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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널드 템플의 마켓 나우] 연말에 트럼프가 받게 될 정책 성적표

중앙일보

2025.07.29 08:06 2025.07.29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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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널드 템플 라자드 시장전략수석
지난 1월 20일,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재입성했다. 주가지수가 최고치를 경신했으나,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향후 정책 변화의 충격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본다고 경고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4대 정책 축인 무역·이민·재정·통화가 수개월 내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첫째, 무역 정책. 예일대 예산정책센터에 따르면, 미국 수입 관세율은 연초 2.7%에서 7월 18.7%로 상승했다. 8월부터 유예됐던 관세까지 본격 적용되면 의약품, 반도체, 구리 등 핵심 산업에 추가 부담이 예상된다. 이는 공급망 압력과 맞물려 인플레이션 및 경기 둔화를 초래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8일(현지시간)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스코틀랜드 턴베리의 트럼프 턴베리 골프장에서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AFP=연합뉴스
둘째, 이민 정책.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OBBBA)’ 시행 시 1950년대 이후 최대 규모의 불법 이민자 추방이 현실화될 수 있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는 이로 인해 노동력이 130만 명 감소하면 국내총생산(GDP)이 1.2%포인트 낮아지고, 물가는 최대 0.6%포인트 오를 수 있다고 분석한다. 관세에 따른 인플레이션은 시간이 지나면 완화될 수 있지만, 노동력 부족에 따른 임금 상승은 장기적인 압력을 지속시킬 가능성이 크다.

셋째, 재정 정책. 감세 및 재정 지출 확대 정책은 중장기적으로 국가 재정 건전성에 부담을 더한다. 미 의회 예산처와 연방 예산위원회는 향후 10년간 재정적자가 3.5~4.2조 달러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며, 감세가 상시화되면 누적 적자는 5.5조 달러를 초과할 수 있다. 성장 둔화와 금리 상승은 세수 감소 및 이자 비용 확대로 이어져 재정 여력을 더욱 제약할 전망이다. 여기에 타 선진국들도 국채 발행을 확대하면, 자본시장에서 경쟁이 격화될 수 있다.

넷째, 통화 정책.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 의장의 조기 교체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중앙은행 독립성 훼손 우려로 달러 자산의 매력이 약화될 수 있다.

한편, 미국의 정책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에서 유럽과 아시아는 자신만의 회복 기반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독일 등 유럽국가는 인프라와 국방 지출 확대, 기술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으며, 유럽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2%포인트 인하하며 경기 부양에 돌입했다. 2026년부터 점진적 회복이 기대된다. 일본은 물가 안정 덕에 정책 여력이 커지고, 기업 투자 수요도 개선되고 있다. 반면 중국은 성장 둔화와 미국발 무역 압력에 더해 디플레이션 리스크에 직면해 있으며, 대규모 부양책의 단기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종합적으로 보면, 글로벌 시장은 트럼프의 귀환 이후 초기 충격을 견뎌냈으나, 앞으로 정책효과가 본격화되면 변동성 재확대가 예상된다. 이미 많은 투자자가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자산을 재배분하며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로널드 템플 라자드 시장전략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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