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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가능인구 70% 아래로…외국인은 첫 200만명 돌파

중앙일보

2025.07.29 00:57 2025.07.29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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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연령인구(15세~64세) 70%대 벽이 무너졌다.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가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65세 이상 인구가 사상 처음 1000만명을 웃돌며 젊은 세대의 노인 부양 부담 지표도 악화했다.
서울 시내 한 산후조리원 신생아실에서 관계자가 신생아를 돌보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통계청이 2024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총인구는 5180만6000명으로 전년보다 3만1000명(0.1%) 증가했다. 총인구는 2021년 이후 2년 연속 감소했다가 2023년 증가로 전환해 2년째 소폭 늘어났다. 다만 증가 폭은 전년(0.2%)보다 줄면서 사실상 정체하는 흐름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1월 1일 0시를 기준으로 했고, 주민등록부·외국인등록부·건축물대장 등 다양한 행정 자료를 활용한 등록센서스 방식을 이용했다.

총인구 중 생산연령인구는 3626만3000명으로 28만3000명 줄었다. 총인구 대비 생산연령인구 비중은 70.0%다. 일의 자리까지 정확히 계산하면 69.9984%로 사상 처음 70%에 못 미친 것으로 확인됐다. 생산연령인구 감소는 경제 전체의 적신호다. 노동 투입량 감소로 성장률 둔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는 소수의 생산연령인구가 복지 비용 증가에 따른 세금 부담을 지기 때문에 소비 둔화 등 다양한 부작용을 야기할 여지도 있다.

0∼14세 유소년 인구도 542만1000명으로 19만9000명 줄었다. 반면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51만3000명 증가한 1012만2000명을 기록했다. 첫 1000만명 돌파다. 고령 인구 비중도 18.6%에서 19.5%로 상승했다. 국민 5명 중 1명은 65세 이상 노인이라는 뜻이다. 고령화 영향으로 중위연령(모든 사람을 나이순으로 세웠을 때 중앙에 선 사람의 나이) 전년보다 0.6세 많은 46.2세로 나타났다. 유소년 인구 100명당 고령 인구를 뜻하는 노령화 지수는 186.7명으로 2019년(122.3명)보다 64.4명 늘었고, 같은 기간 생산연령인구 100명당 고령 인구인 노년 부양비는 27.9명으로 7.1명 증가했다.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무료급식소에서 어르신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뉴스1
총인구 중 내국인은 4976만3000명(96.1%), 외국인은 204만3000명(3.9%)으로 집계됐다. 외국인은 11월 1일을 기준으로 3개월 이상 국내에 체류 중인 경우를 말한다. 전년과 비교할 때 내국인은 7만7000명(-0.2%) 줄었지만, 외국인이 10만8000명(5.6%) 증가하면서 총인구 ‘마이너스’를 피했다.

국내 외국인은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2020년부터 2년 연속 줄었다가 2022년부터 다시 늘어 지난해 처음 200만명을 넘어섰다. 김서영 통계청 인구총조사과장은 “지난해부터 고용허가제가 확대됐는데 고용 허가와 계절노동 인력이 늘어났다”며 “지역 단위로 해외 유학생 유치가 활발해진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국적은 중국(한국계)이 53만8000명(26.3%)으로 가장 많았고, 베트남(28만5000명, 14.0%)과 중국(22만3000명, 10.9%)이 뒤를 이었다.

수도권 집중도 심화했다. 권역별 인구를 보면 수도권 인구가 2630만8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50.8%를 차지했다. 수도권 인구 비중은 2019년 50.0%를 기록한 뒤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반면 부산·광주·대전·울산 등 지방 광역시는 최근 5년간 인구가 줄어드는 흐름이다. 전국에서 유소년 인구 비중이 가장 낮은 곳은 서울(8.6%)이었다. 전남은 생산연령인구 비중(63.7%)이, 세종은 고령 인구 비중(11.1%)이 가장 낮았다.

총가구 수는 2299만7000 가구로 1.2%(26만9000 가구) 늘었다. 이중 집단·외국인 가구를 제외한 전체의 96.9%(2229만4000만 가구)는 일반 가구였다. 일반 가구 중 1인 가구는 804만5000 가구로 처음 800만을 넘어섰다. 2019년 600만 가구를 돌파한 이후 2021년 700만 가구를 넘어섰고, 3년 만에 800만 가구에 도달했다. 1인 가구 비중도 36.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령별로는 ‘혼자 사는 노인’의 급증세가 확인됐다. 60대 이상 고령층 1인 가구가 전년 대비 15만6000가구 늘어난 300만5000가구로 전체의 37.4%에 달했다. 4인 이상 가구는 감소세다. 지난해 4인 가구는 283만9000가구, 5인 이상 가구는 73만3000가구로 전년 대비 각각 3.0%, 5.7% 감소했다. 부모 봉양, 다자녀 등을 특징으로 하는 전통적 가족 형태가 무너지는 추세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장원석([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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