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전, 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1위 수성의 고비를 맞이했다. 10연승 이후 1승4패1무로 주춤하며 같은 기간 5승1패를 거둔 2위 LG 트윈스에 일주일 만에 3.5경기를 따라잡혔다.
한화는 2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치러진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를 2-9로 패했다. 지난 26~27일 대전 SSG전에 이어 3경기 연속 패배.
지난 23일 잠실 두산전에서 10연승이 끊긴 뒤 최근 6경기에서 1승4패1무로 주춤한 사이 2위 LG가 이날 잠실 KT전을 8-2로 이기며 한화와 격차를 2경기로 좁혔다. 지난 22일까지 5.5경기로 벌어졌던 차이가 불과 일주일 만에 2경기로 크게 줄었다. 이 기간 LG가 5승1패로 무서운 상승세를 탔다.
한화로선 선발투수 싸움에서 밀린 경기였다. 황준서가 1회 시작부터 이재현에게 좌측 2루타를 맞은 뒤 구자욱에게 중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내줬고, 르윈 디아즈에게 솔로 홈런까지 허용했다.
2회는 실점 없이 넘어갔지만 볼넷 2개를 내주며 26개의 공을 던졌다. 특히 1사 2루에서 박승규와 무려 14구까지 가는 긴 승부 끝에 내준 볼넷이 아쉬웠다. 박승규는 풀카운트에서 8구 연속 이어진 황준서의 포크볼을 계속 파울로 커트하며 괴롭혔다.
투구수가 급격하게 불어난 황준서는 3회를 버티지 못했다. 1사 후 김성윤에게 우중간 3루타를 허용한 뒤 구자욱의 희생플라이로 추가 실점을 내준 황준서는 디아즈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주고 강판됐다. 2⅔이닝 4피안타(1피홈런) 3볼넷 2탈삼진 3실점으로 시즌 5패(1승)째. 총 투구수 74개로 최고 시속 148km, 평균 144km 직구(25개)보다 포크볼(41개)을 더 많이 던지면서 커브(6개), 슬라이더(2개)를 섞었다.
황준서에 이어 나온 두 번째 투수 엄상백도 강민호를 몸에 맞는 볼, 김영웅에게 볼넷을 주며 제구가 흔들렸다. 2사 만루에서 박병호를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가까스로 이닝을 마쳤지만 4회 박승규와 이재현에게 안타 2개를 맞고 1사 1,3루 위기에서 강판됐다. 이어 삼성 김성윤이 김범수를 상대로 친 높게 뜬 타구가 좌중간 떨어지는 1타점 적시타가 됐다. 엄상백은 ⅔이닝 2피안타 2볼넷 1탈삼진 1실점.
한화 엄상백. /OSEN DB
한화는 10연승이 끝난 경기였던 지난 23일 잠실 두산전에도 황준서와 엄상백이 선발과 두 번째 투수로 연이어 던졌지만 2-13 대패를 당했다. 당시 황준서가 1회에만 홈런 3개를 맞으며 1이닝 4피안타 3탈삼진 4실점으로 조기 강판된 뒤 2회부터 나온 엄상백이 2⅔이닝 7피안타(2피홈런) 2탈삼진 6실점하며 일찌감치 경기 흐름이 넘어갔다. 그로부터 6일 만에 황준서, 엄상백 조합이 또 무너졌다.
9실점한 마운드가 아쉬웠지만 타선도 터지지 않았다. 6이닝 5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은 삼성 선발투수 헤르손 가라비토에게 막혔다. 최근 6경기 총 17득점, 평균 2.8점으로 타선의 사이클이 떨어졌다.
타선 흐름을 되살리기 위해 한화는 이날 안치홍을 1군에 콜업했다. 지난 1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안치홍은 퓨처스리그에서 7경기 타율 3할9푼3리(28타수 11안타) 2홈런 7타점으로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경기 전 안치홍의 콜업에 대해 “올라올 때가 됐다고 생각해서 올렸다. 이제부터 (안)치홍이가 잘 쳐줘야 한다. 자기 역할을 해줘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2회 첫 타석에서 투수 뜬공으로 물러난 안치홍은 5회 가라비토의 스위퍼에 속아 헛스윙 3구 삼진을 당했다. 7회에는 김재윤 상대로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9회 마지막 타석에서 기다렸던 안타를 쳤다. 무사 1,2루에서 삼성 구원 육선엽의 3구째 커터를 받아쳐 좌측 펜스를 직격하는 1타점 2루타를 폭발했다. 승부가 넘어간 뒤였지만 팀의 무득점 패배를 막는 적시타. 총알 같은 라인드라이브로 타구 질도 날카로웠다. 타선의 마지막 퍼즐로 기대받는 안치홍에게 반등의 실마리가 될 수 있는 한 방이 한화로선 위안거리였다. /[email protected]