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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폐지된 '다큐 3일', 10년 전 안동역 청춘이 쏘아올린 부활 신호탄? [Oh!쎈 이슈]

OSEN

2025.07.29 05:21 2025.07.29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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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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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박소영 기자] “2025년 8월 15일, 여기서 만나요.”

10년 전 여름, 안동역에서 나눈 한 마디 약속이 세월을 넘어 다시금 대중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KBS 2TV 교양 프로그램 ‘다큐멘터리 3일’ 안동역 편이 방송 10년 만에 재조명되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안동역이 쏘아올린 이들의 인연이 프로그램 부활로 이어질 수 있을까. 

최근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다큐 3일' 영상은 지난 2015년 여름 방영됐다. 당시 제작진은 내일로 기차 여행을 다니는 전국의 청춘들을 만났다. 그런데 마지막 촬영 쯤 우연히 만난 여대생 두 명과 나눈 짧은 대화가 핵심이다. 여대생들이 “다큐멘터리 꼭 찍으세요, 10년 후에도요”라고 말하자, 감독은 “그때도 이 일을 하고 있을까요?”라며 웃었고, 이들은 “그럼 2025년 8월 15일, 여기서 만나요”라고 즉석에서 약속했다.

이 장면은 최근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됐고, 알바몬·쿠팡·코레일유통 등 기업 계정들까지 반응하며 ‘청춘의 약속’에 동참했다. KBS는 자사 유튜브를 통해 해당 장면을 재편집한 영상 ‘2025년 8월 15일 7시 48분, 안동역에서 10년 전 청춘의 약속’을 공개하며 감동을 되살렸다.

촬영 감독 역시 SNS에 “열차가 떠난 뒤 아홉 번의 여름을 지나 열 번째 그날이 오고 있다”는 문장을 남기며 기대감을 더했다. 다만 당시 약속의 장소였던 구 안동역은 2020년 송현동으로 이전됐고, 현재는 복합문화예술공간 ‘모디684’로 운영 중이다. 최근 철거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정확한 재회 장소를 둘러싼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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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에피소드를 계기로, 2022년 3월 폐지된 ‘다큐멘터리 3일’의 부활을 바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007년 첫 방송을 시작한 '다큐 3일'은 현장성이 중요한 촬영과 제작 환경 속 코로나19로 제약이 커지자 15년 만에 폐지됐다. 시청률이 저조한 점도 피할 수 없었다. 

당시 조정훈 KBS 제작1본부 시사교양2국 1CP는 "'다큐멘터리 3일'은 제작진 스스로에게도 사람과 장소와 시대 모두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켜나갈 수 있는, 다큐멘터리의 학교 같은 프로그램이었다. 15년 동안 만난 시민들의 표정과 말씀들이 제작자들의 가슴 속에 그대로 남아있다"며 폐지 반대 청원에 답변을 남겼다.

그는 "찰나의 만남이있지만 방송 후에도 계속된 소통 속에서 주인공들의 취업과 결혼, 이주 등 삶의 여정을 함께 나눈 적도 많다. 때로는 가슴 아픈 이별을 겪었고 그 슬픔을 가족들과 함께 나눠야 했다. '다큐멘터리 3일'의 카메라 앞에 서 주신 모든 주인공들께 감사드린다"고 인사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10년 전 안동역 영상이 재조명 되며 '다큐 3일'이 부활하길 바라는 목소리로 이어지고 있다. 관련 영상과 기사에는 “이런 콘텐츠가 사라진 게 아쉽다”, “시대와 사람의 기록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는 등의 여론이 형성되며 프로그램의 재개를 희망하는 댓글이 잇따르고 있다.

10년 전 우연한 인연으로 맺은 한 마디. 그것이 실제 만남으로 이어질지, 또다시 새로운 다큐의 첫 장면이 될 수 있을지, 여름의 끝자락에서 시선이 안동으로 쏠린다.

/[email protected] [사진] 다큐 3일


박소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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