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칭더, 美 경유해 중남미 가려다 제동…대만 외교부 "美의 불허 상황 없어"
對中유화책으로 간주돼 미국 내 對中강경파·親대만파 반발할 수도
FT "트럼프, 대만 총통 뉴욕 경유 불허"…美中 정상회담 의식?(종합)
라이칭더, 美 경유해 중남미 가려다 제동…대만 외교부 "美의 불허 상황 없어"
對中유화책으로 간주돼 미국 내 對中강경파·親대만파 반발할 수도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권숙희 기자 =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내달 중남미를 방문하면서 미국 뉴욕을 경유하려 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 이후 29일 대만 외교부는 라이 총통의 일정이 연기 또는 취소되거나 미국 측이 경유에 동의하지 않는 그런 상황은 없었다며 이를 부인했다.
FT 보도에 따르면 친미 성향인 라이 총통은 내달 4일 뉴욕을 거쳐 파라과이, 과테말라, 벨리즈 등 중남미 3국을 순방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반대 의견 표명 이후 라이 총통의 뉴욕 방문을 불허하기로 결정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대만 총통부는 이날 태풍 피해 복구·대미 관세 협상 등을 이유로 들며 라이 총통이 가까운 미래에 외국을 방문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는데, 이는 미측으로부터 '경유 불허'를 통보받은 뒤 내린 결정이었다고 FT는 소개했다.
FT 등의 보도가 확산하자 대만 정부는 다시 한번 입장을 밝혔다.
대만 외교부 샤오광웨이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대만 총통이 당분간 해외를 방문할 계획은 없다"면서 "미국 측에서 경유를 불허하거나 순방이 연기 또는 취소된 상황은 없다"고 강조했다.
대만을 자국 일부로 간주하는 중국 정부는 미국과 대만 간의 공식 교류에 반대하는 입장 하에, 대만 총통이 경유 형식으로 미국에 체류하며 미측 인사들을 만나는 것에도 반대하고 있다.
지난 17일 미국 국무부는 대변인 브리핑에서 라이 총통의 뉴욕 경유 계획에 대해 질문받자 마코 루비오 장관의 발언을 인용하는 형태로 "과거 관행에 부합하고, 우리의 오랜 정책과 전적으로 일치되는 것"이라며 허용 입장을 시사한 바 있다.
그랬던 미국이 FT 보도대로 결정을 바꿨다면 그것은 현재 진행 중인 미중 무역 협상과 연내 열릴 가능성이 거론되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의 트럼프 2기 출범 후 첫 대면 정상회담 개최에 미칠 영향을 감안한 결정일 가능성이 거론된다.
그러나 이 같은 결정은 미국 조야의 대(對)중국 강경파와 대만 지지자들에게 중국에 대한 과도한 유화책으로 비치며 반발을 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낸시 펠로시 미 전 하원의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트럼프 행정부가 민주적으로 선출된 대만 총통의 뉴욕 경유 외교 순방을 막아 시진핑 주석이 다시 한번 안보와 경제 분야에서 승리를 거뒀다"면서 "이번 불허가 미국의 대만 정책에 대한 위험한 변화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2021∼2025년)는 중국의 반대 속에서도 대만 총통의 미국 경유를 허용했고, 그 같은 결정으로 인한 대만해협의 긴장 고조를 감내했다.
라이 총통은 작년 11월 30일부터 6박 7일 일정으로 태평양 도서 지역 수교국인 마셜제도·투발루·팔라우를 방문하면서 미국령 하와이와 괌을 찾은 바 있다. 당시 이에 반발한 중국은 대만 주변에서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의 훈련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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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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