 “복어 독을 섭취할 경우 추후 호흡곤란 증세가 나타날 수 있어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이라고 말했다.
A씨 등은 전날 오후 10시쯤 조업 중 복어가 잡히자 직접 손질해 먹은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어선에는 선장을 포함해 모두 8명이 승선 중이었으며, A씨 등 4명만 복어를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인 선장을 제외한 나머지 선원 7명 모두 베트남 국적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복어에 독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상태에서 손질해 먹었으나, 독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목포해경 관계자는 “현재까지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선장과 선원을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벌여 정확한 사고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복어 독은 테트로도톡신(Tetrodotoxin, TTX)이라는 신경독소로, 복어의 간·난소·내장 등에 집중돼있다. 무색·무취·무미로 일반인들은 구분하기 어렵다. 독을 완전히 제거하지 않고 섭취할 경우 중독을 일으키거나 증세가 악화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복어 독은 평균적으로 한 마리당 성인 33명을 죽일 수 있는 맹독으로 열에도 거의 파괴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반드시 복어 전문 요리사가 손질한 복어를 섭취하길 권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