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같은 날, 손흥민(33, 토트넘)을 둘러싼 두 개의 전혀 다른 메시지가 전해졌다.
영국 스포츠 전문 매체 '기브 미 스포츠'는 29일(이하 한국시간) "LA FC가 토트넘 홋스퍼의 주장 손흥민 영입을 위해 협상을 진전시키고 있으며, 계약 마무리 단계에 근접해 있다"라고 단독 보도했다. 기사의 설명대로라면, 손흥민이 유럽 커리어를 마무리하고 미국 메이저 리그 사커(MLS)로 이적할 수 있다는 전망이 현실화되는 것이다.
같은 날, 영국 유튜브 채널 'Men in Blazers'에는 토트넘의 새 사령탑 토마스 프랭크(52) 감독의 인터뷰 영상이 업로드됐다. 프랭크 감독은 이 자리에서 손흥민을 '다음 시즌 핵심'이라 명시했고, 훈련 태도와 정신력을 높이 평가하며 "다음 시즌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처럼 하루 사이, 손흥민의 미래를 두고 상반된 두 메시지가 교차했다. 한쪽에서는 이적 마무리 국면을, 다른 한쪽에서는 전술 중심축으로의 활용을 예고한 것이다.
기브 미 스포츠는 "LA FC는 손흥민과의 계약 조건 조율을 거의 마친 상태"라고 전하며, "토트넘도 손흥민이 새로운 도전을 원한다면 이적을 막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공식 발표는 아시아 투어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라고 밝혔다.
손흥민은 현재 토트넘의 프리시즌 투어 일환으로 아시아를 돌고 있다. 그는 7월 31일 홍콩에서 아스날과, 8월 3일 서울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친선 경기를 치를 예정이며, 이 두 경기는 손흥민의 '출전 계약'이 명시돼 있어 구단 입장에서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상업적 비중을 가진다.
이에 따라 실제 이적 발표는 뉴캐슬전 이후, 런던 복귀 시점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후 손흥민은 토마스 프랭크 감독과 직접 면담을 통해 다음 시즌 자신의 역할과 출전 시간을 최종적으로 조율할 예정이라고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LA FC는 여름 이적시장 마감 시점 전후로 계약을 마무리할 준비를 마쳤다. 구체적 조건은 약 1,500만~2,000만 파운드(한화 약 279~372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으며, 성과 옵션까지 포함될 경우 사우디아라비아 구단들이 제시한 조건과도 맞먹는다.
같은 날 공개된 프랭크 감독의 인터뷰는 전혀 다른 그림을 그린다. 그는 "손흥민의 유산은 실로 대단하다. 그는 토트넘에서 훌륭한 선수였고, 여전히 그렇다. 훈련에서도 높은 집중력을 유지하며 팀을 이끌고 있다. 나는 손흥민이 다음 시즌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리라 확신한다"라고 강조했다.
프랭크 감독은 전임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 유산을 바탕으로 하되, 공격과 수비의 균형을 강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으며, 손흥민은 그 기조의 중심에 선 인물로 묘사됐다.
실제로 손흥민은 프랭크 체제 하에서도 주장 완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아시아 투어 기간 중 팀 내 리더십과 훈련 태도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 두 보도는 '손흥민의 결단'이라는 동일한 접점을 향하고 있다. 구단은 여전히 손흥민을 존중하고 있으며, 그가 떠나겠다면 이적료를 낮춰서라도 보내줄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 최근 보도의 핵심이었다. 반면 프랭크 감독은 손흥민이 남는다면 팀의 중장기 플랜 속 주축으로서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드러냈다.
손흥민은 2015년 레버쿠젠을 떠나 토트넘에 합류한 이후 454경기 173골을 기록하며, 구단 역사상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외국인 선수이자 '레전드'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아쉬운 17위라는 성적을 남겼지만, 유로파리그 결승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꺾고 개인 첫 클럽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감격을 누렸다.
이제 그에게 남은 선택지는 둘 중 하나다. 10년을 바친 팀에서 마지막 1년을 책임지며 유종의 미를 준비할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대륙, 새로운 문화, 새로운 도전 속으로 향할 것인가.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