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잊힌 천재' 주앙 펠릭스(26)가 결국 알 나스르에 합류했다. 그는 이제 포르투갈 대표팀 선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40)와 함께 뛰게 된다.
알 나스르는 29일(한국시간) 구단 소셜 미디어를 통해 "포르투갈 스타 펠릭스가 알 나스르와 공식 계약을 체결했다"라고 발표했다.
펠릭스와 작별한 첼시 역시 같은 시각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펠릭스가 첼시를 떠나 알 나스르로 이적했다. 포르투갈 국가대표인 그는 지난해 여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스탬포드 브릿지(첼시 홈구장)로 합류했고, 첼시 소속으로 20경기에 출전해 7골을 넣었다"라고 전했다.
또한 첼시는 "펠릭스는 2024-2025시즌 후반기에는 AC 밀란에서 임대 생활을 보냈다. 이제 그는 완전히 첼시를 떠나 사우디 프로 리그 클럽인 알 나스르에 합류했다. 우리는 클럽에서 두 번의 기간 동안 노력해 준 펠릭스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며 앞으로도 행운이 따르길 기원한다"라고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펠릭스는 "나는 기쁨을 주기 위해 여기에 왔다. 함께 승리하자"라며 알 나스르 팬들에게 첫 인사를 건넸다. 이적료는 보장액 3000만 유로(약 482억 원)에 보너스 2000만 유로(약 322억 원)에 달한다. 첼시로선 골칫덩이였던 '고액주급자' 펠릭스를 처분하고 최대 5000만 유로(약 804억 원)를 벌어들이게 됐다.
[사진]OSEN DB.
펠릭스는 한때 포르투갈 최고 유망주였다. 그는 지난 2019년 A매치 데뷔전을 치르며 '제2의 호날두'가 될 재목으로 기대받았다. 벤피카에서 성장한 그는 2019년 1억 1500만 파운드(약 2137억 원)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이적료로 아틀레티코 유니폼을 입으며 클럽 레코드를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기대는 빠르게 실망으로 바뀌었다. 펠릭스는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 밑에서 좀처럼 재능을 뽐내지 못하며 팬들의 속을 태웠고, 심지어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내며 시메오네 감독과 대립하기도 했다. 결국 그는 여러 차례 임대를 전전했으나 어느 곳에서도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며 완전 이적도 무산됐다.
펠릭스는 아틀레티코에 대한 존중도 보여주지 않곤 했다. 그는 2023년 여름에도 바르셀로나로 가고 싶다고 밝히며 잡음을 일으켰고, 바르셀로나에 합류한 뒤에도 아틀레티코를 상대로 득점하고 세레머니를 펼치며 팬들의 분노를 샀다. 그러면서도 갈수록 부진한 끝에 바르셀로나에 남는 데 실패했다.
다음 행선지는 첼시였다. 펠릭스는 작년 여름 2022-2023시즌 후반기 임대로 뛰었던 첼시로 완전 이적했다. 이적료는 4500만 파운드(약 836억 원)에 달했다. 하지만 그는 첼시에서도 부진을 면치 못했고, 벤치를 지킨 끝에 후반기 AC 밀란으로 임대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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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무대에서도 아쉬움을 남긴 펠릭스. 첼시는 돌아온 그를 빠르게 처분하길 원했고, 마침 그에게 관심을 보인 알 나스르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첼시는 이미 지난 1월 AC 밀란에 임대료 500만 파운드(약 93억 원)도 받아냈기에 사실상 원금을 거의 다 회수한 셈이다.
포르투갈 대표팀 선배인 호날두가 펠릭스 영입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근 알 나스르와 재계약을 맺으면서 클럽 지분을 일부 얻게 됐고, 클럽 결정에 발언권까지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여러 선수 영입을 요청하며 구단 이적시장에 개입했고, 그 결과물이 펠릭스 영입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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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펠릭스는 여러 빅리그에서 실패한 끝에 사우디 무대로 향하게 됐다. 1999년생인 그의 나이와 어릴 적 잠재력을 고려하면 너무나 아쉬운 몰락이다. 영국 'BBC'도 "펠릭스의 커리어는 축구계에서 손꼽힐 정도로 혼란스럽다. 그가 한때 지녔던 잠재력은 결코 꽃을 피우지 못할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라고 짚었다.
다만 펠릭스는 알 나스르와 2년 계약만 체결했기에 다시 좋은 활약을 펼친다면 언제든지 빅리그에 재입성할 수 있다. 또한 그는 어마어마한 돈도 챙기게 된다. 포르투갈 '헤코르드'에 따르면 펠릭스의 연봉은 기본 1200만 유로(약 193억 원)에 보너스 300만 유로(약 48억 원)다. 이는 최대 1500만 유로(약 241억 원)에 달하며 세금까지 고려하면 첼시 시절에 비해 최소 3배가 넘는 액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