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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탄 쏠림’, 국민의힘 전대 발목 잡는다…특검·폭염까지 악재

중앙일보

2025.07.29 02:03 2025.07.29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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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문수 전 대선후보와 조경태 의원 뉴스1

8·22 국민의힘 전당대회의 흥행 전망이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반탄(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과 찬탄(탄핵 찬성) 그룹에서 모두 7명의 대표 후보가 출마했지만 초반부터 반탄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에이스리서치가 뉴시스 의뢰로 지난 27~28일 진행해 29일 공개한 차기 국민의힘 대표 선호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층을 상대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34.9%를 얻어 1위를 기록했다. 역시 반탄파인 장동혁 의원(19.8%)과 장성민 전 의원(1.7%)의 지지율을 합하며 56.4%로 과반이다.

반면 찬탄으로 분류되는 안철수·조경태 의원은 각각 8%, 11% 지지를 받았다. 찬탄 양향자 전 의원은 2.8%, 중간 지대인 주진우 의원은 8.8%였다. 조사 대상을 전체로 확대하면 조 의원이 23.5%로 선두를 달리지만, 당내에선 유의미한 결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책임당원 투표 80%와 일반국민 여론조사 20%를 합산해 대표를 뽑는 만큼 사실상 당심에 의해 당락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이미 당원 여론이 한 쪽으로 기운 상황에서 찬탄 지지층이 전당대회 자체를 외면할 경우 흥행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재선 의원은 “찬탄파의 대표 격인 한동훈 전 대표가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반전 드라마 같은 ‘볼 맛’이 사라진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중인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권성동 의원실에서 박덕흠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압수수색에 반발해 집결해 있다. 뉴시스

특검 수사 역시 또 다른 복병이다. 최대 150일인 특검의 활동 기한을 고려하면 11월 말까지 수사가 이어지지만 8월 말쯤 강제수사가 최고조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와서다. 한 중진 의원은 “전당대회가 진행되는 8월 내내 특검한테 털릴 판”이라고 말했다. 한 초선 의원은 “이러다 전당대회 중간에 누가 끌려가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고 했다.

이미 특검의 칼날이 목전에 닥친 국민의힘 의원만 7명이다. 권성동·김선교·윤상현·이철규·임종득 의원이 강제수사를 받았고, 윤한홍·조은희 의원도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대표 출사표를 던진 주진우 의원 역시 순직해병 특검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VIP 격노’ 당시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이던 주 의원은 대통령실 집무실 번호(800-7070)와 통화 연결된 사실이 밝혀졌다.

안철수 의원도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 오전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에게 받은 출석 요구 문자를 공개했다.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 표결 방해 사건이 수사 대상으로 돼 있어 관련 조사 협조를 구한다’는 내용이었다. 안 의원은 “계엄에 반대하고 탄핵에 찬성했던 저에게조차 이런 문자를 보내 황당하기 그지 없다”며 “국민의힘 전체를 내란 정당으로 낙인찍으려는 시도이자 우리 당 해산을 노린 정치폭거”라고 했다.

당내에선 “폭염이 더 큰 문제다”라는 말도 나온다. 전국 순회 합동 연설회는 실내에서 진행되지만, 입장 대기와 야외 유세 등이 불가피해 참석 저조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특히 상대적으로 고령층 당원이 많은 국민의힘에겐 날씨 변수가 더 치명적이다. 더불어민주당도 전국적 폭우로 인해 지난 26~27일 예정됐던 전당대회 당원 현장투표를 미뤘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관위 관계자는 “요즘은 당 대표, 최고위원을 뽑는 경선 때는 밖에서 응원하는 분위기가 많이 사라진 데다 더워서 하지도 못한다”며 “그런 우려로 인해 전부 체육관에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주원 기자

장서윤([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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