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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목걸이, 모조품 판명…오빠 장모 집엔 이우환 그림

중앙일보

2025.07.29 08:29 2025.07.29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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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김 여사 오빠 김진우(55)씨의 장모 한모씨 집에서 압수한 반 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가 모조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목걸이는 김 여사가 2022년 6월 29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순방 당시 동포 만찬 행사에서 착용했다. 당시 진품 시가로 6200만원 상당이어서 국내에선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산신고 누락 의혹이 제기됐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반 클리프 앤 아펠 매장에서 감정받은 결과 해당 목걸이가 모조품라고 결론냈다. 진품에 있어야 할 고유 일련번호도 없었다고 한다. 김 여사 측도 목걸이가 압수되자 “윤 전 대통령 당선 이전에 구매한 모조품이다”고 주장했다. 현행 상표법상 짝퉁 구매자는 처벌하지 못한다.

특검팀은 압수품이 모조품으로 드러났지만 3년 동안 이른바 ‘진품 바꿔치기’, 즉 증거인멸을 했을 가능성이 있는지 수사하고 있다. 오빠 김씨가 진품을 다른 곳에 숨기고, 모조품을 장모인 한씨 집에 뒀다는 의심이다. 특검팀은 김씨 인척들로부터 “12·3 비상계엄 이후 김씨가 목걸이 등을 한씨 집으로 옮겼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전날 특검팀에 출석한 김씨는 집 인테리어 공사 때문에 목걸이를 장모집으로 옮겼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목걸이를 둘러싼 의혹은 2022년 8월 처음 제기됐다. 공직자윤리법상 품목당 500만원이 넘는 보석류를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윤 전 대통령이 대선 과정이나 취임 이후 목걸이를 신고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재산신고 누락을 이유로 윤 전 대통령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했다. 당시 김 여사 측은 “현지에서 빌리고 한 거라 재산 신고에서 누락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지난 5월 김 여사 측은 검찰 서면진술서에 “모조품이다”고 입장을 바꿨다.

이 목걸이는 다른 청탁 의혹 사건으로 이어진다. 윤모(48)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건진법사 전성배(64)씨에게 “김 여사에게 빌리지 말고 하고 다니라”며 목걸이를 전달했다는 의혹이다. 특검팀은 통일교 측이 목걸이와 2000만원 상당의 샤넬백 2개 등을 김 여사 청탁용 선물로 건네면서 캄보디아 공적개발원조(ODA) 등 통일교 측 현안사업을 청탁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29일 “나토 회의에 대한민국을 대표해 나가며 짝퉁을 빌려 차고 나갔다는 주장에 기가 막히다”고 논평했다. 그는 “죗값을 면하기 위해 거짓말로 대한민국 국격을 추락시킨 행태까지 포함해 더욱 무겁게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씨 집에서는 수십억원대에 거래되는 이우환 화백의 ‘프롬 포인트(From Point)’ 연작 1점과 진품 감정서도 압수됐다. 이 화백은 ‘프롬 포인트’ 연작을 1970년대 초부터 발표해 왔다. 2012년엔 1점이 경매에서 24억원에 낙찰됐고, 2021년에는 22억원에 팔리기도 했다. 특검팀은 국고손실 혐의에 더해 뇌물 혐의가 적시된 압수수색 영장을 법원에서 발부받아 이 그림을 확보했다. 특검팀은 이 그림이 김 여사에게 전달된 뇌물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작품이 한씨 집에 보관된 경위 등을 파악 중이다. 김 여사 가족 측은 이 작품이 김 여사 소유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순직해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은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을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찬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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