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가자지구에 반입된 구호품이 약탈당했다고 주장하며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공보국은 28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 반입된 식량 등 구호품이 트럭 87대 분량에 불과하다고 29일 밝혔다. 이스라엘이 지난 27일 구호품 반입을 확대를 위한 여러 대책을 시행한 후 트럭 수백대가 가자지구로 들어갔다는 보도와는 차이가 크다.
가자지구 공보국은 "가자지구에 진입한 트럭 87대도 대부분이 이스라엘 점령군이 조장한 조직적이고 지속적인 혼란 탓에 약탈과 절도의 대상이 됐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이 트럭 진입을 막아서며 배급지점에 총격을 가해 보안 인력 11명이 죽었다"며 "이후 트럭이 들어선 이후에도 범죄조직이 총기와 드론으로 민간인을 공격하며 구호품을 앗아갔다"고 주장했다.
가자지구 공보국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구호품 공중 투하를 재개하고 인접국 요르단과 아랍에미리트(UAE)가 식량 공수에 동참한 데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냈다.
가자지구 공보국은 "트럭 반대 분량의 제한적인 구호품만 공수됐고 이마저도 투파와 자발리아 동쪽의 전투지역에 투하됐다"며 "민간인이 절대 접근할 수 없는 곳"이라고 지적했다.
또 "대량 학살과 기아, 그리고 조직적인 혼란과 관련해 점령군(이스라엘)과 미국 행정부에 전적인 책임이 있다"며 "인도주의적 행동 원칙을 준수하는 방식으로 원조를 제공하는 공정한 유엔의 메커니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이 지원하는 미국 단체 가자인도주의재단(GHF)이 가자지구 배급소 운용을 사실상 도맡은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성명을 내고 '하마스의 무장 테러리스트'가 저지른 구호품 약탈 장면이 담겼다는 영상을 공개했다.
지난 25일 촬영됐다는 이 감시카메라 영상을 보면 소총을 멘 남성 2명이 트럭에 실린 구호품 상자 위에 올라서서 주변으로 몰려든 사람들에게 손짓한다. 한 남성이 일부 군중을 향해 조준사격을 하는 듯한 동작도 보인다.
이스라엘군은 "영상 속 인물들은 하마스의 주장처럼 보안요원이 아니라 주민들에게 구호품을 빼앗으려 온 하마스 테러리스트"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몇 주간 하마스는 가자지구에서 고의로 '기아 작전'이 벌어지고 있다는 허위 주장을 유포했다"며 "하마스는 구호품이 전달되면 주민의 필요를 노골적으로 무시한 채 이를 자신들을 위해서만 사용한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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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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